[바프는 지금]부자경영 본격화…오너 2세 지분 승계 속도붙나②'윤태원·윤문현' 공동대표 체제 확립…부친 지분율 62% 지배력 '굳건'
서지민 기자공개 2023-11-21 07:18:09
[편집자주]
허니버터아몬드는 아몬드 한 톨 나지 않는 나라에서 'K-아몬드' 열풍을 일으킨 기념비적 제품이다. 이를 개발한 길림양행은 지난해 바프로 사명을 변경하고 국내 최초·최대 견과류 전문 회사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더벨은 바프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고 향후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07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프는 올해부터 창업주 윤태원 회장과 장남 윤문현 사장의 공동 대표 체제를 확립했다. 윤 사장은 실질적으로 경영을 이끈지 17년 만에 등기상 대표로 선임된 셈이다. 윤 회장의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7년만 최대주주 지분 '45%→62%', 오너 일가 지분 100% 가족회사로
바프는 윤태원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기업이다. 2022년 말 기준 바프의 최대주주는 61.7% 지분을 보유한 윤 회장이다. 이어 윤 회장의 장남 윤문현 사장이 22.8% 지분을 갖고 있다. 이밖에 윤문혜 씨(8.7%), 윤문영 씨(6.1%), 박영애 씨(0.7%)가 각각 지분을 들고 있다.
이사회 역시 가족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윤 사장이 지난해 12월 27일 등기상 대표로 취임하면서 부자 공동대표 체제가 갖춰졌다. 사내이사로는 윤문혜 씨, 감사로 윤장원 씨가 참여 중이다. 윤문혜 씨는 2004년 처음 바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으며, 현재 광주 본사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최대주주 중심의 안정적 지배구조를 확립한 건 비교적 최근이다. 1988년 설립된 길림양행(현 바프)는 2007년 처음으로 감사보고서를 내놨다. 당시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최대주주윤 회장의 지분율이 45%, 윤 사장의 지분율은 3%에 불과했다.
이후 수년에 걸쳐 윤 회장 일가는 당시 회사 임원진으로 추정되는 인물들로부터 주식을 매입해 지배력을 강화했다. 윤 사장이 바프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지배구조 정비 작업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6년만에 윤 회장의 지분율은 45%에서 71%로 증가했고, 윤 사장의 지분율도 3%에서 12%로 늘었다. 주주 전원이 윤 회장 가족으로 개편된 건 2014년으로, 윤 사장이 아몬드에 시즈닝을 입히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허니버터아몬드를 개발한 해다.
◇경영능력 입증한 '오너2세', 남은 과제는 지배력 확대
1978년생인 윤 사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바프에 입사했다. 당시 유통업에서 제조업으로의 전환에 어려움을 겪던 바프가 성공적으로 제조업 역량을 키울 수 있게 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그는 SPC와 납품계약을 주도하고 대형마트 PB(자체 브랜드) 제품 제조 사업에 뛰어들어 매출을 성장시켰다. 해외 견과 시장에서 가능성을 발견해 아몬드에 맛을 입히는 코팅 방법을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이렇듯 바프의 성장에 주요한 기여를 하며 사내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허니버터아몬드를 시작으로 와사비맛 아몬드, 카라멜 아몬드 등을 개발하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바프의 매출은 고속성장했다. 이 가운데 윤 사장은 2017년 바프 지분율을 12%에서 22.8%로 10% 넘게 늘렸다. 윤 회장의 지분율은 71%에서 61.7%로 축소됐다. 윤 사장이 아버지 윤 회장과 가족 문혜·문영씨로부터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윤 사장은 윤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그동안 입증한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사내 영향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분석된다. 윤 사장은 서울사무소에서 영업, 기획 등을, 윤 회장은 광주 본사에서 생산 부문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서울사무소에 마케팅팀이 신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지분 승계는 아직 초입 단계다. 윤 사장이 경영권을 물려 받으려면 부친의 지분을 증여받거나 매집을 해야 한다. 증여세 부담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윤 회장이 1948년생으로 만 75세의 고령인 점과 윤 사장이 등기상 대표로 선임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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