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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채, 2022년 공급과잉 ‘청구서’ 날아온다 2024년 만기 18조6600억 달해… 한전채발 구축효과 내년 채권시장 변수로

최윤신 기자공개 2023-11-27 07:26:26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반기 들어 발행이 뜸해진 한국전력채권이 내년 다시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만기도래 물량의 3.5배에 달하는 18조6600억원의 한전채가 내년 만기를 맞기 때문이다. 만기물량의 대다수는 한전채 발행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2022년 발행한 2년물이다.

한국전력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환을 했음에도 만기 물량을 상환하기 위해선 대규모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도 다시 ‘구축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올해 하반기 발행자제 했지만 내년엔 차환 물량 공급 불가피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만기도래하는 한국전력채권은 18조6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2023년 만기도래 물량인 약 5조4000억원의 3.5배에 달한다. 내년 만기도래 회사채 상환 부담이 올해보다 13조원이 많아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들어 안정화된 한전채 공급과잉이 다시 채권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채의 과잉공급은 지난 2021년부터 본격화됐다. 2020년 3조원대였던 연간 발행금액이 2021년 9조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2022년엔 한 해에만 31조3700억원을 발행하며 채권 시장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가 발발한 2022년 말에는 한전채가 시장 자금경색의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다.

2023년에도 한전은 상반기까지 11조4300억원의 한전채를 발행하며 공급과잉을 이어가는 듯 했지만 하반기 들어선 발행량을 대폭 줄었다. 한전채는 하반기 들어 지난 9월 단 한차례 발행됐다. 발행금액은 4000억원이었다. 정부가 한전채를 제한한 가운데, CP발행과 은행차입 등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내년에는 만기도래하는 한전채가 급증함에 따라 차환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지난 3분기 2조원가량의 영업흑자를 내긴 했지만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으로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따르는 상황”이라며 “누적된 적자를 감안할 때 차환 수요에 따른 수조원의 한전채 발행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별로 보면 한전채 차환 부담은 내년 4월부터 본격화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내년 1월 6000억원을 시작으로 3월까지 만기도래 금액은 1조원 미만이지만, 4월 1조2900억원을 시작으로 매달 1조원 이상의 만기가 찾아온다. 11~12월에는 만기도래 물량이 3조원을 넘어선다. 차환 부담은 2025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2025년 만기 도래하는 한전채는 1~4월 매달 2조원이 넘고, 5월 이후에는 소폭 줄어드는 흐름을 보인다.


◇ 2년물 중심 발행에 만기 집중 심화

내년 만기 부담이 큰 건 2022년 역대 최대 발행이 이뤄졌던 당시 물량이 대거 만기를 맞기 때문이다. 만기도래 물량 18조6600억원 중 약 4분의 3인 13조9500억원이 2022년 발행한 2년물의 만기다.

조달비용을 줄이기 위해 2022년 단기물 중심의 발행을 이어온 게 내년 만기가 급증하는 효과를 불러온 셈이다. 2022년 발행된 전체 한전채 31조3700억원 중 약 44.5%인 13조9500억원이 2년물로 발행됐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금리 부담이 크지 않았던 2022년 상반기에 더 적극적으로 장기물로 선회했더라면 부담이 덜 했을 것이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현재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2022년 상반기의 발행금리는 장기적으로도 부담이 크지 않다.

물론 조달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조달비용을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이 늘어나며 국고채와의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단기물 위주의 발행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며 “특히 레고랜드 사태 발생 이후에는 장기물 조달이 사실상 성립되기 어려운 시장상황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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