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한온시스템]무거운 재무부담, 수익 중시전략 또 다른 이유②영업 수익성 약화에 차입으로 현금 유지…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율 5년간 0.9→3.7
강용규 기자공개 2023-12-15 07:19:34
[편집자주]
한온시스템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출렁였던 공급망이 안정을 찾아가는 한편 세계 완성차시장에서는 전기차 전환의 속도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한온시스템은 주요 경영진의 교체와 함께 전략적 방향성까지 바꿨다. 더벨은 말 그대로 변곡점을 마주한 한온시스템의 현재를 조명하면서 미래를 가늠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2일 15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구조 개선은 한온시스템에게 눈앞의 수익성 개선 못지 않게 중요한 과제다. 그간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성장하면서 실적 성과와는 별개로 재무구조에는 부담이 누적돼 왔다.앞서 한온시스템은 인사조치를 통해 핵심 경영진의 재무역량을 보강하고 그간의 성장 중시 기조에서 내실 중시로 내년 사업전략 방향을 수정했다. 이러한 변화가 단순 수익성 개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재무부담 완화로 이어져야 할 것으로 파악된다.
한온시스템은 2023년 3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현금성자산 보유량(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의 합계)이 879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38.5%(5499억원) 감소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2019년의 6867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5년(2018~2022년) 동안 한온시스템의 현금성자산 보유량은 2019년을 제외하고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해 왔다. 2019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3311억원이 줄었는데 이는 캐나다 차량부품회사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유압제어부문을 인수하는 데 12억달러(1조4000억원가량)를 투자하는 등 지출이 많았기 때문이다.
주목할 지점은 그 이후의 변화다. 2020년 한온시스템의 현금성자산 보유량은 1조3254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2022년 1조4291억원까지 점진적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 기간 잉여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20년 404억원을 기록한 뒤 2021년 -1775억원, 2022년 -4575억원으로 오히려 현금 유출의 양상이 나타났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지출을 뺀 수치다. 이 3년간 한온시스템의 현금성자산 축적은 영업활동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 다른 방식은 외부로부터의 차입이다. 한온시스템의 차입금 총계는 2019년 말 2조7340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2801억원까지 불어났다.
올해 3분기 말 한온시스템의 총차입금은 전년 말보다 소폭 늘어난 4조2872억원을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이 기간 현금성자산 보유량은 5499억원이나 줄었다. 올들어 한온시스템의 차입 규모 대비 현금 창출력이 약해졌다는 의미다.
한온시스템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의 배율은 지난해 3.5배에서 올해 3분기 3.7배까지 높아졌다. 2018년에는 이 커버리지 지표가 0.9배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19년의 대규모 투자 이후 한온시스템의 재무구조에 부담이 꾸준하게 누적돼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한온시스템의 차입금의존도(총자산 대비 총차입금의 비율)는 2018년 말 31.2%에서 올해 3분기 말 45.3%로,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51.3%에서 257.6%까지 높아졌다. 한온시스템의 매출은 2018년 5조9376억원에서 지난해 8조6277억원까지 불어났지만 이는 재무부담을 동반한 외형 성장이었던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한온시스템은 연간 6000억원 안팎의 CAPEX 집행과 1500억원 이상의 배당을 지출해 왔다. CAPEX는 완성차시장의 전동화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유지 및 확충의 관점에서, 배당은 대주주 한앤컴퍼니의 투자금 회수 관점에서 의미 있게 규모를 축소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한온시스템이 근본적으로 영업에서의 현금 창출능력을 CAPEX와 배당지출의 합산 이상으로 유지해야 잉여현금을 활용한 차입 부담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한온시스템의 영업현금흐름은 2020년 795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3783억원까지 낮아졌다. 올들어서는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2476억원을 기록 중이다.
앞서 11월 한온시스템은 2024년도 사업전략의 방향성을 기존 '고객사 다변화와 성장 중시'에서 '뛰어난 실행을 통한 수익 실현'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면적 비용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운영 효율성 개선, 공급망 최적화, 제품가격 조정 등 3가지 분야의 실행계획(Action Plan)을 통해 총 2550억원의 비용 효율화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실행계획 중 일부는 이미 이행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회사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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