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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탈중국 로드맵]기회 잡은 분리막·실리콘음극재 후발주자④FEOC 중국 빈자리 파고들 K-분리막…신소재 음극재에 호재로 작용한 흑연통제

김동현 기자공개 2023-12-15 07:20:13

[편집자주]

전기차 전환 흐름과 맞물려 고공행진을 하던 이차전지 업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전기차 성장세가 한풀 꺾였고 이에 따라 이차전지 및 소재 업체도 투자를 재검토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규정이 명확해지며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점차 해소되고 있다. 중국업체와의 합작사 지분 정리, 공급망 다변화, 제품 경쟁력 강화 등 이차전지·소재 업체의 주요 과제를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중 갈등에서 촉발된 이차전지 공급망 재편은 국내 소재 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광물 공급망을 쥐어 잡은 중국기업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중국정부가 수출 통제로 맞받아치며 오랜 기간 소재 사업에 투자해 온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이차전지 4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이 대표적으로, 국내 업체들은 독자적인 '비중국' 사업장을 구축하며 중국 합작법인을 겨냥한 미국의 외국우려기업(FEOC) 규제에서 벗어났다. 중국기업의 점유율이 절반 이상인 글로벌 분리막 시장에서 국내 분리막 업체들이 사업 확장 기회를 잡았다. 미·중 갈등의 또다른 산물인 중국 흑연 수출 통제 역시 탈중국을 선언한 신소재 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 진격 분리막 3사, 중국 지분 '0'

미국에 진출한 완성차·이차전지 업체들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당장 내년부터 FEOC를 배제한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FEOC로 규정된 국가(중국·러시아·이란 등)의 기업 지분이 25% 이상 들어간 업체 부품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으로 사실상 중국업체를 이차전지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중국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한 국내 양·음극재 소재 사업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비중국 사업장 체제를 구축한 분리막 업체는 사업 확대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상하이은첩(Semcorp)을 필두로 한 분리막 중국업체의 약진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전체 글로벌 분리막 시장에서 중국기업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5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나머지 점유율을 놓고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경쟁하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FEOC 규제를 계기로 중국업체 배제가 기정사실화하며 이에 따라 국내 업체의 활동 반경은 그만큼 넓어지게 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WCP, LG화학 등 국내 분리막 3사는 주요 사업장에 중국 지분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상하이은첩에 이어 글로벌 점유율 2위인 SKIET는 폴란드(3억4000만㎡)뿐 아니라 중국 사업장(6억7000만㎡)까지 모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헝가리에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 예정인 WCP도 해당 사업법인의 지분율을 100%로 유지 중이다.

과거 분리막 사업에 손을 뗐다 2021년 다시 시장에 진입한 LG화학은 신규 해외 생산거점으로 헝가리를 낙점했는데 신설법인의 지분을 일본 도레이와 합작했다. 도레이는 글로벌 분리막 시장 내 5위권 업체로 LG화학과 도레이는 지분 50%씩을 나눠 갖고 있다. 올해 본격 운영을 시작한 LG화학·도레이 합작법인은 3분기 말 기준 127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는데, LG화학은 이곳의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8억㎡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 소재 '실리콘음극재', 탈중국 공급망 기대주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 거세지며 중국정부도 수출 통제로 맞불을 놓았다. 음극재 생산의 핵심 광물인 흑연 수출 요건을 한층 까다롭게 해 중국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과시하고 있는데 흑연 수입량의 7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국내 업체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기술을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른 소재가 바로 실리콘음극재다. 실리콘음극재는 기존 흑연 재료를 실리콘으로 대체해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흑연계 음극재보다 10배의 효율을 낼 수 있다. 음극재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흑연과 실리콘의 비중을 조절해가며 그 성능을 지속해서 높이고 있다.

전체 음극재 시장에서 실리콘음극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5% 내외로 평가받고 있지만 에너지 효율성을 앞세워 2030년이면 이 비중이 25%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세계로 넓혀봐도 뚜렷한 1위 업체가 없는 만큼 국내 소재 사업자들도 앞다퉈 실리콘음극재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국내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곳은 대주전자재료다. 전극 페이스트, 절연체 등 전자재료 생산에 주력하던 이 회사는 2011년 실리콘음극재 개발에 뛰어들어 2019년 개발을 완료하는 등 국내에서만 30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1분기 SK온에 실리콘음극재 제품을 납품할 예정으로 이에 맞춰 생산능력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SK그룹 계열인 SK㈜머티리얼즈, SKC 등은 실리콘음극재 생산을 위해 각각 그룹포틴(미국), 넥시온(영국) 등 글로벌 기업과 손잡았다. 이중 SK㈜머티리얼즈와 그룹포틴의 합작사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은 이미 경북 상주에 2000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구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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