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밀화학은 지금]동박 선행 투자, '이차전지' 다음 시선은⑤관계기업 솔루스첨단 주가, 당기손익 인식…전지소재 증설 검토
김동현 기자공개 2024-09-10 07:34:42
[편집자주]
2022년 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던 롯데정밀화학이 최근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2016년 롯데그룹 편입 이후 성장세를 유지하던 회사였지만 화학 시장의 침체 속에 지난해부터 일시적인 역성장을 경험 중이다. 하지만 그룹 화학군의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을 담당한 만큼 재도약의 실마리를 남겨둔 상태다. 더벨이 롯데정밀화학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반등의 단서를 다각도로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6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화학군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를 강화하며 각 회사별로 역할을 분담했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전해액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롯데알미늄이 알루미늄 양극박을 담당했다. 롯데케미칼이 음극박(동박)을 생산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까지 인수하며 이차전지 소재 전반을 다루는 그룹이 됐다.여기에 롯데정밀화학도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 지분을 보유하며 간접적으로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참여했지만 이제는 이차전지 공정에 들어가는 소재 사업을 강화해 밸류체인에 뛰어드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롯데정밀화학이 솔루스첨단소재 지분을 확보한 시기는 2020년 12월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현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사업과 중첩되는 음극박 사업을 전개하던 곳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가 솔루스첨단소재를 인수하며 설립한 스카이스크래퍼 롱텀 스트래티직 사모투자 합자회사의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2900억원을 출자, 지분 96.63%를 확보했다.
이 합자회사가 솔루스첨단소재의 최대주주(41.06%)인 스카이레이크 롱텀 스트래티직 인베스트먼트의 지분 41.04%를 보유했다. 이에 따라 롯데정밀화학은 솔루스첨단소재를 경영참여 목적의 관계기업으로 편입했고 솔루스첨단소재 주가 변화를 당기순이익(금융자산)에 반영 중이다.
투자 사업의 일환으로 이차전지 소재를 점찍은 셈이다. 주로 그린소재(셀룰로스 계열) 사업에 증설에 집중하던 롯데정밀화학이 2020년 솔루스첨단소재 지분 확보에 투입한 2900억원은 그해 전체 자본적지출(CAPEX)의 63%를 차지했다. 지난 6년간 그린소재 증설 투자 총액(3500억원, 진행 중인 식의약 생산라인 투자금 포함)과 비교해도 작지 않은 규모다.
그동안 롯데정밀화학은 외부 투자 사업에 적극적이진 않았다. 2016년 롯데그룹에 들어갈 때도 경영참여 목적의 지분 출자 회사는 단 6곳에 불과했다. 이중 에스엔폴(매각), 한덕화학(롯데케미칼 합병), 아세아아세틸스(롯데이네오스화학 합병) 등은 롯데그룹 편입 후 롯데정밀화학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연결 제외됐다.
구조조정에 집중하던 롯데정밀화학이 새로운 투자처로 이차전지 소재를 발굴하며 그룹 화학군 내에서 비교적 빠르게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솔루스첨단소재 주가가 이차전지 열풍과 함께 최고점(장중 5만9735원)을 찍은 2021년에는 6897억원을 금융자산 손익으로 인식했고 그해 롯데정밀화학 순이익도 최대치(5854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2년 사이 불어온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기) 여파로 솔루스첨단소재 주가도 1만원선까지 내려왔다. 이에 따라 롯데정밀화학은 같은 기간 솔루스첨단소재 보유 주식 가치를 손상차손(2022년 1161억원, 2023년 692억원)으로 인식했다.
전기차 캐즘 영향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롯데정밀화학은 여전히 이차전지 소재를 미래 사업으로 여기고 관련 사업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케미칼 부문 내에서 영위하고 있는 가성소다 사업을 이차전지 소재 분야로 키우는 방식이다. 가성소다는 섬유, 의약 등 화학산업의 기초원료로 공정상 불순물을 제거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이차전지 산업에선 전구체(양극재 원료) 공정에 가성소다가 들어간다. 이차전지 제품 용량·수명을 결정짓는 고순도 전구체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롯데정밀화학도 가성소다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도 일부 이러한 매출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케미칼 부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자릿수대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7만톤 규모였던 국내 이차전지용 가성소다 수요는 2030년 79만톤으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정밀화학은 이러한 추정치에 근거해 생산능력(현 35만톤)을 키울 계획이다. 현재는 국내 울산공장만 운영 중이지만 원가 경쟁력을 고려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신규 진출 지역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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