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재(三災)'는 사람에게는 9년마다 돌아온다는데 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에는 10년마다 찾아오는 모양새다.20년 전인 2003년 일이다. 한 증권사가 엔씨소프트를 겨냥해 'GAME OVER?(게임 끝났나)'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냈다. 온라인게임 시장 경쟁이 거세진 만큼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비관적인 내용이 담겼다.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했다. 당시 매출구조가 온라인게임 '리니지' 하나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199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맞이했던 위기였다.
10년의 세월이 흐른 2013년. 비슷한 제목의 보고서가 나왔다. 한 증권사가 엔씨소프트를 겨냥해 'GAME OVER(게임 끝났다)'라는 더 극단적인 제목의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발간했다. 게임산업 무게추가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넘어간 만큼 성장세가 어둡다고 지적했다. 당시 엔씨소프트 매출구조가 리니지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같은 복수의 온라인게임에 쏠린 탓이다. 목표주가를 무려 37만5000원에서 13만원으로 65% 낮추며 '매도' 의견까지 제시했다.
다시 10년이 지난 2023년. 엔씨소프트엔 어김없이 위기가 찾아온 상태다. 현재 매출구조 중심은 리니지M 같은 모바일게임인데 해당 장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세 둔화와 수익성 악화라는 겹악재에 직면했다. 증권가에서는 서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애널리스트 보고서마저 나오고 있다. 어쩌면 조만간 '게임 완전히 끝났다'는 제목의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발간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만 증권가의 예상은 늘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게임은 끝났다던 증권가의 관측이 무색하게 위기의 순간을 극복해냈다. 거센 파고를 되레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부족함을 하나씩 채워가며 약점을 보완했다. 어려움을 견뎌낸 이후에는 고공성장이라는 과실도 누렸다. 10년 주기로 삼재를 겪으면서도 결과적으로 연매출(연결)이 1665억원(2003년)→ 7566억원(2013년)→1조7000억원(2023년 추정치)으로 커졌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
엔씨소프트는 이번에도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공동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변화의 신호탄도 쏘아올렸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글로벌 대작 게임도 착실하게 개발하고 있다. 게임 장르부터 플랫폼, 수익구조(BM) 모든 것을 글로벌 입맛에 맞게 뜯어고치고 있다. 단순한 생존을 넘어 새로운 장기성장의 토대를 차근차근 마련하는 모습이다. 엔씨소프트가 쉽게 쓰러지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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