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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R&D 인사이더스]NK로 치매를? 연구소장이 본 엔케이맥스 자신감 원천김용만 소장 "대량증식 플랫폼 핵심…치매 타깃 연구자 임상 추진"

최은진 기자/ 한태희 기자공개 2023-12-22 09:20:31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러스 감염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없애는 자연살해세포인 'NK세포'. 암 암세포의 발생과 증식은 물론 전이나 재발까지 막아준다는 역할이 밝혀지면서 관련 치료제 연구가 10여년간 각광받았다. 그러나 최근 NK 연구 선두로 꼽히던 미국 페이트테라퓨틱스 등이 연구를 중단하는 등 고전하면서 쉽지 않은 도전으로 읽히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임상을 시작한 엔케이맥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흔히 알려진 '항암'부터 시작해 알츠하이머, 자폐, 치매까지 다양한 적응증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엔케이맥스의 연구개발(R&D) 구심점인 김용만 연구소장(전무, 사진)을 더벨이 만나봤다.

◇알츠하이머 타깃 첫 NK 임상, 김용만 소장 '줄기세포 전문가'

지난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 'SNK01'의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엔케이맥스. NK세포로 알츠하이머 임상에 나서는 첫 사례라는 점에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전임상 데이터가 없어도 FDA 문턱을 넘어섰다는 것도 놀랍지만 적응증으로 알츠하이머를 타깃한다는 점도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2017년부터 엔케이맥스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관련 성과를 이끈 인물은 김 전무다. 세계 최초 줄기세포 치료제 '하티셀그램-에이엠아이(HearticellgramⓇ-AMI)'를 만든 파미셀에서 12여년 근무하며 세포치료제 전문가로 활약했다. 줄기세포치료제의 상업화까지 이끈 장본인이다. 김 전무는 레고캠바이오사이언스 창업주 김용주 대표의 동생이기도 하다.


이노셀에서 시작해 GC녹십자의 계열사 지씨셀과 아티바로 이어진 국내 NK 시장에서 갑작스레 엔케이맥스가 올라서게 된 건 이례적이다. GC녹십자가 이노셀 인수 및 관련 논문 발표 등 2013년부터 빠르게 국내 NK 시장의 장악력을 높여갔지만 아티바 상장 철회 등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에서 엔케이맥스가 속도를 높였다.

엔케이맥스는 GC녹십자보다 늦은 2016년 고려대학교 이경미 교수팀으로부터 NK세포 대량증식의 원천 기술을 이전받고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GC녹십자가 임상논문을 낼 시기에 엔케이맥스는 막 기술을 사온 셈이다. 그럼에도 엔케이맥스는 적응증 확장 등 빠르게 기술을 진일보 시켰다.

NK세포 치료제 상용화가 어려운 근본적인 배경은 대량증식 및 활성화가 어렵다는 데 있다. 엔케이맥스는 고려대에서 도입한 기술 등을 활용해 대량증식 플랫폼을 확보했다. 소스셀은 SNK01가 말초혈액, SNK02가 제대혈이다.

김 전무는 대량증식 및 활성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먹이세포 그 다음은 사이토카인 활용도에 있다고 설명한다. 엔케이맥스의 기술력은 차별화 된 '제조방식'에 있다는 얘기다. 먹이세포 및 사이토카인은 각각 두 종류를 쓴다.

그는 "표적을 죽이기 위해선 NK세포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증식기술이 핵심"이라며 "처음에는 사이토카인을 통한 활성화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먹이세포의 조합에 더 신경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대량증식 플랫폼을 갖고 있다고 보니 상업화에도 강점을 갖는다. 정상인 세포 100cc를 뽑으면 주입하는 세포수 40억개 기준 10만번 주사할 수 있다는 게 김 전무의 말이다. 한과 미국 임상 3상까지 충분히 하고도 남을만큼 양적인 부분에 있어선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다.

◇고차임상 진입 '기술이전' 적기, 전임상 어려운 사정 '임상전략' 관건

대량증식 플랫폼을 갖고 있는 엔케이맥스는 상업화 단계까지 갈 수 있을까. 이 대답에 대해 김 전무 역시 수긍하진 않는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기술이전으로 관심이 향하게 된다. 김 전무는 그 시기에 대해 적어도 임상 1상 이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최소한 안전성 검증은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의문점이 든다. 임상의 관문을 통과한다고 해도 엔케이맥스의 파이프라인에 빅파마들이 관심을 가질까. 그간 빅파마들이 세포치료제 분야를 도외시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려되는 지점이다. 더욱이 최근 NK 선두권 바이오텍이 관련 연구를 중단한 것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김 전무는 세포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결과적으로 상업화의 핵심인 '대량생산' 가능성에 있는만큼 엔케이맥스에 대해선 다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전무는 "자동화 개념으로 대량생산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배양 시스템이 서포트 되지 않으면 세포치료제 사업은 하기가 어렵다"며 "빅파마들이 그간 관심을 갖지 못했던 배경인 대량증식 과제를 풀어냈고 관련 제조설비도 갖춘만큼 고차 임상으로 진입하게 되면 기술이전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임상승인계획서(IND) 승인을 받기가 쉬운 멕시코에서 알츠하이머 임상 1상을 수행하고 이를 근거로 미국 FDA 문턱을 넘은 것도 나름의 전략이었다. 전임상 데이터가 없어도 실제 임상한 데이터로 안전성 및 초기 유효성이 검증된 만큼 FDA를 설득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NK세포 치료제는 동물실험으로 원하는 데이터를 얻기 어렵다는 사정이 반영된 전략이다.

김 전무는 "동물실험 데이터는 없었지만 멕시코 임상에서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한 데 따라 FDA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며 "뇌척수액(CSF) 바이오마커 및 신경염증 마커 등의 개선된 지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타깃 SNK01의 미국 임상 1상은 10월에 승인된 후 11월에 곧바로 환자등록을 하고 배양에 돌입했다. 연내 첫 투입을 예정하고 있다.

같은 파이프라인으로 미국서 파킨슨 1상도 진행할 계획으로 내년 IND를 신청한다. 동정적 사용 승인을 받은 데 따라 전임상 데이터가 없어도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폐를 적응증으로는 한 연구는 이미 멕시코에서 동정적 사용 승인을 통해 한차례 투약까지 진행했다.

엔케이맥스는 미국에서 반드시 해야 할 임상과 국내서만 해도 될만한 임상을 구분 짓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등은 규모가 큰 미국시장에서 먼저 검증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TKIs 저항성 비소세포폐암의 임상은 국내서 시작했다. 치매를 적응증으로 첨단재생의료법을 활용한 연구자 임상도 국내서 추진 중이다. 세브란스병원 등을 통해 프로토콜을 만들고 있다.

김 전무는 "미국은 전략시장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임상은 미국으로 가져가려고 하고 아닌 건 국내서도 충분하다"며 "알츠하이머와 파킨슨은 미국에서 하고 항암은 비소세포폐암 중 EGFR 변이는 아시아에 많기 때문에 국내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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