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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해저케이블 승부수 점검] 유증 발표 후 급락한 주가, 보수적 주주정책 유지할까⑤2011년 이후 '공개 IR' 활동 자취 감춰, 호반그룹 유일 상장사…재무부서 행보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23-12-27 13:03:15

[편집자주]

최근 전선업계에서 가장 이슈몰이를 하는 기업으로는 대한전선이 꼽힌다. 화제의 지점은 '해저케이블'이다. 대한전선은 국내 2위 전선업체다. 하지만 해저케이블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에 불과하다. 향후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한전선은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시끄럽기도 하다. 대한전선이 과감한 행보를 펼치는 배경과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뒤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증의 목적으로 해저케이블 사업과 관련된 수주와 포설선 인수 등을 내세웠지만 주가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주주들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주관사단에 합류한 곳들의 평판 훼손도 언급되고 있다.

그간 대한전선은 주주와의 소통에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공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지 않고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소규모 IR 행사만 진행해왔다. 다만 이번 유증이 전선업계뿐 아니라 주식시장 전반에서 관심을 받는 탓에 주주가치 제고 활동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이다. 향후 재무부서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해저케이블 시장 진출 '막대한 자금 필요' 조달 필요성 대두

복수의 전선업계 관계자들은 해저케이블 시장의 성장에 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다만 대기업집단에 속한 LS전선을 제외하고는 섣불리 시장 진출에 나설 수 없었던 배경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꼽는다. 실제 LS전선도 10년이 넘는 기간에 7000억원 수준을 투입해 현재의 경쟁력을 갖췄다.

국내 2위 전선업체인 대한전선의 해저케이블 시장 진출은 그야말로 도전이다. 자본시장의 활기가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과도한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부채가 아닌 유증을 선택한 것도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상장사의 유증 발표가 일종의 악재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은 대한전선의 주가를 통해 재확인할 수 있다. 대한전선의 이달 14일 종가는 1만2010원, 장 종료 후 5000억원대의 유증 추진이 공표됐다.

그 다음 날 주주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15일 주가는 1만20원으로 전일보다 16.6% 하락했다. 18일에는 9540원을 기록해 1만원선도 깨졌다. 21일 현재 기준 종가는 9820원으로 여전히 1만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유증 발표 이후 잇달아 사업적 성과를 발표했다. 15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케이블 공장 투자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17일에는 1000억원 규모의 영광 낙월 해상풍력 사업 수주를 알렸다. 20일에는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 포설선(CLV·Cable Laying Vessel) 인수를 발표했다.

하지만 대한전선의 주가 흐름은 반등하지 못했다. 유증에 대한 주주들의 여전한 불안감이 반영된 셈이다. 대한전선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유증이 발표된 후 사측에 상당한 양의 문의가 왔고 자금팀 등 관련 부서에서 대응하느라 분주했다고 전해진다.

대한전선은 2년 전에도 5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추진했다. 그 후 올해 5월 '10대1'의 액면병합을 단행했다. 당시 대한전선은 '적정 유통주식 수 유지'를 목적으로 내세웠다. 발행 보통수는 기존 12억4447만3009주에서 1억2444만7300주로 줄었다. 하지만 내년 3월 유증이 완료되면 유통 주식 수가 6200만주 증가한다.

◇'보수적' IR·주주가치 제고 기조 변화 여부 '주목'

대한전선은 2010년대 들어 주인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룹 위기가 불거지면서 2012년부터 채권단 관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대한전선의 주주활동은 크게 위축됐다.

대한전선은 2011년까지만 해도 매번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할 정도로 주주 소통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채권단 관리하에서는 IR 활동이 이뤄지지 못했다.

주인이 바뀐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2015년에 새 주인으로 올라섰다. 2021년에는 호반산업이 IMM PE가 보유한 지분을 매입, 최대주주가 됐다.

호반그룹 체제에서도 대한전선은 주주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공개 실적 발표 IR을 하지 않고 있다. 호반그룹의 주력사인 호반건설 등은 모두 비상장사다. 대한전선이 유일한 상장사다. 이런 보수적인 주주활동은 주주들의 불안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대한전선 내부에서도 향후 주주활동을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유증을 계기로 향후 대한전선의 재무부서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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