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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약바이오 마켓리뷰]발행 줄었는데 '조기상환' 늘었다…부메랑 된 CB[메자닌]주가 부진 장기화에 풋옵션 행사 급증, 현금 곳간은 바닥

차지현 기자공개 2024-01-02 12:58:2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9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메자닌 발행액이 줄어든 가운데 기존 발행 채권에 대한 조기상환 요구는 빗발쳤다.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가격보다 주가가 낮아지자 주식 전환 대신 원리금 회수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었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는 향후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바이오 투자 호황기를 맞았던 2~3년 전 발행한 메자닌 만기가 거의 도래했는데 현재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도는 기업이 많아서다. 이들 기업 중 돈을 갚을 여력이 부족한 곳이 많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올해 풋옵션 100건 이상, 메자닌 전량 상환 기업도 등장

2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제약바이오 기업의 메자닌 조기상환 건수는 100건을 넘어섰다. 사채권자의 풋옵션 행사 비율이 100%인 건수도 7건에 달했다. 주식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기존 CB·BW 전량을 상환했다는 얘기다. 아미코젠, 인트론바이오, 네이처셀, 아이큐어비앤피, 뉴지랩파마, 우정바이오, 메드팩토 등이 해당한다.

메자닌 투자는 통상 금리수익보단 주가 상승 시 시세 차익이 목적인 만큼 발행할 때 주가 변동에 따라 전환가격을 조정하는 리픽싱 조항이 붙는다. 바이오 기업 주가가 조정 가능한 최저 전환가액 아래로 떨어진 데다 주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자들이 시세차익을 포기하고 원리금 회수에 나선 모습이다.

만기 전 CB·BW 취득이 무조건 악재는 아니다. 주식 전환 전까지 CB나 BW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된다. 자금 여력이 넉넉한 기업이 CB를 조기에 상환하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일반 주식 투자자 입장에선 CB·BW 발행으로 인한 잠재적 물량(오버행)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닌다.

그러나 주가 하락으로 채권자가 풋옵션을 요청한 경우엔 의미가 다르다. 채권자가 CB를 만기까지 보유해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 투자에서 발을 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이 국내 바이오 업종에 대한 주가 전망을 다소 부정적으로 내다본 셈이다.

◇갚을 CB·BW 많은데 현금은 '뚝'…"유동성 위기" 우려

눈길을 끄는 점은 채권자의 풋옵션 행사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시기 국내 바이오 기업의 메자닌 발행은 절정에 달했다. 국내 바이오 기업은 CB를 통해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1조2340억원, 1조9308억원을 조달했다. 2년 동안 발행한 CB 총액(3조1648억원)이 2015~2019년 5년간 바이오 기업이 발행한 CB 총액(2조5900억원)보다도 22%가량 많다.

다수 CB가 3년 만기로 설계돼 있는데 현재 바이오 업종 주가는 발행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코로나19 창궐 이후 2020년 12월 21일 5600선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내내 2500대 전후에 머물렀다. 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진 올해를 기점으로 채권자들의 현금 상환 요구가 더욱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돈을 갚을 여력이 부족한 기업도 많다는 점이다. 수익원 없이 신약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기간을 투자해야 하는 바이오 기업은 잉여 자금이 많지 않은 편이다. 실제 더벨 집계 결과 지티지웰니스, 애드바이오텍, 플라즈맵 등은 12월 말 기준 6개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메자닌 잔액보다 현금 보유액이 적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2~3년 전 호황기에 앞다퉈 발행했던 메자닌채권들이 침체기엔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면서 "풋옵션 요구에 따라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잉여자금이 부족한 기업은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내년 바이오 업계의 메자닌 발행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최근 들어 대규모 기술수출이나 임상 진척 등 크고 작은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는 데다 내년 중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바이오 업종이 주목받는 분위기다. 지난 22일엔 작년 1년 4개월 만에 KRX 헬스케어 지수가 3000대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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