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재생에너지 해부]대물림된 '의지', 수확으로 이어질까①10년 이상 주력 사업 육성...밸류체인 완성 '눈앞'
김위수 기자공개 2024-01-11 07:37:25
[편집자주]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한화그룹의 가장 중요한 미래 사업이다. 한화그룹의 차기 총수로 지목되는 김동관 부회장이 사업을 도맡아 육성해왔다.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채워놓을 예정인 한화그룹의 '꽉 찬'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는 사업에 대한 한화그룹의 의지를 보여준다. 한화그룹의 핵심 먹거리로 성장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까. 더벨이 한화그룹의 신재생에너지 밸류체인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양광'은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을 상징하는 사업이다.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부회장이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10년 넘게 전념한 것이 태양광 사업의 육성이다. 주로 태양광 사업 관련 계열사에서만 이력을 쌓았다. 김 부회장을 '부회장' 자리까지 올린 명분 역시 태양광 사업을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키워낸 성과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신재생에너지 사업과 더불어 한화그룹의 미래 사업으로 우주항공·방산 사업이 언급되곤 한다. 지난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한 뒤 방산 분야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이 비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재계,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이 김 부회장의 대표 사업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꼽는 이유는 '태양광 외길'을 걸어온 그간의 행보 때문이다.

◇김승연 회장이 심은 씨앗
지금은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이 김 부회장의 몫으로 여겨지고 있기는 하지만, 10년 전에만 해도 태양광 사업에는 '김승연의 뚝심'이라는 설명이 붙곤 했다. 한화석유화학(현 한화솔루션)이 2008년 태양광 셀 생산공장 착공에 나섰고 이듬해인 2009년 김승연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 사업을 언급했다.
당시 김 회장은 원료인 폴리실리콘부터 태양광 사업의 밸류체인을 모두 구축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2010년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의 자회사를 통해 중국 태양광 모듈·셀 기업이자 미국 나스닥 상장사였던 '솔라펀파워홀딩스'의 지분 49.99%를 4300억원에 인수했다. 솔라펀파워홀딩스는 한화그룹에 편입된 뒤 한화솔라원으로 사명을 바꿨다.
김 부회장이 한화그룹에 입사한 시점은 2010년이다.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을 맡다가 2011년 말부터 한화솔라원의 기획실장을 맡으며 태양광 사업에 발을 들였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김 회장이 아들인 김 부회장의 그룹 승계 기반을 다지기 위해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신사업으로 태양광 사업을 낙점, 기틀을 잡은 뒤 김 부회장에게 맡겨 이를 키우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맡은 김 부회장은 그룹의 태양광 분야 경영 전략을 수립, 추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12년 김 부회장이 주도해 성사시킨 독일 큐셀 인수는 지금의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을 만들어낸 결정적 장면으로 꼽히곤 한다.
파산기업이 된 큐셀을 555억원(말레이시아 공장 부채 3000억원 떠안는 조건)에 인수하며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이후 시장상황에 따라 사업 일부를 포기하고 다시 진출하는 등의 변동이 있기는 했다. 어찌됐든 큐셀 인수는 한화그룹의 M&A 역사에서 손에 꼽히는 중요한 딜로 분류된다.
◇성장가도 태양광, 풍력·수소로 영토 확장
김 회장의 의지를 이어받아 10년 넘게 태양광 사업에 매진해온 김 부회장에게 남은 과제는 수익의 극대화다. 태양광 사업이 처음부터 순항했던 것은 아니다. 7~8년간 적자를 내온 태양광 사업이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힘입어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한화그룹에서 태양광 사업의 비중이 매년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가 공개한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은 그룹 전체 매출의 17.65%로 나타났다. 금융업을 제외하고는 태양광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금융업을 제외한 사업부문에서 따지자면 태양광 사업의 비중은 25%까지 상승한다.
10년 전인 2013년 태양광 사업의 매출 비중(금융업 제외)이 10%도 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눈부시다. 절대적인 매출 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2013년 1조8881억원에 불과했던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의 매출은 지난해 1~3분기에만 6조5383억원에 달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올해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미국 카터스빌에 설립 중인 태양광 모듈 공장은 오는 4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한화솔루션의 모듈 생산능력은 현재 연산 5.1기가와트(GW)에서 8.4GW로 확대된다. 이와 더불어 잉곳·웨이퍼 등 한화그룹이 과거 포기했던 태양광 밸류체인을 올해 중 다시 구축해 수직계열화를 재완성할 예정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과 같은 미국발 호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태양광 사업이 속한 '신재생에너지' 카테고리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현재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 외에도 해상풍력 사업, 수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태양광 사업만큼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찬가지로 한화그룹의 유망한 미래 사업 중 하나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이 10년 넘게 매진해온 태양광을 포함,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충분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수직계열화를 실시했다는 것은 그만큼 태양광 부문에서 성장을 확신했다는 뜻"이라며 "한화그룹에서 김 부회장의 역할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김 부회장 간의 연결고리가 강력하다고 인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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