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연초를 뜨겁게 달군 태영건설의 운명의 날이 밝았다. 오늘 열리는 제1차 채권자협의회에서 채권자 75%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당장 내일부터 3개월에 걸쳐 실사가 진행된다.태영그룹이 제시한 자구안을 놓고 그룹과 채권단 사이에 수차례 잡음이 일긴 했으나 일단 크고 작은 갈등은 봉합된 상황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으나 분위기가 빠르게 반전되며 현재 채권단 내부에서도 워크아웃 개시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최금락 태영그룹 부회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4가지 자구안이 철저히 이행된다면 워크아웃 플랜이 확정되는 4월까지는 유동성 부족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족하다면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까지 담보로 내놓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문제는 태영건설 그 후다.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당장의 불은 껐지만 이번 이슈로 수면 위로 떠오른 문제들을 이제는 진짜 마주해야 한다. 시행사의 신용보다는 미래의 수익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의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지적도 뒤늦게 나온다.
신용평가사와 증권사들도 리포트를 쏟아내며 몇몇 건설사들에 암묵적인 경고장을 보냈다. 시장도 다음 타자는 누구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해당 리포트에 언급된 일부 건설사들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앞다퉈 발표해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정부는 과잉 공포를 경계하며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사태를 빠르게 수습 중이다. 현재 85조원 수준으로 운영 중인 시장안정조치를 필요시 충분한 수준으로 즉시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모두가 걱정하는 도미노 부도는 어떻게든 막겠다는 입장을 연일 내비치고 있다.
정부가 바라는 대로 이번 사태가 한 번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각종 지표들이 가리키고 있는 곳을 보면 시장의 우려가 결코 과하지는 않은 듯 싶다. 최근 몇 년 새 부동산 PF 우발채무가 급격히 불어난 상황에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를 통한 돌려막기식 처방은 분명 한계가 있다.
예견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라지만 불과 2주 전 태영건설의 공시창을 오르내리던 '풍문'은 이미 현실이 됐다. 옥석 가리기를 통해 정리해야 할 사업장은 과감히 정리해 이제라도 부실을 도려내야 한다. 당장의 고통을 피하고자 임시방편으로 눈앞의 문제를 덮는 건 더 큰 화를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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