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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는 지금]해상 운임 '고공행진', 부각되는 '주가·신사업'①홍해발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선대 확장 맞물려 마진 개선 전망

이호준 기자공개 2024-01-18 09:13:58

[편집자주]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이라는 뒷배가 배경일 뿐 자신들의 진짜 실력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태생부터 남부러운 것 없었지만 성숙기에 접어든 이젠 현대차·기아 상황에 실적과 주가가 크게 좌우되고 있어서다. 그래서 최근 이 회사가 추진 중인 스마트 물류, 폐배터리 등의 새 사업은 의미심장하다. 타고난 '좋은 우연'을 활용, 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단 다짐으로 읽힌다. 마침 해상 운임은 오르고 곳간엔 투자 실탄도 두둑하다. 변곡점이라 볼 수 있는 이 시점에 더벨이 현대글로비스의 상황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해 운송 악재에 해상 화물 운임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수혜 종목인 해운 업계로 향하고 있다. 코로나 기간 때처럼 이번에도 해상 운임비 상승이 해운 회사들의 이익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도 모처럼 기회를 맞았다. 가장 큰 고민이던 해운 업황이 좋아지고 있고, 물류·유통업은 완성차 판매 호조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주가 저평가 해소는 물론 신사업 추진을 위한 중대 전기가 마련됐단 관측이다.

◇급등하는 해상운임…'고민거리' 해소되나

현대글로비스의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를 국내외로 실어 나르는 물류 사업이 첫째다. 둘째는 유통 분야로 완성차가 아닌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사업이다. 셋째는 선박을 이용해 화물을 지정된 장소로 운송하는 해운업이다.

이중 해운업은 작년 선대부족, 용선료 상승, 항만 적체 등 삼중고가 겹쳤다. 해운업의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하락했다. 이 기간 물류·유통은 전년 동기 혹은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니, 해운업에 대한 아쉬움은 컸다.

다만 최근 해상 운송비가 크게 뛰기 시작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변수다. 원자재를 운반하는 벌크선 운임 BDI는 작년 한때 500p대까지 떨어졌다가 연말 반등했고 올들어 2000p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완성차 해상운송 물동량도 탄탄한 흐름을 유지 중이다.

(출처: 한국관세물류협회)

지정학적 리스크가 배경에 있다.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은 작년 말부터 홍해를 지나는 컨테이너선 등을 지속해서 공격하고 있다. 홍해는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가 오가는 곳이다. 우회가 불가피해 이에 따른 높은 운송 비용이 매겨지고 있다.

게다가 현대글로비스의 선대 확충 전략도 해운업 반등을 예고한다. 이 회사는 중장기 선대 운영 안정화의 일환으로 올해 8척을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미 작년 말 자동차선 1척을 들였다. 이에 추가적인 매출 성장, 해운 마진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련된 신사업 전기…주가 반등까지 이끌까

시장에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글로비스 주가에 반등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현재 현대글로비스 PER(주가수익비율)은 5.5배, 업종 평균 PER은 7.1배 수준이다. 동종 업계 경쟁 회사들보다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전체 매출에서 현대차·기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수준이다. 내부 거래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얘기다. 새 수익원을 마련해야만 하는데 그동안은 해운 업황도 좋지 않았으니 주가가 쉽게 오를 수 없었단 평가가 나온다.

현재로선 해운 운임 급등세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홍해 항로가 막힌 데 이어 최근 또 다른 교역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마저 폐쇄 위기가 고조되고 있어서다. 해상 운임 상승은 해운·물류 업체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현대글로비스 드라이벌크선

완성차 업계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어 물류와 유통 사업도 준수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와 유통 실적은 현대차·기아 판매량에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은 물론 신사업 추진 여력도 생겼단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임 상승과 완성차 판매 호조로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차츰 돋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일단 내년에도 5척의 선대 확장 작업이 예정돼 있어 전체 해운 부문의 수익성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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