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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는 지금]넘치는 곳간, 시선은 '스마트 물류, 수소, 폐배터리'②부채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우량...현금보유량 4조원 역대 최대

이호준 기자공개 2024-01-22 14:12:47

[편집자주]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이라는 뒷배가 배경일 뿐 자신들의 진짜 실력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태생부터 남부러운 것 없었지만 성숙기에 접어든 이젠 현대차·기아 상황에 실적과 주가가 크게 좌우되고 있어서다. 그래서 최근 이 회사가 추진 중인 스마트 물류, 폐배터리 등의 새 사업은 의미심장하다. 타고난 '좋은 우연'을 활용, 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단 다짐으로 읽힌다. 마침 해상 운임은 오르고 곳간엔 투자 실탄도 두둑하다. 변곡점이라 볼 수 있는 이 시점에 더벨이 현대글로비스의 상황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사진)는 작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배터리 회수·진단 영역과 전처리 영역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회사는 이후 폐배터리 전처리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몇 개 회사와 물밑 접촉도 지속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지의 원천은 역시 곳간이다. 작년 3분기까지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현금만 4조원이 넘는다. 여기에 부채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인 수준이다. 투자 결정의 핵심 요소인 우량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사업 확장 채비를 갖추는 모습이다.

◇중장기 비전 3가지…'스마트 물류, 수소, 폐배터리'

'신사업'은 현대글로비스의 오랜 과제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이 회사의 특성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지만 성장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수년간 꾸준히 신규 사업에 도전하면서 독자적인 이익을 내기 위한 대책을 고심해 왔다.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공개된 미래 사업은 현재 스마트 물류, 수소, 폐배터리 3가지다. 2018년 초부터 카셰어링(차량공유) 등이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제시되긴 했으나 이후 기술개발과 사업 시너지 검토 등을 거치며 우선순위에서 밀린 모습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건 스마트 물류다. 현대글로비스는 SCM(공급망관리) 전문 기업이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의 최신 IT기술을 자사 공급망과 사업장에 적용 중이다. 이 일환으로 작년 6월 물류 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 알티올을 인수하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가 작년 9월부터 건설 중인 인천국제공항 제2공항물류단지 내 스마트 물류센터 구상도

수소 사업은 아직 연구개발 수준이라 예단하긴 이르다. 다만 그룹에서 진행되는 수소 공급망 구축 계획에 발을 맞출 전망이다. 수소차 대량 보급 시대에 대비, 현대글로비스는 수소 생산·수입부터 저장, 운송에 이르는 유통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폐배터리 사업도 그룹 내 TFT에 참여 중일 만큼 기대가 큰 분야다. 국내외 A/S 부품 공급망을 활용해 폐배터리를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초 이규복 대표는 IR에서 "배터리 회수 및 진단 영역과 전처리 영역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의 배터리 재활용 등의 중장기 신사업은 당장의 실적과는 무관하지만 성장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하는 분야"라며 "사업이 가시화되는 시점이 다가오면 충분히 주가 상승의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보유 현금 역대 최대…"올해는 늦춰진 투자에 집중"

올해부터는 한층 적극적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폐배터리는 그룹 차원에서도 미룰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한 데다 지난해 이규복 대표가 직접 신사업 진출 소식을 시장에 전할 만큼 의지가 크기 때문이다.

더 탄탄해진 재무구조도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장기차입금과 리스부채 상환에 적극 나서면서 현대글로비스의 연결 부채비율은 2022년 9월 말 120%에서 2023년 9월 말 94%로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는 31%에서 25%로 낮아졌다.

(단위: 백만원)

현대글로비스는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도 대부분 곳간에 비축했다. 연결 현금 보유량이 4조원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레버리지를 적절하게 활용해 운영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고 아예 자체 현금을 통해 신사업 투자에 쓸 여력도 된다는 뜻이다.

리더 역시 계속해서 투자를 암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규복 대표는 '2024년 청사진'을 묻는 한 언론 인터뷰 질문에 "그동안 늦춰진 투자 부분에 집중하려 한다"고 답했다. 포부에 대해선 "투자를 확대하고 사업을 신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해"라고 전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초 현대글로비스는 연간 투자액을 6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낮췄을 만큼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폐배터리 진단 기업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성과도 곧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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