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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티웨이항공 vs 에어프레미아]'LCC=근거리' 공식 깬 하이브리드 꿈[포트폴리오]②마지노선 싱가포르를 넘어…유럽의 티웨이·미국의 에어프레미아

허인혜 기자공개 2024-01-22 14:13:09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16: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사를 규모와 특성에 따라 구분할 때 흔히 FSC(Full Service Carrier)와 LCC(Low Cost Carrier)라는 기준을 쓴다. 통상 기내식과 수하물 등 비행에 필요한 서비스 전반의 제공을 포함하는 대형 항공사를 FSC로, 서비스를 축소하는 대신 티켓 값을 낮춘 저비용 항공사를 LCC로 부른다.

표방하는 목표에 따라 항속거리도 다르다. 오랜 기간 FSC는 장거리, LCC는 근거리가 공식처럼 여겨졌다. FSC는 가격보다는 폭넓은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큰 기재로 먼 거리까지 노선을 갖췄다. LCC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주로 작은 비행기로 근거리 항로를 제공한다. 국내 LCC의 기단이 주로 소형기종으로 꾸려진 데다 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긴 업력만큼 운수권과 슬롯 등에서 우위에 서 있다.

메기로 떠오른 곳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다. 앞다퉈 중장거리용 기재를 도입하는 한편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라는 색다른 카테고리를 내세웠다. FSC보다 저렴한 가격, LCC보다는 높은 서비스를 지향한다. 두 항공사 모두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인 건 중장거리용 기재 확보다.

◇'하이브리드 항공사(HSC)' 같은 꿈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7년의 텀을 두고 같은 꿈을 꿨다.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다. 이 꿈은 두 항공사가 LCC 중 드물게 중장거리 비행기를 띄우게 된 계기가 된다. 두 회사의 또 다른 교집합을 찾자면 각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FSC 출신의 임원들이 주도했다는 점인데 대형 항공사에서 축적한 경험이 바탕이 돼 HSC를 꿈꾸게 된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이 2019년 차세대 항공기로 낙점한 보잉 737 맥스.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2010년 재출범 당시 국내 최초의 HSC를 표방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청운의 꿈 정도였다. 국내선을 주로 띄웠고 국제선도 항로가 짧았기 때문에 'FSC와 비슷한 서비스를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되 LCC보다 뛰어난 경험과 항로를 지원한다'는 HSC의 취지에 부합할 수가 없었다. 머핀이며 음료를 주는 서비스를 보강하며 만족해야 했다.

'진짜' HSC를 꿈 꾼건 2017년부터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6월 '2025 비전'을 선포하며 "2020년까지 중·대형기를 도입해 LCC 최초로 유럽과 북미 운항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대형기를 포함해 기재를 대대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때다.

에어프레미아는 출발부터 HSC로서의 정체성이 뚜렷했다. 중장거리 노선을 목표했는데 6시간 이상 비행하면서도 LCC 대비 편안한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제공한다는 취지였다. 여행객들 사이에 에어프레미아의 좌석 간격과 기내식이 FSC 못지 않다는 입소문이 돌 만큼 신경을 썼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름부터 '프리미엄 항공사'의 목표를 숨겨뒀다. 프레미아(Premia)는 프리미엄의 복수형이다. 에어프리미엄이라는 직관적 이름 대신 복수형을 택한 이유는 다수라는 뜻에 주목해서다. FSC가 소수의 탑승객에게 제공하는 고급 서비스를 지향했다면 에어프레미아는 다수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전략이었다

시트 모니터를 빼고 무게를 경량화한 티웨이항공 좌석. 사진=티웨이항공
◇유럽 첫 도전과 '미주 도장깨기'

LCC의 마지노선은 비행시간 6~7시간의 싱가포르였다. 일부 LCC가 괌과 하와이 등 일부 미국행 노선에 취항했지만 주류는 아니었다. '중장거리 노선이 주가 아닌' LCC의 틀을 깬 곳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다. 두 항공사 모두 2022년이 장거리 비행의 원년이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첫 LCC답게 첫 노선에 여럿 도전했다. 2022년 LCC로는 처음으로 호주 시드니행 비행기를 띄웠다. 비행 시간만 11시간에 육박한다. 같은 해 대한항공이 30년을 독점했고 그 뒤 2년간 아시아나항공이 함께 운항했던 몽골행 티켓도 따냈다. LCC로는 미지의 영역이었던 '스탄 국가'에도 신규 취항했다. 키르기스스탄이다.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취항은 올해 6월부터 취항하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을 가능하게 했다. 4년 전인 2020년 국토부 운수권 배분을 통해 따낸 항로다. 티웨이항공은 인천발 비행기는 비슈케크를 경유하고, 돌아오는 편은 직항으로 편성했다.

에어프레미아는 2022년 7월 싱가포르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에 첫 취항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하와이, 방콕, 도쿄행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취항지 중 세 곳이 미국일 만큼 미주노선에 집중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취항도 전망된다. 독과점 논란이 있는 구간은 대한항공·아시아나의 미주 13개 노선 중 5개(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뉴욕, LA, 시애틀)로 에어프레미아가 다섯 노선을 모두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

◇기재 대폭 늘리는 티웨이, '꿈의 항공기' 고른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의 주력 항공기는 3대를 보유 중인 에어버스의 A330-300. A330-300은 이론적인 항속거리가 1만km를 웃돈다. 여기에 좌석 등 여객기에 갖춰야하는 시설 등을 탑재하면 약 8500km 가량 운항이 가능하다. 티웨이항공은 경량 좌석 적용에 매진 중으로 시설 무게를 줄여 항속거리를 더 확보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총 30대 기재를 운영 중이다. 중장거리용 에어버스 항공기를 2027년까지 20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중소형기 30대를 포함해 모두 50대 규모의 기단을 갖출 예정이다. 항속거리가 더 긴 A330-200 도입도 목표했다.
에어프레미아 보잉 787-9 드림라이너. 사진=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는 '꿈의 비행기'에 승부를 걸고 있다. 보유 기종은 전부 장거리용인 보잉 787 드림라이너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과 에어프레미아만 이 기종을 운영한다. 현재 5대의 항공기를 갖췄고 2024년까지 9호기로 늘리기로 했다. 2017년까지 15대, 2030년 20대의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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