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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 넥스트스텝]공동 대표 체제 '계속', 권기수·장윤중 '투톱' 함의는①김범수 창업자 의중 반영, 재무건전성 개선·글로벌사업 확장 '방점'

이지혜 기자공개 2024-01-24 09:19:37

[편집자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상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찬사 받았지만 지금은 사법리스크의 근원지로 거론된다. 이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리더십 교체를 단행하며 새롭게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 새로운 리더십의 어깨는 무겁다. 사법리스크 해소와 재무건전성 개선, SM엔터테인먼트와 시너지, 글로벌사업, IPO(기업공개)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과연 이들은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넥스트스텝을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리더십이 교체됐다. 예견됐던 수순이라는 평가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경영전면에 나서서 '쇄신'을 외치는 순간 주요 계열사의 수장 교체를 점치는 시각이 많았다. 더욱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그룹을 뒤흔드는 사법리스크의 근원 격이기도 하다.

눈에 띄는 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번에도 공동 대표이사(CEO) 체제를 택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함의는 이전과 사뭇 다른 것으로 보인다. 종전까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이끌었던 이진수, 김성수 CEO는 각각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수장으로서 합병 이후 사업적 시너지를 내는 데 방점을 찍었다. 두 공동 대표 모두 사업전문가였다.

반면 이번에 CEO로 내정된 권기수 COO(최고경영책임자), 장윤중 GSO(글로벌전략책임자)는 각각 재무전문가, 글로벌 음원사업 전문가라는 특징이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대규모 적자,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등으로 재무건전성에 흔들렸는데 이에 따라 재무전문가인 권 내정자를 차기 수장으로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같은 공동대표 체제, 다른 함의…재무조직 힘 실었나

주주총회나 이사회에서 권기수, 장윤중 내정자를 반대하는 의견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분 66.1%를 보유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다. 이사회도 이진수, 김성수 CEO와 최용석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만큼 별다른 잡음없이 권 내정자와 장 내정자가 공동 대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동 대표 체제를 이어가는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실상 카카오그룹에서 공동 대표 체제를 택한 계열사는 많지 않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번에도 공동 대표 체제를 채택한 데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 창업자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재무 관련 인사에 힘을 실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6월 최용석 전 카카오 성장지원실장 부사장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식 CFO로 선임하는 동시에 권 내정자를 COO로 올린 데 이어 반년 만에 진행된 후속 인사라서다.

권 내정자는 종전 직함은 COO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사실상 CFO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3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CFO를 역임했을 뿐 아니라 카카오M의 경영지원총괄을 맡았다. 권 내정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출범할 때에도 시너지센터장을 맡아 재무관리의 주도권을 잡는 동시에 경영전략 등 업무를 총괄해왔다.

2023년 초 빈살만 펀드로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1조2000억원에 가까운 투자자금을 유치할 때에도 권 내정자의 기여도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시 말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CFO를 공식 선임한 데 이어 종전까지 CFO 역할을 했던 인물을 공동 대표로 내세움으로써 재무분야 인사에 힘을 실었다는 의미다.

물론 이전에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출범 이후부터 지금까지 공동 대표 제제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이는 합병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더 많다. 김 창업자는 종전까지 특정 기업을 인수할 경우 그 기업의 창업주가 CEO를 맡게 둠으로써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편 자율적으로 독립경영을 할 수 있게 맡기는 방식을 선호했다.

이진수 CEO는 포도트리를 창업한 인물로 카카오그룹에 인수돼 포도트리가 카카오페이지로 변모하고 나서도 계속 경영을 이어갔다. 김성수 CEO는 CJE&M의 대표이사를 맡다가 연예 매니지먼트, 음악콘텐츠 제작과 배급 등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M의 CEO로 2019년 합류했다.

◇김범수 창업자, 권기수·장윤중 투톱 내세운 배경은

권기수 및 장윤중 내정자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차기 수장으로 내세운 데는 김범수 창업자의 의지가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10월 말 카카오그룹의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본인이 쇄신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동시에 카카오그룹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의 수장도 맡았다. 그룹 콘트롤타워가 CA협의체로 정리된 지금 김 창업자는 카카오그룹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이는 CA협의체의 역할 변화에서도 알 수 있다. CA협의체는 종전까지 계열사 사업 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하는 역할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주요 계열사의 핵심 임원인사까지 관여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 비춰보면 권기수와 장윤중 내정자는 김 창업자가 새롭게 내세운 인물로 해석할 수 있다.


감 창업자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재무건전성 개선과 '비욘드 코리아'에 방점을 찍어 리더십 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내정자는 지난해부터 카카오엔터터엔먼트에 희망퇴직을 강행하는 등 경영효율화에 힘을 쏟고 있다. 장 내정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미국 법인 CEO를 맡는 등 글로벌사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두 대표의 경력에서도 드러난다. 권 내정자가 카카오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재무분야에서 실력을 싸는 동안 장 내정자는 글로벌 음원사업에서 전문성을 확보했다.

1981년생인 장 내정자는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한 이후 미국 컨설팅 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2015년부터는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 합류해 부사장을 거쳐 대표직까지 역임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문화에 큰 영향력을 끼친 아시아인 100인을 선정하는 골드하우스의 'A100' 리스트에 포함됐다. 미국 빌보드가 꼽은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어스'(세계 음악시장을 이끄는 리더들)에도 선정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권 내정자가 카카오그룹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문화와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사업 안정에 주력할 것”이라며 “장 내정자는 글로벌사업에 더욱 집중해 지식재산권(IP) 기획과 제작, 유통을 아우르는 독자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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