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는 지금]사업정리 효율화, 비용축소 얼마나 이뤄질까②AI·IDC 등에 집중, 비용 절감 등 CAPEX 대응력 'UP'
이민우 기자공개 2024-01-24 08:05:27
[편집자주]
SK브로드밴드는 2020년 티브로드와 합병으로 4조원 규모 매출 사업자로 재탄생했다. 합병 후 약 5년간 점진적 성장을 이어오며 IPTV, IDC 등 미디어·네트워크 사업에서 꾸준히 실적을 쌓아왔다. 하지만 최근 AI 시대 가속화, 유료방송시장 쇠퇴 및 OTT 위협 속 신규 먹거리 탐색과 비즈니스 모델(BM)의 혁신을 요구받는 중이다. 최대 미션은 SKT와의 연결성 강화, IPTV 같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다. SK브로드밴드가 처한 현실과 과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중복되거나 낮은 사업성을 가진 영역을 정리하며 효율화 작업에 한창이다. 인공지능(AI),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주요 먹거리로 삼을 분야에 몰두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플레이Z, 완속 전기차 충전사업을 종료 또는 양도하며 향후 발생할 비용을 덜었다. IDC 확대 등에 따른 설비투자(CAPEX) 증가 등에도 한층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SK브로드밴드의 이번 비용·사업 효율화는 사업정리 외 다방면에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1990년대 인터넷 붐 시기 채용된 인력의 대거 퇴진이 예상된다. AI 도입 확대, IDC·해저케이블로의 사업 구조 분산이 더해져 전체적인 인건비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플레이Z·전기차 충전 정리, IDC 확장 앞서 불필요 비용 걷어낸다
SK브로드밴드는 박진효 사장 체제에서 사업 옥석 가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는 플레이Z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으며 올해 3월 말부터는 자회사 홈앤서비스에서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사업을 GS차지비로 넘긴다. 양도 대가로는 121억원 상당 금액을 받았다.
셋톱형 OTT포털인 플레이Z는 2022년 2월 정식 출시했던 사업이다. 홈앤서비스 전기차 충전 사업의 경우는 2021년 9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해왔으며 지난해 초 기준 6000개 완속 충전기를 전국에 보유했었다. 두 사업 모두 서비스 연혁 2년 내외인 신사업에 속했으나 신속히 정리됐다.
SK브로드밴드는 플레이Z와 전기차 충전 정리에 선택과 집중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현재 거느린 다수 사업 중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성을 가진 영역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는 것이다. 플레이Z의 경우 OTT와 협업 중인 IPTV 사업과 중복된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투자 비용 대비 시너지나 매출 기대값이 낮다고 판단됐다.
이번 사업 정리는 양도 대금과 더불어 비용·자금 효율화 효과도 SK브로드밴드에 가져다 줄 전망이다. 현재 SK브로드밴드의 투자 실탄과 현금창출·조달력은 모두 양호하다. 다만 차후 IDC 확대 등 CAPEX 발생이 예상돼 꾸준한 관리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연결기준 지난해 3분기 말 SK브로드밴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000억원 규모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양주 지역에서 신규 IDC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양주 IDC는 지난해 착공에 나섰으며 준공 예정일은 올해 11월 중이다. 더불어 SK브로드밴드는 2030년까지 구로와 부산 등에 IDC를 추가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98메가와트(MW) 수준인 SK브로드밴드 IDC 용량은 300MW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국내 클라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로 인해 IDC 건설 비용이 최근 매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전년보다 6~8% 정도 늘었다”며 “지역과 층수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경기 등 수도권 기준으로는 IDC 건립 1개에 최소 7000억원 내외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붐 세대 퇴직 시기…인건비 감소, 조직구성 변화 예상
업계는 사업 정리 외에도 조직 구성, 인력 재편 등 다방면에서 SK브로드밴드의 효율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전후 대거 채용돼 활약했던 시니어 고액 연봉자들의 퇴직 등으로 인건비 절감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말 기준 전체 임직원 중 만 50세 이상 연령은 935명으로 전체의 35.9% 수준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붐 시기인 1990년대 후반~2000년 전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도입 등이 확산되면서 SK브로드밴드, KT 등에서 경력·신입 채용을 대규모로 진행했었다”며 “당시 채용됐던 임직원보다 5년 정도 앞선 세대들도 아직 존재하는데 이들의 대거 퇴직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치러진 연말 인사를 통해 기존 임원 중 20%를 퇴임시키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의 임원 숫자는 2020~2022년 기준 평균 50여명 내외다. 이에 근거하면 약 10명 수준 임원이 자리를 내려놓은 것으로 추산된다.
사업 중심이 기존 IPTV 등 유료방송에서 IDC, 해저케이블로 분산되는 점도 내부 조직 변화와 비용 효율화에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IDC의 경우 관제 업무 위주인 만큼 유료방송 등 미디어 사업 대비 전체적으로 요구되는 사업 인원은 상대적으로 적다. 더불어 최근 AI로 인해 모니터링 등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실제 필요 인력도 더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해저케이블의 경우 올해 완공을 앞둔 만큼 인재 채용을 대거 진행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해저케이블 투자사업 전문가 채용에 나선데 이어 올해 초부터는 5년 이상 경력을 지닌 해저케이블 운용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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