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는 지금]미디어사업 돌파구 AI, 핵심은 'TV 이용시간 증대'③매출 증가율 1% 미만까지 '뚝', 쇼핑·키즈 등 고객 상호작용 강화 집중
이민우 기자공개 2024-01-26 13:03:43
[편집자주]
SK브로드밴드는 2020년 티브로드와 합병으로 4조원 규모 매출 사업자로 재탄생했다. 합병 후 약 5년간 점진적 성장을 이어오며 IPTV, IDC 등 미디어·네트워크 사업에서 꾸준히 실적을 쌓아왔다. 하지만 최근 AI 시대 가속화, 유료방송시장 쇠퇴 및 OTT 위협 속 신규 먹거리 탐색과 비즈니스 모델(BM)의 혁신을 요구받는 중이다. 최대 미션은 SKT와의 연결성 강화, IPTV 같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다. SK브로드밴드가 처한 현실과 과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IPTV 등 미디어 사업의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외형을 꾸준히 늘려왔던 미디어 사업은 최근 들어 매출 증가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 방송·콘텐츠 시장 변화로 신규 가입자 유입이 둔화되고 주 수익원인 홈쇼핑 사업자도 실적 난에 허덕인 영향이다. 기존 BM(비즈니스 모델) 구조를 유지하며 고성장을 이루는 건 불가능해졌다.난국에서 찾은 돌파구는 AI다. 각각 고객에게 생성형 AI 기반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해 모바일 OTT 등에 빼앗겼던 이용자를 다시 찾는 게 목표다. 챗GPT 등을 활용해 상호작용성이 큰 키즈 콘텐츠, OTT 큐레이션 서비스를 적극 키우고 있다. 고객들의 TV 이용시간 증대가 핵심이다.
◇매출·이용자 증가율 둔화, IPTV 등 미디어 사업 '메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유료방송 등 미디어 사업 부문에 메스를 대기로 했다. IPTV 서비스 B tv 내 AI 도입과 넷플릭스 파트너십을 통한 OTT 포탈 정체성 강화가 대표적 처방이다. B tv AI 서비스는 지난해 말부터 스마트3, AI2 셋톱박스를 시작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내 넷플릭스 도입을 완료할 전망이다.
변화를 결정한 배경은 미디어 사업의 성장 둔화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의 미디어 사업 매출은 2022년 1조882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대비 2.6% 증가했지만 2021~2022년 매출 증가율인 11.3%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기준 미디어 사업 매출 증가율은 0.8%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유선통신 사업 매출 증가율은 5.1%를 기록했다.
미디어 사업 매출 둔화는 IPTV 등 유료방송 가입자 둔화 흐름과 비례한다. 지난해 상반기 658만명을 기록한 SK브로드밴드 IPTV 가입자는 2020년 기준 매 반기마다 증가율이 감소했다. 2020년 하반기~2021년 상반기 4.5%였던 IPTV 가입자 증가율이 2022년 하반기~2023년 상반기 사이 2.6%로 줄었다.
가입자 수 둔화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수익과 연결되는 문제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사업자들이 소비 저하, 쿠팡 같은 경쟁 기업 등장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호소하며 송출수수료 인하를 요구 중이나 대가검증협의체로 갈등을 봉합하고 있다”면서도 “송출수수료 증가를 과거만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재 BM 구조를 고집하며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업계 공통된 생각”이라고 전했다.
방송통신위원회 2022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 조사에 따르면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SK브로드밴드 미디어 사업(SO+IPTV) 매출의 34.8%를 차지한다. IPTV 개별로 집계하면 31.7% SO만으로는 46.8%로 상당한 비중이다.
◇생성형 AI 도입, 서비스·콘텐츠 경쟁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이용자 증가율 둔화를 막기 위한 도구로 꺼내든 게 AI다. 생성형AI 등 기술에 기반한 맞춤형·개인화에 집중하면 IPTV에 가장 중요한 이용자의 TV 잔류·이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 기존 IPTV 사업구조에 탈피해 고객 편의성 제고를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을 쏜 셈이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콘텐츠 사업자와 협력하며 AI 쇼핑을 개발 중이다. AI 쇼핑은 드라마·VOD 노출 제품의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시청자에 제공해 쇼핑몰 진입을 유도한다. IPTV를 직간접 유통 창구로 발전시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아직 BM을 수립하진 않았으나 추후 수수료 수익 창출 등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AI 도입은 서비스만 아니라 콘텐츠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키즈 브랜드 B tv 잼(ZEM)에 도입된 ‘살아있는 영어 프리토킹’이 대표적이다. 현재 챗GPT 3.5 기반인 ‘살아있는 영어 프리토킹’은 AI캐릭터와 맞춤형 영어대화를 나누는 서비스다. 아동·학부모 이용자와의 실시간 상호작용을 이끌어내 TV 시청 시간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IPTV의 키즈 콘텐츠 등은 아동만 아니라 실제 서비스 결제·이용자인 부모 등 보호자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생성형AI를 접목하면 고객에 효용 경험을 심어주고 심리적 진입장벽도 낮춰 TV 시청·잔류 시간을 늘려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IPTV가 SNS, 모바일 OTT 등에 이용자 시간을 내어주면 리모컨 결제 등을 유도하기 어려워지기에 우선적으로 TV 시청·잔류 시간 늘리기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 tv의 OTT 포탈화 역시 생성형AI 기반의 초개인화를 주요 경쟁력으로 삼는다.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다수 구독 OTT를 한번에 탐색하고 시청으로 연결 시킬 수 있는 OTT 홈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화형 기능 역시 올해 상반기 삽입될 예정인 만큼 OTT 색인 능력과 이에 연결된 VOD 추천, 결제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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