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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주류업체 생존기]오너3세 '최낙준호' 무학, 수도권 점유율 확대 '시험대'⑥경영참여 후 실적 '악화일로', 톡시리즈 등 신제품 출시로 변화 모색

김혜중 기자공개 2024-02-05 07:16:43

[편집자주]

국내 주류업계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등 대기업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을 중심으로 입지를 구축한 중소주류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내수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주류 트렌드의 빠른 변화 등으로 중소업체들의 경영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활로를 찾기 위해 저마다 해외 시장 진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주류업체들이 처한 현 상황을 들여다보고 향후 전략 등 전반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남지역을 대표하는 주류기업 무학은 최위승 명예회장이 1965년 모태기업인 '소화주류공업사'를 인수하고 무학양조장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1994년 최 명예회장의 차남 최재호 회장이 대표를 이어받아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5년부터는 최 회장의 장남인 최낙준 총괄사장이 경영에 참여해 오너 2세와 3세가 함께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 총괄사장이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이래 무학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수도권 진출에 실패하고 본고장인 경남지역에서의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최재호→최낙준 지분 15% 증여, 경영능력엔 '물음표'

작년 7월 3일 최재호 회장은 최낙준 총괄사장에게 무학 주식 427만 5000주를 증여했다. 이로써 최 총괄사장의 지분은 0.04%에서 총 15.04%로 늘어났다. 지분 34.78%를 보유한 최대주주 최 회장에 이어 2대주주로 자리매김했다.


최 회장은 1961년생으로 올해 63세이지만 최 총괄사장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일찍이 오너 3세 경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선제적으로 지분을 확보하면서 승계 작업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는 평가다.

1988년생인 최 총괄사장은 경남은행 재무기획부에서 1년간 근무한 뒤 2015년 무학 마케팅사업본부장 상무로 입사했다. 이후 수도권전략본부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2022년에는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최재호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형성했다.


최 총괄사장이 차기기 총수로 올라섰지만 아직은 경영능력에 대한 의문이 짙은 상황이다. 최 총괄사장이 경영에 참여한 2015년부터 무학의 실적은 하향 추세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957억원과 656억원을 기록했으나 2021년 1269억원, 마이너스(-) 9억원까지 감소했다. 수도권 진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고배를 마셨고 오히려 경남지역에서의 경쟁력도 약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2022년에는 엔데믹 수혜로 실적이 반등하며 매출액 1528억원, 영업이익 15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2023년 3분기(누적) 무학은 매출액 11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급여 등 판매관리비를 효율화하면서 영업이익은 15% 증가했지만 외형은 오히려 수축했다. 주류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전한 수도권 진출 야망, 안방 사수가 '최우선'

무학은 2010년대 초반 경남과 부산지역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했다. 업계에 따르면 2014년 경남지역 주류 점유율은 80%~90% 수준이었고 부산에서도 70%를 상회할 정도였다.

이 같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수도권 진출에 나섰다. 2013년 수도권 진출 물량 확보를 염두에 둔 1000억원 상당의 설비 투자를 단행하면서 전국 소주 소비량의 20%를 충당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2013년 358명이었던 직원은 2014년 말 기준 464명으로 30%가량 증가했다. 수도권의 경우 10명 남짓이었던 영업사원을 70여명까지 늘렸다.

야심차게 수도권 진출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수도권 주류업체의 아성에 밀려났다. 2019년에는 수도권 영업사원을 중심으로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며 사실상 수도권 진출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공격적인 투자 탓에 영업이익도 크게 감소했다. 진출 초기 2014년 영업이익은 814억원이었지만 5년 뒤인 2018년에는 -100억원으로 줄었다. 급여와 판매촉진비, 광고선전비 등 판매관리비가 증가한 여파가 컸다. 2014년 판매관리비는 570억원 수준이었으나 2018년 기준 870억원을 기록하며 52.6% 증가했다.

설상가상 안방인 경남과 부산지역에서의 점유율도 빼앗기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대선주조가 2017년 '대선'을 출시하며 점유율 탈환에 나섰다. 2018년부터 하이트진로도 '참이슬'을 필두로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고 2019년에는 '진로이즈백'을 출시하며 전국구 주류업체로 발돋움해 무학의 입지가 축소됐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학 측은 여전히 수도권 진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향토지역 경남을 바탕으로 집토끼를 잡고 수도권까지 점유율을 확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아직 시장의 반응은 미미하지만 신제품 '톡시리즈'를 꾸준히 출시하는 등 지역소주를 넘어 상품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수도권 진출은 과거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에도 계속 진출하는 방향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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