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엔터사 IPO 로드맵]음악 진출한 카카오엔터 vs 웹툰 '외길' 걷는 웹툰엔터 몸값은① [기업가치] 로엔 인수로 음악으로 발 넓힌 카카오·웹툰, 웹소설로 글로벌 진격한 네이버
이지혜 기자공개 2024-02-08 09:46:54
[편집자주]
네이버와 카카오의 콘텐츠기업이 증시 입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네이버의 '웬툰엔터테인먼트', 카카오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주인공이다. 콘텐츠사업의 시작은 웹툰 등으로 같았으나 성장을 위한 솔루션은 달랐다. '웹콘텐츠' 외길을 걸은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K-pop(K팝)으로 보폭을 넓혔다. 이들의 도전은 어떤 결실을 맺을까. 네이버와 카카오 콘텐츠기업의 성장과 IPO 전략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16: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의 목표 기업가치는 1.5~2배가량 차이가 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조원의 몸값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네이버웹툰을 아우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9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된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뿌리는 같다. '넷(net)' 시대의 개막과 맞춰 웹툰, 웹소설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로 시장을 열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국을 가리켜 '웹툰 종주국'이라고 표현한 배경이기도 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이 웹툰시장을 열고 키워서 글로벌로 진격했다는 점에서 한류의 원조격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업을 영위한 지 20여년이 지나면서 카카오와 네이버는 콘텐츠사업을 키우기 위한 솔루션을 저마다 다르게 제시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의 기업가치가 각기 달라진 이유다.
◇카카오엔터, 음악사업에서 활로 찾아…사법리스크 극복 ‘관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이 증시 상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법리스크와 싸늘한 투자심리 탓에 증시 입성을 잠깐 미뤄뒀지만 시장상황이 좋아진다면 언제든지 다시 상장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가장 최근 기업가치를 산정한 건 2023년 초다. 해외 유수의 국부펀드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산출한 결과 기업가치가 11조3000억원인 것으로 계산됐다. 2021년 말보다 상승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8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합병, 그해 말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10조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말 유희열씨 등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신주 발행가액을 25만5116원으로 산정했다.
10조원은 앞서 카카오M이 외부에서 투자받으며 2조4000억원,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이 5조원, 멜론이 약 2조7000억원, 북미 웹소설과 웹툰 플랫폼인 래디쉬와 타파스 기업가치가 약 1조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이를 모두 합산한 수치에 가깝다.
앞서 카카오그룹은 앞서 2016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와 2021년 타파스와 래디쉬를 인수했다. 현재 이 두 기업은 합병돼 타파스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났다.
그러나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초 1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해도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발행 주식 총 수가 늘어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가 높아지긴 했지만 주당 가치는 2021년 말과 거의 같아서다.
2024년이 된 지금은 원론적으로 기업가치가 더 상승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모회사인 카카오와 함께 글로벌 엔터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인수한 덕분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31일 기준 1조8183억원이다. 이 가운데 카카오그룹이 보유한 지분 40% 정도의 가치는 7000억원대다. 비록 보유지분은 적지만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보유했다는 점을 감안, 프리미엄을 더한다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는 12조원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당초 목표했던 기업가치에 한참 못 미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국내에 한정짓지 않고 글로벌 증시를 타깃으로 최대 2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데 목표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일본 웹툰법인 카카오픽코마를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카카오픽코마의 최대주주는 카카오로 지분 91.1%룰 보유한 기업인데 만화 종주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픽코마 지분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경영권을 확보할 만큼 주식을 취득한다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2021년 8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높아졌을 것으로 파악된다. 외형이 더 커졌을 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흑자까지 내고 있다.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일본 증시 상장을 목표로 삼을 정도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O가 실현되려면 사법리스크를 넘어서는 게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으로 촉발된 사법리스크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O 계획이 ‘시계 제로’인 상태”라며 “지금으로서는 사업을 영위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기에 일단 사법리스크를 넘겨야 제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9조원 바라보는 웹툰엔터, 네이버 ‘웹툰 외길’로 글로벌 제패
네이버웹툰은 미국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등 어디로 향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올해 기업공개(IPO)를 성사하는 게 잠정적 목표인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는 콘텐츠사업에 있어서 웹툰과 웹소설 외길을 걸었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는 데 집중했다. 네이버웹툰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이래 사명을 단 한 번도 바꾸지 않은 이유다. 웹툰사업의 정점에 올라 있는 미국법인의 이름을 '웹툰엔터테인먼트'라고 지은 것도 이런 정체성을 고수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와 대비되는 지점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은 2024년 1월 11일 기준으로 네이버가 71.2%, 라인이 26.21%, Z홀딩스가 2.49% 보유하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는 왓패드와 라인디지털프론티어, 한국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있다. 다시 말해 네이버의 글로벌 웹툰사업 전초기지가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인 셈이다.
외부에서 한 번도 투자를 받지 않았기에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는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평가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는 1조1908억원이었다. 약 1년이 지난 2022년에는 기업가치가 5조원대로 뛰었고 2023년 5월에는 7조4000억원대가 됐다.
지난해 기업가치가 7조원을 넘을 수 있었던 데는 왓패드 지분을 네이버에서 넘겨받은 점이 주효했다. 왓패드는 네이버가 2021년 5월 인수한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데 월간 사용자가 9000만명에 이른다.
왓패드코퍼레이션 지분 100%의 가치는 8000억원대지만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결집,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는 약 9조원에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떨어지면서 웹툰엔터테인먼트 등 상장을 준비하는 신사업 가치가 부각되며 기업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며 “이에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적정가치를 유상증자 시점에서 20% 할증한 8조9000억원으로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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