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주류업체 생존기]'김기환 대표 단독경영' 지평주조, 글로벌 사업 언제쯤⑦이사회 없이 1인 사내이사 체제로, 수출 계획 제동 '변수'
김혜중 기자공개 2024-02-08 07:08:04
[편집자주]
국내 주류업계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등 대기업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을 중심으로 입지를 구축한 중소주류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내수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주류 트렌드의 빠른 변화 등으로 중소업체들의 경영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활로를 찾기 위해 저마다 해외 시장 진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주류업체들이 처한 현 상황을 들여다보고 향후 전략 등 전반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양평을 뿌리로 둔 전통주 제조기업 지평주조는 1925년 설립된 지평양조장을 모태로 두고 있다. 1960년 김교섭 씨가 지평양조장을 인수하며 현재의 오너체제를 형성했다. 이후 2세 김동교 씨가 바통을 이어받았고, 2010년부터는 3세 김기환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 지평주조를 이끌고 있다.2010년 김 대표가 경영을 이어받을 때만 해도 지평주조의 연매출은 2억원 수준이었다. 10여년이 지난 2022년 매출은 387억원이다. 짧은 시간 고속성장을 이어간 지평주조는 현재 김기환 대표의 단독경영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해외 수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를 해결해야하는 과제를 마주한 상황이다.
◇이사회 공백 1년째 유지, 사실상 김기환 대표 '1인 경영'
작년 5월부터 지평주조는 1인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기존엔 김기환 대표를 포함한 사내이사 3인이 이사회를 구성해 경영을 이어갔지만 현재 이사회 구성 없이 김 대표가 유일한 사내이사로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사내이사였던 이선자 상무의 임기가 2023년 5월 13일 만료되면서 이사회 구성에 변화가 생긴 탓이다. 1956년생으로 당시 67세였던 이 상무가 연임되지 않으면서 기존 3인이던 이사는 2인으로 줄어들었다. 곧이어 5월 18일 나머지 한 명의 사내이사인 이경민 상무도 등기이사에서 내려왔다.
이러한 상황 속 지평주조는 사내이사 1인을 추가해 이사회를 이어가기보다는 김 대표의 1인 경영체제를 선택했다. 지평주조의 자본금은 1억원으로 소규모회사에 해당되어 상법상 이사회를 구성할 의무가 없다. 1인 사내이사 체제로 경영을 이어갈 경우 이사회 소집 없이 사내이사가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처리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경영 10여년 만에 매출을 200배 가까이 증대시키면서 이미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단독경영에 대한 명분이 생긴 상황 속 새로운 사내이사를 선임하며 변화를 가져가기보다는 신속한 경영활동으로 앞으로의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해외 진출 대규모 투자, 살균막걸리 개발 지연 '변수'
1인 사내이사 체제로 전환한지 1달 만인 2023년 6월 지평주조는 CI(기업 이미지)도 변경했다. 공개된 새로운 CI는 기존 한글 지평주조에서 영문 '지평 브루어리(JIPYEONG BREWERY)'로 변경하면서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당시 3년 내 해외 매출 500만달러(한화 약 65억원)를 목표로 미국과 유럽, 동남아 국가를 포함해 총 10개국에 지평막걸리를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생산 거점도 마련했다. 작년 5월 천안공장을 완공하면서 연간 전체 탁주 시장의 20%를 충당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지평주조의 기존 생산량을 5배 확대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지방 시장 확장과 해외 진출에 따른 물량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천안공장 신축에는 총 390억원의 자금이 소모됐다. 구체적으로는 2021년 토지 매입에 70억원, 2022년 공장 건립에 320억원이 사용됐다. 지평주조는 2021년에는 191억원, 2022년에는 140억원 규모의 장기차입을 통해 이를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 부족한 금액은 보유하고 있던 현금으로 충당했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해외 진출에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소비기한이 짧은 막걸리를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효모와 효소 등을 살균 처리해 제품의 부패 속도를 지연시킬 필요가 있다. 당초 개발한 살균막걸리를 천안공장에서 생산하고 2023년부터 해외 수출을 본격화할 방침이었으나 신제품 개발이 늦어지면서 계획이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재무건전성이 다소 악화됐다는 점도 해결 과제다. 2020년 59.4%였던 부채비율은 두 차례의 대규모 차입으로 인해 2022년 161%까지 늘어났다. 장기차입금 대부분은 2026년 이후 상환이 계획된 만큼 당장에 부담이 크지는 않지만 사업 확장으로 인한 리스크를 떠안은 셈이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올해 해외 진출을 목표로 살균막걸리 개발 중에 있다"며 "신제품 출시 후 미국, 중국, 일본 3개국을 중심으로 수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토스 IPO]외국계 로펌 물색…ADR 상장 유력
- 'ROE·ROA 1위' 키움증권, 3개 분기 연속 2000억대 순익
- 상장요건 유예 만료 앞둔 메드팩토, '4종물질' 활용법 주목
- [IB 풍향계]KB증권, 잇따른 코스닥 기업 유증 딜 '쏠쏠하네'
- [IB 풍향계]한국증권, 주관 1위 눈앞…더본코리아 IPO로 '막판 스퍼트'
- [IB 풍향계]'어수선한' 한양증권, 핵심 IB 이탈은 '아직'
- [IB 풍향계]파두·이노그리드에 주춤한 NH·한국...삼성, 최대 '수혜자'
- NH투자증권, 다시 살아난 PF 효과…짭짤한 IB 실적
- [Market Watch]'속도전 vs 관망' 갈림길 선 코스피 IPO 대기주자들
- [DB금투 밸류업 점검]기업가치 상승 '키포인트' IB가 쥐고 있다
김혜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대명소노 뉴 청사진]신성장동력 발굴 '특명', 다채로운 사업 확장 '주목'
- 이랜드그룹, '4000억' 자산 유동화 가능성 '고개'
- [대명소노 뉴 청사진]사업 다각화 '승부수', 항공업으로 '성장 2막' 그린다
- [더본코리아를 움직이는 사람들]홍신유 구매물류사업 총괄, 신사업에 역할도 '확대'
-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2030년까지 7조 투자, 재무 건전성 문제없어"
- [더본코리아를 움직이는 사람들]강석천 CFO, '보수적' 자금 운용 기조 이어갈까
- 이랜드리테일, '강남 e스퀘어 유동화' 1900억 수혈
- [더본코리아를 움직이는 사람들]최경선 가맹사업본부 총괄, 점주 갈등 '봉합' 과제
- [더본코리아를 움직이는 사람들]'안살림' 강석원 각자 대표, IPO 성사 특명
- [2024 이사회 평가]오리온, 아쉬움 남긴 '평가장치 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