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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지금]전영현 없는 최윤호 체제, 이재용이 밀어준다①연매출 사상 첫 22조 돌파, 3년 연속 삼성SDI 들른 총수

김도현 기자공개 2024-02-26 07:33:19

[편집자주]

올해는 최윤호 사장이 삼성SDI를 이끈 지 3년차다. 그동안 후방에서 지원사격을 해준 전영현 부회장이 없는 첫해이기도 하다. 최 사장 부임 이후 수익성 위주로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전기차 산업이 '캐즘' 구간에 접어들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2024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최 사장은 물론이고 회사의 명운이 결정될 전망이다. 기로에 선 삼성SD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부상한 삼성SDI는 1970년 창립 이래 큰 변화를 겪은 계열사 중 하나다. 반도체를 뒷받침할 분야로 배터리가 꼽히면서 회사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전영현 부회장 자리를 이어받은 최윤호 사장이 부임하면서 더욱 짙어지고 있다. 최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역대급 실적을 내며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극심한 2024년, 삼성SDI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합작사에서 배터리 리딩 기업까지…연이어 닿은 JY의 발길

삼성SDI는 1970년 삼성전자공업이 일본전기와 합작해 만든 삼성-NEC가 전신이다. 초기 흑백TV 브라운관을 생산하다가 1974년 삼성전관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다음 해 반도체 생산을 개시했고 1976년에는 수원공장을 준공했다. 1978년 컬러 브라운관 제조에 돌입했고 1985년 삼성전관으로 다시 사명을 바꿨다.

1991년 말레이시아 법인을 세우고 1992년 독일 WF, 1995년 중국 현대전자 등을 인수하면서 1999년 삼성SDI로 거듭난다. 2008년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사업부를 분할하면서 지금의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들어졌고 이후 2차전지 투자를 본격화했다. 2014년 제일모직을 합병했다가 2016년 케미칼사업부를 SDI케미칼(구 롯데첨단소재)을 롯데그룹에 매각하기도 했다.

삼성SDI 기흥 본사 / 출처=삼성

이후 삼성SDI는 배터리 부문을 중심으로 개편에 나섰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폭발 여파로 그룹 내 입지가 대폭 줄었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건 2017년 3월 사장으로 자리한 전 부회장 취임부터다. 전 부회장은 '삼성 반도체 역군'으로 안팎의 신망이 높은 인재였다. 삼성SDI를 맡으면서 빠르게 회사 구조 재편을 단행했고 결과적으로 현재의 삼성SDI를 갈고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부회장은 2021년 말 최 사장에 삼성SDI 최고경영자(CEO)직을 넘겨준 뒤에도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중책을 맡았다. 경영지원통으로 배터리 경험이 부족한 최 사장을 보좌했던 셈이다.

작년 말 인사를 통해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게 됐다. 올해부터 최 사장 독립 체제가 열린 것이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 둔화에도 연매출 22조원을 돌파하면서 최 사장은 실력을 보여줬다. 그에 대한 우려보다 기대가 큰 이유다.


최 사장이 이 회장의 심복으로 꼽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는 미전실,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치면서 이 회장과 밀접하게 소통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인 정현호 부회장과 함께 이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거론되기도 한다.

이를 증명하듯 이 회장은 최 사장이 삼성SDI에 발을 들인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삼성SDI 사업장을 찾았다. 올해 설 연휴 이 회장의 삼성SDI 말레이시아 공장 방문까지 최 사장은 3번 연속 동행하면서 중역임을 재확인했다.

삼성SDI 말레이시아 사업장 시찰 중인 이재용 회장과 최윤호 사장 / 출처=삼성

◇3년차 맞은 최윤호, '갤노트7' 아픔 지울까

최 사장은 경영지원 및 관리에 특화된 인물이다. 이전까지 배터리와 인연이 사실상 전무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이 최 사장을 삼성SDI 수장으로 앉힌 건 그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컸음을 보여주는 배경이다.

삼성그룹 전반으로 스마트폰, 가전 및 TV 등이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위기론이 커졌다. 여기에 반도체 부문마저 적자로 돌아서면서 대안이 절실했다는 후문이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되어준 건 배터리였다. 삼성SDI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경쟁사 대비 소극적인 투자로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2023년부터 공격 태세로 전환하더니 현재까지 호성적을 내는 흐름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최 사장의 결단력이 빛을 냈다. 최 사장 합류 이후 현대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굵직한 고객을 확보한 데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전지 상용화에도 속도가 붙었다.

상승세가 이어지자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배터리 사업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갤럭시노트7 화재 이후로 눈 밖에 났다는 소외감이 컸던 삼성SDI 임직원들도 이 회장이 적극적으로 밀어주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3년 연속 이 회장이 삼성SDI를 찾은 점이 내부 여론을 긍정적으로 돌린 계기로 여겨진다.

실제로 이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과 회동하면서 삼성SDI 배터리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쳤다.

이번 삼성SDI 말레이시아 공장 현장경영을 통해 이 회장은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고 강조했다. 배터리 사업을 제대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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