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AI 반도체 생태계 분석]망고부스트, '미완의 대기' DPU 상용화 이뤄낼까⑥CPU·GPU 부담 줄여주는 반도체, 안정적인 고객 확보 관건
김도현 기자공개 2025-03-31 13:01:09
[편집자주]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가 퓨리오사AI 인수 의향을 내비친 게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이던 메타가 개발 레퍼런스가 있는 한국 기업 인수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를 계기로 또 다른 국내 AI반도체 기업들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 생태계와 실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08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망고부스트가 다소 생소한 길을 걷고 있다. 데이터처리장치(DPU)라는 이름부터 낯선 제품을 다룬다. 국내에서는 이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사실상 전무하다.다만 해외에서는 관심도가 높다. DPU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적잖다는 후문이다. 망고부스트의 행보가 성공 스토리로 끝날지, 무모한 도전으로 마무리될지 국내외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AMD·인텔 등 협력, 의미 있는 성과 언제쯤
27일 업계에 따르면 망고부스트는 DPU를 개발해 일부 고객에 납품 중이다. 아직 물량이 많지 않으나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면서 상용화 작업이 한창이다.
망고부스트는 김장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사진)가 2022년 창업한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김 대표는 학부생 때부터 시스템반도체를 연구했고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망고부스트가 다루는 DPU는 데이터센터 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과부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CPU, GPU,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핵심 부품의 동작을 최적화해 서버 효율 및 성능을 높여준다.
국내에서는 DPU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곳이 없으나 해외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관련 프로젝트에 착수했거나 검토 중이다.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츠는 전 세계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7년 1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멜라녹스테크놀로지, AMD는 펜산도, 마이크로소프트(MS)는 펀저블 등을 각각 인수했다. 이들은 DPU 업체로 수조원의 몸값이 책정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을 눈여겨보던 김 대표가 망고부스트를 설립한 배경이다.
점차 DPU의 유망함을 알아보던 투자사들도 망고부스트에 수백억원을 투입했다. 신한벤처투자, IMM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한국산업은행 등이 대상이다. 이미 1000억원 가까운 금액을 유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기업가치가 4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업계를 뒤흔든 딥시크도 DPU를 활용하면서 자체 칩을 개발한 것으로 안다"며 "DPU가 본격 도입되는 시점의 차이는 바뀔 수 있으나 커지는 방향은 맞는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망고부스트는 창립 2년 만인 2024년 DPU 개발을 완료했다. AMD의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알베오' 기반 DPU 'MBDPU-1'을 완성했다. 망고부스트에 따르면 해당 칩을 적용하면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워크로드 성능을 기존 대비 3배 이상 개선할 수 있다. 서버 CPU 사용 50% 이상 절감, 경쟁 DPU 대비 40% 이상 성능 우위 등도 내세운다.
MBDPU-1 바탕이 되는 FPGA는 이름 그대로 프로그래밍을 통한 기능 변경이 가능하다. 고객별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망고부스트는 AMD 외에 인텔 등과도 협력 중이다.
김 대표를 비롯한 망고부스트 인원들은 주요 반도체 전시회와 세미나 등에 참석해 자사 제품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2023년 기준 70억원 이상 매출을 냈으나 당시 3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양산성을 검증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과제다. 이를 위해선 고객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수적이다. GPU 대안으로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DPU가 기회를 포착하려면 여러 기업과의 교류가 있어야 하는 영향이다.

◇연이은 인재 영입, 삼성전자 출신까지 합류
망고부스트에는 삼성전자, 네이버,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굴지의 기업 출신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이들은 국내와 미국 법인 각각에서 중역을 맡고 있다.
양적으로도 확산세가 빠르다. 단기간에 80여명의 직원을 확보했다.
연초에는 박찬익 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이 최고영업책임자(CCO)로 합류했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20년 넘게 반도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 연구개발(R&D) 및 상업화를 추진한 인물이다.
김 대표는 "망고부스트 주요 제품 라인업이 발전하면서 기존 고객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새로운 고객을 발굴해야 할 시기가 왔다"며 "박 CCO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은 망고부스트 시장 확대 및 성장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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