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엔터사 IPO 로드맵]재무통 앞장 선 카카오엔터, 이해진 힘 실은 웹툰엔터⑤[지배구조]글로벌 음악 전문가·투자자 중심 카카오엔터 vs 창업자 이끄는 웹툰엔터
이지혜 기자공개 2024-02-20 07:30:52
[편집자주]
네이버와 카카오의 콘텐츠기업이 증시 입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네이버의 '웹툰엔터테인먼트', 카카오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주인공이다. 콘텐츠사업의 시작은 웹툰 등으로 같았으나 성장을 위한 솔루션은 달랐다. '웹콘텐츠' 외길을 걸은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K-pop(K팝)으로 보폭을 넓혔다. 이들의 도전은 어떤 결실을 맺을까. 네이버와 카카오 콘텐츠기업의 성장과 IPO 전략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15: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지향점은 같다. 둘다 글로벌사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비욘드 코리아’의 선봉장으로서,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웹툰(WebToon)이라는 한국 문화를 해외에 수출하며 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그러나 이사회 구성은 다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그룹 사안에 밝은 재무통과 음악사업 전문가를 전진배치, 주요 투자자와 함께 이사회를 구성했다. 반면 네이버의 웹툰엔터테인먼트는 그룹 수장이 직접 이사회에 몸담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채선주 네이버 대표 등이 직접 참여한다.
두 기업 모두 글로벌로 진격하는 점은 같지만 공략법과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경영안정성과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데, 웹툰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사업 비중 확대라는 공약을 이행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그룹 재무통·글로벌 음악전문가·투자자 중심으로 ‘비욘드 코리아’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3월 말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CEO) 선임 등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기 주총은 의미가 크다. 약 10년 만에 CEO 교체 안건을 다룬다. 이진수 CEO는 2013년부터, 김성수 CEO는 2021년부터 재직한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큰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기주총 등이 끝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회의 사내이사로 권기수, 장윤중 공동 대표와 최용석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름 올릴 예정이다.
눈에 띄는 것은 카카오그룹에 정통한 재무전문가가 이사회 의석을 두 자리나 확보했다는 점이다. 신임 CEO에 오를 권기수 내정자는 2013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시작으로 다음카카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로엔, 카카오M,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FO를 지낸 정통 재무통이다.
사내이사에 올라 있는 최용석 CFO도 마찬가지다. 다음 시절부터 재무분야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FO에 선임되기 전에는 카카오 성장지원실장 부사장으로서 핵심 계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했다. 핵심 계열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모두 관여한 만큼 그룹 사안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력이 색다른 인물은 장윤중 CEO 내정자뿐이다. 장 CEO는 다른 사내이사와 달리 2021년 들어서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카카오그룹이 ‘비욘드 코리아’를 천명, K-pop(K팝)을 중심으로 글로벌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영입한 인물이다. 글로벌 음악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장 내정자는 올 1월 말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2024 빌보드 파워 100 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빌보드는 매년 전세계 음악산업에 주요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인물을 레이블, 퍼블리싱, 멀티섹터 등 각 부문 별로 100명씩 선정해 발표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회의 기타비상무이사로는 주요 투자자가 포진해있다. 안상균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대표, 피아오 얀리 텐센트게임즈 부사장, 사우디아라비아국민 이브라힘 칼레드 알모젤(Ibrahim Khaled Almojel), 유태욱 카카오 성장지원실장 등이다.
이같은 이사회 구성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투자자의 이익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한편 재무건전성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는 것을 뜻한다. 또 앞으로 K팝 등 글로벌 음악사업에 중점을 두겠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이해진 GIO가 힘실었다, 글로벌 전문가 포진
반면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 이사회 구조는 사뭇 다르다. 네이버가 웹툰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이끌어온 김준구 네이버웹툰 CEO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 마스다준 일본 라인디지털프론티어 코퍼레이션 이사가 이사진으로 이름 올렸다.
네이버의 핵심인물로만 이사회가 구성된 점이 눈에 띈다. 네이버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부족자금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직접 지원했다. 외부투자를 적극 유치한 카카오와 대비되는 지점이자 웹툰엔터테인먼트 이사회가 네이버 관계자로만 구성된 배경이다.
김준구 CEO가 웹툰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참여를 놓고 업계에서는 당연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네이버에서 약 20년간 웹툰사업을 진두지휘하며 핵심 작가와 네트워크를 쌓은 인물이라서다. 더욱이 미국 증시에 입성하는 것은 웹툰엔터테인먼트지만 핵심 의사결정은 한국 네이버웹툰에서 이뤄지고 있다. 수익성이 가장 좋은 것도 한국 네이버웹툰이다.
이해진 창업자와 채선주 대표가 웹툰엔터테인먼트 이사진으로 합류한 배경은 이들이 네이버의 글로벌사업을 이끌고 있어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해진 창업자는 네이버의 글로벌 투자책임자(GIO)로 일하고 있다”며 “채선주 대표는 네이버의 대외, ESG정책 책임자이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문화사업을 담당한 이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해진 창업자는 2013년부터 2017년 3월까지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서다가 이후 네이버 GIO로 보직을 바꿨다. 이사회 독립성을 보장하고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려면 글로벌사업을 맡는 편이 타당하다고 판단해서다.
채 대표는 네이버 홍보실과 커뮤니케이션그룹 총괄을 거쳐 2018년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를 지낸 인물이다. 2022년부터 네이버의 ESG정책과 글로벌 사업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기술 수출 등도 채 대표의 성과다. 현재 최수연 CEO와 함께 네이버 사내이사에 올라 있다.
마스다 준 이사가 몸담고 있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일본 자회사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이 만화 종주국인 만큼 라인디지털프론티어도 성장성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미국 증시 입성을 정조준한만큼 글로벌사업을 이끄는 핵심 인력을 웹툰엔터테인먼트 이사회에 포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 나아가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미국 자본시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데이비드 리를 CFO에 선임하며 상장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수연 네이버 CEO는 최근 열린 2023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4년에도 웹툰의 영상화사업을 꾸준히 진행하며 MD(굿즈)와 출판, 게임 등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IP(지식재산권)의 영향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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