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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계열사 세대 교체]LG에너지솔루션, 예견된 LG가의 '슈퍼 루키'①30년 전 시작된 배터리 연구…LG전자·화학 제치고 존재감 막강

조은아 기자공개 2024-02-29 11:39:05

[편집자주]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룹을 대표하는 간판 계열사 역시 달라지고 있다. 한국 경제의 태동기 이른바 '중후장대' 산업들이 맨 앞에서 그룹의 성장을 홀로 이끌었다면 어느 정도 먹고살 만해진 뒤 국민 삶의 질과 국내 산업의 질 모두를 끌어올린 건 전자 사업이었다. 여전히 이들 사업이 주요 그룹의 주력이자 핵심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곳곳에선 형들을 단번에 뛰어넘는 슈퍼 루키들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더벨이 주요 그룹 간판 계열사의 흐름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흔히 LG그룹의 양대 축으로 LG전자와 LG화학이 꼽힌다. LG화학이 그룹의 모태로 조용하게 그룹을 뒷받침해왔다면 LG전자는 시대를 선도하는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LG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두 회사는 반 세기 넘게 그룹의 성장을 맨 앞에서 이끌며 지금의 LG그룹을 만들었다.

지금도 두 회사를 LG그룹의 핵심으로 보는 시각엔 변함이 없다. 그러나 간판스타를 꼽자면 조금 다르다. 2020년 말 출범한 막내 LG에너지솔루션을 빼놓을 수 없다. 외형은 두 회사보다 작지만 존재감만큼은 막강하다. 실적, 주가, 성장성 모든 면에서 화제를 모으며 말 그대로 그룹의 '슈퍼 루키'로 떠올랐다. 깜짝 등장은 물론 아니다. 30년 전 어느 정도는 예견된 결과다.

◇LG그룹의 현재 만든 LG전자, 여전히 1등 계열사

예나 지금이나 LG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는 LG전자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임직원 수만 3만3000명이 넘는다. 임원만 300명이다. 시선을 바다 너머로 돌려보면 규모는 한층 더 커진다. 130개의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만5000명에 이른다. 부침이 있긴 하지만 압도적 격차로 그룹 내 매출 1위를 놓쳐본 적이 없다.

소속 임직원의 위상 역시 남다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함께 ㈜LG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권봉석 부회장이 LG전자 출신이며 그 이전 대표이사를 지냈던 권영수 전 부회장 역시 LG전자에서 그룹 생활을 시작했다. 워낙 다양한 계열사를 거치긴 했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나고 자란 곳'은 LG전자다.

대중들 사이에서도 친숙한 건 LG전자다. '가전은 LG'라는 말에서 알 수 있다. 명실상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라이벌로 불리는 유일한 국내 회사이기도 하다. 1968년 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구(인회) 사장, 우리도 앞으로 전자산업을 하려고 하네"라는 말 한마디로 시작된 둘의 경쟁 관계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애초 간판이 될 수밖에 없었다. 구인회 창업주는 1958년 부산에 국내 최초의 전자공업회사인 금성사를 설립했다. 설립 1년 만인 1959년 국내 최초의 라디오가 나왔다. LG전자의 '최초'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선풍기, 전화기. 흑백TV, 컬러TV, 세탁기, 카세트 녹음기 등이 줄줄이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엇갈린 희비, 기대감 업고 떠오른 LG화학

LG전자의 위세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 계속 됐다. LG화학이 LG전자와 함께 그룹의 쌍두마차로 불리긴 했지만 규모나 위상 면에선 LG전자를 따라가지 못했다. LG화학은 그룹의 모태로 LG전자보다 10년 가까이 이른 1947년 출범했다.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한 건 2010년이다. 스마트폰 시대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결과가 뼈아팠다. LG전자는 당시 대규모 적자를 내고 수장마저 교체되는 등 '최악의 해'를 맞았다. 반면 LG화학은 오랜 기간 '밑빠진 독에 물붓기'와 같았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

당시 GM,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와 전기차 배터리 납품 계약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0년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 기공식엔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듬해 열린 국내 오창 배터리 공장 준공식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각각 참가했다. 배터리 사업을 향한 안팎의 관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때 무려 3배 차이가 났던 LG화학 시가총액이 LG전자 시가총액을 따라잡은 것도 2010년이다. 석유화학 사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실적, 주가, 성장성 모든 것이 좋았다.

그룹 안팎의 기류 역시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 무렵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주요 발언이나 행보 등에서 무게 중심의 변화가 엿보이기 시작했다. 2011년 구분무 회장은 새해 첫 현장 행보로 오창 공장을 방문했다.


◇LG에너지솔루션, 준비된 간판 교체

2020년 말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준비된 간판스타다. '꾸준함의 결실' 그 자체로 통한다. 시작이 무려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회장이던 구본무 선대회장이 영국 출장에서 이차전지를 처음 접한 뒤 국내 연구진에게 연구를 맡긴 건 유명한 일화다.

첫 성과를 2009년 GM과 맺은 배터리 공급 계약이라고 칠 때 첫 결실이 무려 17년 만에 나왔다. 2018년 4분기의 깜짝 흑자를 제외하면 꾸준히 흑자를 내는 구조가 만들어진 건 2020년으로 무려 30년 가까이 걸렸다.

사업 다각화의 좋은 선례로도 꼽힌다. 한때 LG화학은 사업 다각화, 롯데케미칼은 '한우물' 전략으로 서로 상반되는 전략을 펼쳤는데 결과는 현재 두 회사의 실적과 주가가 말해준다. LG화학은 출범 이후 1980년대부터 핵심인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생활용품, 정밀화학 등으로 사업영역을 꾸준히 확대했다. 화장품 사업에도 재진출했고 바이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현재는 바이오 사업도 배터리처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2022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용으로 2800억원을 썼는데 매출 대비 비중이 30%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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