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솔브레인홀딩스]'주가 급등 좋지만' 승계작업 고심 커졌다정지원 회장 상속세 부담, '안 보이는 후계자' 정문주 전무 부각
김도현 기자공개 2024-02-26 07:32:04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 전환 5년 차에 접어든 솔브레인홀딩스의 남모를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창업주인 정지완 회장이 고희를 앞둔 가운데 상속세 이슈 등으로 원활한 세대교체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2차전지 소재 사업 기대감, 호성적 등으로 주가가 뛰었음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배경이다.솔브레인홀딩스는 2020년 7월 솔브레인이 지주사와 사업회사를 인적분할하면서 설립된 곳이다. 당시 체제 변경은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여겨졌다. 지주사 지분만 어느 정도 확보하면 전체 계열사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어 경영권 승계가 수월하다는 점에서다.
후계자 소유 비상장사를 내부거래 등으로 육성해 재원을 마련한 뒤 지주사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도 통상 활용되는 방안이다. 솔브레인홀딩스에서는 오너 2~3세가 지분 60% 이상 보유한 머티리얼즈파크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머티리얼즈파크는 솔브레인에 전지용 전극 등을 공급하고 있다.
작년 10월 머티리얼즈파크는 삼성전자와 솔브레인홀딩스·솔브레인 주식교환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머티리얼즈파크는 소유하고 있던 솔브레인 주식 6만3971주를 삼성전자에 넘겼다. 반대급부로 삼성전자가 보유한 솔브레인홀딩스 주식 전량(46만1741주)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오너 2~3세의 솔브레인홀딩스 지배력이 커진 셈이다.
현시점에서 솔브레인홀딩스를 향한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확고하다. 최대주주인 정 회장(55.89%)을 비롯해 부인인 임혜옥 솔브레인나눔재단 이사장(14.61%), 딸인 정문주 솔브레인홀딩스 전무(1.09%), 손녀인 정호경 씨(0.21%) 등 지분을 합치면 70%를 상회한다.
문제는 2020년 불의의 사고로 정 회장의 아들 정석호 씨가 고인이 돼 후계자 선정이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1986년생인 정 씨는 정 회장 장남으로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10년 이상 솔브레인에서 근무하면서 후계수업을 받아왔다. 2018년에는 솔브레인 등기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갑작스런 상황으로 정 씨의 딸인 정 양은 솔브레인과 솔브레인홀딩스 지분을 각각 2.41%씩 물려받았으나 현재 그녀가 보유한 지분은 각각 1.93%, 0.21%만 남았다. 상속세 납부를 위해 주식 일부를 처분한 영향이다. 당시 정 양의 상속세는 100억원대로 추정된다.
최근 솔브레인홀딩스는 2차전지 필수 원료인 전해액 수혜주로 거론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솔브레인에스엘디, 솔브레인 헝가리법인, 아크 다이어그노스틱스(ARK Diagnostics) 등 종속기업 실적 개선으로 인해 2023년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7.64%와 69.81% 증가한 점도 한몫했다.
올해 장 시작을 4만원대 초반에서 출발한 솔브레인홀딩스 주가는 상한가를 친 이달 21일 8만7800원까지 오른 바 있다. 22일 오전 기준 7만원대 중반으로 다소 낮아지긴 했으나 연초 대비 대폭 상승한 상태다.
일련의 과정으로 정 회장과 임 이사장의 지분가치가 크게 높아진 상태인데 비틀어 보면 추후 정 전무와 정 양의 상속세와 정비례하게 된다. 정 양 사례를 비춰볼 때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무와 정 양이 가진 지분을 고려하면 배당금 등으로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왕성한 활동을 펼칠 수 있을 때까지 정 전무에 최대한 많은 지분을 넘기는 방안이 솔브레인홀딩스 내부에서 강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무가 각각 40.61%와 2.38%를 보유한 머티리얼즈파크, 솔브레인 등을 연계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또 다른 이슈도 있다. 불가피하게 후계구도가 이동했으나 정 전무는 2021년에서야 경영전선에 뛰어들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데다 예술 전공으로 반도체, 2차전지 등 솔브레인홀딩스 주요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1984년생인 정 전무는 솔브레인홀딩스 합류 이전에 FnC코오롱에서 존바바토스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정 양은 2013년생으로 아직 경영구도와는 거리가 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정 전무가 미술 쪽에 조예가 깊으나 회사 경영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안다. 이 때문에 정 회장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극단적으로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넘어가거나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까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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