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증권 신임 CRO 중책, 부동산 금융 '감축' 미래에셋 혁신추진단서 영입…사세 확장 변곡점
양정우 기자공개 2024-02-28 07:17:1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6일 0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올투자증권이 미래에셋증권의 혁신추진단 출신 이종서 상무를 최고리스크담당자(CRO) 전무로 영입했다. 무엇보다 증권사 전반에서 리스크가 확대된 부동산 금융의 사업 비중을 낮추는 게 신임 CRO에 맡겨진 중책으로 파악된다.◇미래에셋 경영진 신뢰, 지적 저변 광범위…변곡점 선 다올증권 CRO 낙점
26일 IB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이종서 전무를 새로운 CRO로 선임했다. 이 전무는 그간 미래에셋증권에서 증권맨으로서 업력을 쌓아온 인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 전무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오랫동안 경영진의 신뢰를 받아온 인사"라며 "각종 딜의 장단점과 리스크 관리, 업계 트랜드 등을 최고위층과 전략적으로 논의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에 대한 지적 저변이 넓은 데다 오랜 기간 추이를 지켜본 경험이 있는 덕에 다올증권의 CRO로 낙점을 받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올증권은 현재 사세 확장의 변곡점에 서있다. 과거 수백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창출하는 중소형사였다가 부동산 금융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나선 뒤 연간 순이익이 1800억원 수준(2021년 별도 기준)에 이르는 하우스로 도약했다.
하지만 성장 속도가 이례적이었던 탓에 지난해를 전후해 성장통을 앓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에서 이례적으로 기준금리를 끌어올린 여파로 증권사마다 부동산 금융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IB 비즈니스의 핵심인 다올증권 역시 우발채무에 대한 부담이 점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말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기업여신 포함) 규모는 4829억원이다.
다만 대규모 자금 조달과 채안펀드 등 금융당국의 지원을 토대로 유동성 부담엔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초 다올신용정보를 130억원에 메이슨캐피탈과 리드 캐피탈매니지먼트에 넘긴 데 이어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지분 52%를 우리금융지주에 매각해 약 230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부동산 금융 리스크 '깐깐한 자체 검토'…IB 비즈니스 전반, 평가기준 확립
현재 다올증권은 비즈니스 전반과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때문에 새롭게 영입한 CRO엔 사업 구조에서 부동산 금융이 차지하고 있는 막대한 비중을 서서히 낮춰 나가야 하는 중책이 부여돼 있다.
일단 CRO로서 부동산 금융의 리스크를 엄중하게 따질 것으로 관측된다. IB 비즈니스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은 각 하우스의 프로세스에 따른 리스크심사위원회에서 내려진다. 하지만 딜을 추진하려는 IB 실무진은 아무래도 강점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키기 마련이다. 이 때 CRO 조직에서 좀더 객관적 시각을 담은 자체 평가를 제시하는 방향으로 위원회가 오판을 내릴 가능성을 낮출 방침이다.
여기에 기업금융 등 아직 다올증권의 사세가 약한 비즈니스를 본격화하는 데도 CRO가 한몫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 프로세스가 하우스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상 작동하려면 평가 기준 등 시스템이 정교해야 한다. 이 전무는 이런 IB 비즈니스의 전반적 평기 기준을 재확립하는 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
그는 이번 이직 직전까지 미래에셋증권 내 혁신추진단에서 근무했다. 혁신추진단의 경우 그룹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는 집단을 표방하면서도 구체적인 임무나 성과, 구성원 등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은 채 활동해왔다. 다만 이 조직에 한번이라도 소속됐었던 핵심 임원마다 승승장구했기에 IB업계에서는 그룹 내 위상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다올증권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하며 4분기만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냈다. 최근 세일즈 앤 트레이딩(S&T)부문을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덕분이다. 지난해 신설된 트레이딩본부와 에퀴티파생본부에서 150억원 대 영업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올들어 기존 4개의 부동산PF 본부는 2개로 통폐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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