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운용 워싱턴DC 역사 법정다툼서 '승기' 현지 투자사 민사소송 취하 신청에 법원 기각 결정
이돈섭 기자공개 2023-11-29 09:48:31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올자산운용이 미국 워싱턴 DC 소재 기차역 유니언스테이션 운영권을 둘러싼 소송에서 추가 승전보를 올렸다. 다올운용은 과거 해당 역사를 운영했던 현지 부동산 투자회사와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이 투자회사가 법원에 제기한 소송 취하 신청에 대해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소송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연방법원은 부동산 투자회자 애쉬케나지(Ashkenazy)가 다올운용 펀드 신탁자 국민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취하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애쉬케나지 측이 미국 유니스테이션 운영에 개입한 것과 관련, 5억6000만 달러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도 판결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다올운용 측은 애쉬케나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일으켰고, 애쉬케나지 측은 연이어 다올운용 측 소송을 기각해달라는 소를 제기했다. 이번 판결은 에쉬케나지 측 기각 요청 소에 대한 결정으로 다올운용 측은 당초 애쉬케나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
이번 판결에서 눈에 띄는 점은 법원이 애쉬케나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점이다. 역사 운영주체인 SPC 지분을 청산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타 법인을 부동산 자산관리회사(PM)로 재지정하려는 시도가 계약서 위반이라는 다올운용 측 주장에 대해 애쉬케나지는 조항 해석상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설득력이 없다고 봤다.
다만 법원은 지난해 6월 다올운용의 담보권 실행으로 채무가 해소돼 다올운용 측에 채무와 비용 변제 의무가 없다는 애쉬케나지 측 주장에 대해서는 판결을 유보했다. 양자 간 별도 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애쉬케나지가 다올운용 측에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주장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지금으로부터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올운용은 2018년 미국 워싱턴DC 소재 기차역 유니언스테이션 운영사가 발행한 중순위 메자닌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했다. 10억 달러 밸류에 국내 보험사 3곳이 참여해 총 1억 달러를 출자했다. LTV 42% 수준으로 자산 가치 급락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운영상 문제가 생긴 건 코로나19가 확산면서부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원격 근무가 본격화하고 역사 방문객이 급감, 급기야 당시 차주였던 애쉬케나지가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애쉬케나지는 2007년 미국 정부 측과 2084년까지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 유니언스테이션 운영 SPC를 소유하고 있었다.
애쉬케나지가 디폴트 상태에 빠지자 현지 부동산 운용사 SL그린이 특별 서비스 업체(Special Servicer) 지위를 획득해 선순위 권리를 확보했다. 특별 서비스 업체는 부실 자산을 처분하고 관리하는 주체다. SL그린은 차주의 기존 채무 관계를 일괄 정리코자 했고, 중순위 채권을 가진 다올운용은 투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다올운용은 지난해 타사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더 드루(The Drew) 호텔 투자 건이 캐피탈 콜에 실패해 원금 손실을 낸 사례를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투자자 설득에 나섰다. 결국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지난해 초 3억2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받아 선순위 채권을 인수, 애쉬케나지로부터 운영 SPC 지분 전량을 넘겨받았다.
소동은 캐피탈 콜을 통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지난해 초 암트랙이 강제수용권을 행사하면서 다른 분쟁이 불거졌다. 미국 연방 규정은 암트랙에 철도 운영에 필요한 경우 강제수용권을 행사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역사의 13.4%를 임대하고 잇는 암트랙 측은 역사 중앙 홀 확장과 지하 터널 수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암트랙이 유니언스테이션 인수를 위해 제시한 가격은 2억5000만달러. 다올운용 측이 지금까지 투입한 원금과 이자 합계 4억5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임과 동시에 올해 초 가치평가로 받은 7억 달러 밸류에도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다. 다올운용은 암트랙이 정부 설득을 위해 현재 밸류 대비 낮은 가격을 써냈다고 보고 있다.
다올운용은 암트랙 측이 제기한 가격이 현재 시가를 감안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장하면서 법적 대응에 착수했는데, 여기서 애쉬케나지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암트랙이 올 초 강제수용권을 선언했을 당시 운영 SPC 지분을 갖고 있었던 점을 들어 매매 딜이 성사될 경우 수익의 절반 이상을 본인 몫이라고 주장했다.
다올운용은 원리금 상환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애쉬케나지에 원금과 이자를 더한 4억5000만 달러 회수에 그간 무형의 운영 피해 금액을 합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한편, 암트랙 측에는 해당 자산의 시가 평가와 공탁금 확대를 주장했다. 현재 다올운용은 관련 내용 확인 소를 포함해 도합 3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다올운용 측이 강조하는 소송전의 핵심은 자산 가치의 시가 평가다. 다올운용은 올해 초 부동산 운영업체 웨스트필드로부터 추가 투자를 제안받았는데, 당시 웨스트필드 역시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자산 가격이 펀드 설정 당시 10억 달러에서 30% 정도 하락한 것을 감안, 7억 달러 수준 밸류를 적용한 바 있다.
해당 펀드 투자기간은 10년으로 설정돼 당장 환매중지 등과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연방법원은 지난해 8월 다올운용이 제기한 애쉬케나지 측 유니언스테이션 운영 SPC 소유권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 인용 결정을 내렸고, 이때 이후로 애쉬케나지는 해당 SPC에 소유권을 주장하지 못하고 있다.
다올운용 측은 관련 소가 장기화할 것을 우려, 연초 별도의 소송 과정에서 사실심리 생략판결(Summary Judgement)을 신청했지만, 당시 법원은 관련 내용을 허용하지 않기도 했다. 사실심리 생략판결은 민사소송 상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고 법률적 부분만 다툴 경우 사실관계 판단을 제외하는 현지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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