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의 이례적 행보, '태양광 사업' 정관 추가 원가율 80%·판관비통제 한계서 묘수…비슷한 수익 구조 갖춘 유통업 벤치마킹
최은수 기자공개 2024-03-04 10:44:1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7일 08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동제약이 '태양광 발전업'을 정관에 추가한다.국내 주요 제약사 가운데 신사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원가 절감에 나선 곳은 있지만 이를 '사업'으로까지 확장하는 건 처음이다. 과거 유통업계에선 더러 찾아볼 수 있는 행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정관에 '태양광 사업' 명시 예고, 과천 신사옥 이전 완료 직후 선뵐 듯
광동제약은 내달 25일 서울 aT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일부 변경, 이채주 사내이사 후보, 강대희 감사위원 후보 선임 등을 안건으로 회부한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정관 변경을 통해 태양광 설비업을 추가하는 점이다.

광동제약은 올해 입주를 앞둔 경기도 과천 소재 신사옥 옥상 등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설비를 내부 건물 전력 충당에 쓰는 것을 넘어서 본격적인 사업으로 확장할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신사옥 설립을 기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곳은 종종 있었다. 일례로 광동제약보다 앞서 과천으로 본사를 옮긴 JW중외제약, 마곡에 대형 신사옥을 함께 준공한 제넥신과 프로젠 등이 꼽힌다. 유유제약의 경우 ESG의 환경(E)부문을 고려해 생산공장에 태양광 및 태양열 발전설비를 설치해 전력 보급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친환경 자재 사용을 통한 에너지 절약과 환경오염 저감 차원에서 신사옥에 태양광 시스템 설비를 들였을 뿐이다. 태양광을 본격적인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정관 정비에 나선 것은 국내 주요 제약사 가운데 광동제약이 첫 사례다.
광동제약이 제약업계에선 이례적으로 태양광 사업을 들여다보는 목적은 '원가 절감'이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광동제약이 감사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2023년 매출액 1조5145억원 대비 매출원가율은 80.2%로 상장제약사 평균치(58%)를 훌쩍 넘는다.
2023년의 경우 아직 주주총회 등을 통한 감사보고서 승인 전인만큼 편차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2022년에도 80.3%를 기록하며 주요 제약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어느새 매출 볼륨은 2조원에 더 가까워졌지만 영업이익은 420억원, 이익률로 환산하면 2.8%다. 그렇다고 판매관리비를 통제해 수익을 끌어올리는 전략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광동제약의 2022년과 2023년 판관비율은 17%로 이미 주요 상위 제약사(31%)의 절반 수준에 머문다. 이런 점이 태양광같은 신사업 고민의 출발점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선 심심찮게 등장 '원가 절감 사투' 끝 결정
제약사는 아니지만 전력을 다해 원가 절감에 나서기 위한 무기로 태양광을 점찍은 사례는 유통업계에선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더불어 유통업계 역시 높은 매출원가율을 상쇄하기 위해 판관비 허리띠를 졸라매는 작업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공통 분모로 꼽힌다. 또 ESG의 환경(E) 부문 개선도 충족하고 부수익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HMM을 인수하려다 좌초한 하림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림은 작년 주주총회에서 '태양광 발전에 의한 전기 생산 및 판매업'을 새로운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고 본격적인 패널 설치를 시작했다. 하림이 보유한 양계농장과 부화장, 공장 등의 지붕에 도입한 태양광 설비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판매한다는 계획이었다.
같은 해 크라운제과도 주총을 통해 태양력발전업, 에너지 저장장치 제조업, 전기 공사업, 전지 판매업, 폐기물처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더불어 태양광 설비 도입으로 전기 판매로 신규 수익을 창출하기 ESG경영을 강화한다는 복안이었다. 풀무원 역시 전국의 제조 사업장과 물류센터에 태양광 발전을 도입해 탄소 및 온실가스 저감 전략을 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림의 작년 3분기말 기준 매출원가율은 80%, 판관비율은 10% 수준으로 광동제약과 비슷하다. 크라운제과는 66%, 풀무원은 74%의 매출원가율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판관비 부담으로 한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냈다. 역시 태양광 설비 도입으로 전기세 등의 원가를 절감해만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광동제약에 이번 주주총회 안과 관련해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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