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약국 프랜차이즈' 찜한 스틱, 투자 포인트는 '300억 투자' 제노헬스 3대주주 등극, 현지 의약품 유통·약국 시장 성장성 베팅
김예린 기자공개 2024-02-29 08:00:2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8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가 인도의 약국 프랜차이즈 기업 ‘제노헬스’(Zeno Health)'의 3대주주로 올라선 가운데, 주요 투자 포인트로 혁신적인 사업 모델과 인도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성이 꼽힌다. 복제약(제네릭)을 판매하는 옴니채널 약국 플랫폼을 개발·운영함으로써 인도의 낮은 의약품 보급률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한다는 평가다.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은 제노헬스에 2500만달러(28일 한화 기준 약 333억원)를 투자하며 지분 15.9%를 확보했다. 최대주주인 라이트박스 벤처스(Lightbox Ventures), 2대주주인 창업자에 이어 3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투자 재원은 스틱글로벌혁신성장펀드(4815억원), 스틱아시아인프라스트럭쳐이노베이션펀드(735억원)로 마련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결성한 병행 펀드로, 스틱아시아인프라스트럭쳐이노베이션펀드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자했다. 주요 투자 대상은 동남아시아 등 성장이 필요한 아시아 국가 기업이다.
2017년 설립된 제노헬스는 온·오프라인으로 제네릭을 판매하는 약국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봄베이 인도공과대학교(IITB) 졸업생인 싯다르트 가디아와 기리쉬 아가르왈이 2017년 설립했다. 인도 전역에 180개 옴니채널 매장과 200여개 프랜차이즈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530여명의 약사가 만성 및 재발성 질환에 대한 처방약을 판매한다.
스틱은 제노헬스가 효율적인 의약품 유통·판매 구조를 만들어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데 기여한 점에 주목했다. 인도는 의약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환자들이 의사로부터 받은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방문해도 필요한 약들을 한 번에 다 구하기 어렵다. 약국 자체도 점포 형태가 아니라 가판대 및 매대처럼 열악해 약사들이 의약품을 많이 갖춰놓을 수 없다. 여러 약국을 방문해 필요한 약들을 사야 하는 탓에 인도에서는 법적으로 약 분리 조제가 가능하고, 이미 사용한 처방전도 무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제네릭에 대한 대중적 이해도나 소비력도 떨어진다. 대부분 브랜드 의약품을 많이 사용하는데 제네릭에 비해 가격이 더 비싸고 국가 보험도 따로 없어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크다. 이 한계를 깨기 위해 없는 약은 제네릭을 대체재로 추천함으로써 필요한 모든 약을 한 번에 조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제노헬스의 사업 모델이다.
오프라인 약국 프랜차이즈 지점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약을 판매한다. 주요 판매 품목이 만성 및 재발성 질환에 대한 의약품이기 때문에 꾸준히 약을 찾는 경우가 많아 한번 확보한 고객을 꾸준히 바인딩할 수 있다.
직접 제약사 라이센스를 획득해 CMO(위탁생산) 업체들을 통해 약을 생산하기도 한다. 환자들에게 자사 품목의 약을 할인가에 판매함으로써 고객망을 넓히고 마진율을 높이는 전략이다. 검증된 업체나 자사의 복제약을 추천해줌으로써 환자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모든 약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약국 네트워크를 구축한 셈이다. 혁신적인 의약품 유통·공급 체계를 만들어 수익을 내면서도 인도의 의료 환경을 재편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성장이 기대된다는 판단 아래 스틱이 베팅한 모양새다.
스틱이 수혈한 자금은 제노헬스의 신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제노헬스는 인도 서부에서 사업을 키워왔는데 최근에는 인도 동부의 온라인 약국 업체를 인수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약국을 판매하는 동시에 지역 내 영업사원을 통해 오프라인으로도 고객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인도 헬스케어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 높다는 점도 주요 투자 포인트다. 인도는 의료 서비스가 부족해 헬스케어 분야 전반적으로 규모가 커지고 발전할 수밖에 없다. 다만 병원 서비스의 경우 인프라가 미비한 탓에 보급률이 빠르게 높아지기 어렵다. 의약품은 상대적으로 보급이 쉽기 때문에 의약품 유통과 약국 분야 성장성이 굉장히 높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번 제노헬스 투자로 스틱의 인도시장 내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2019년 인도 배달 플랫폼 던조(Dunzo) 투자를 시작으로, 2020년 병원 프랜차이즈 기업 사히아드리 병원, 모바일 농산물 도매 플랫폼 닌자카트에 투자했다. 사히아드리병원은 지난해 엑시트를 완료한 상태로, 그로스 IRR 34%의 수익률을 달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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