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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Musical Chart]카카오엔터의 '존재감', 투트랙으로 뮤지컬 공략⑧ EMK컴퍼니 작품에 투자, 쇼노트로 제작…엔터사업 선순환 구조 '강화' 효과

이지혜 기자공개 2024-03-07 10:20:44

[편집자주]

2023년 뮤지컬 시장이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2022년 일시적 호황기를 구가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빗나갔다. <오페라의 유령>, <레베카> 등 대작이 쏟아진 덕분이다. 지난해를 빛낸 뮤지컬은 어떤 작품이었을까. 이를 빚어낸 제작사는 어디일까. 2023년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낸 작품과 기업을 순위대로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5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대중문화 왕국을 세운 기업으로 꼽힌다. 음악에서부터 미디어, 쇼비즈니스까지 대중문화 시장 전반에 참여하며 산업의 성장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뮤지컬사업도 그렇다. 엔터사업에 비해 덜 알려져 있을 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뮤지컬시장에서 보이는 존재감은 강력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투트랙’ 사업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덕분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국내 뮤지컬업계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EMK뮤지컬컴퍼니와 손잡고 수년째 공동사업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경쟁력 있는 뮤지컬 제작사 작품에 투자하고 EMK뮤지컬컴퍼니는 비용 부담을 줄인 채 대형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손자회사 쇼노트를 통해 뮤지컬 제작사업도 직접 영위하고 있다. 쇼노트는 스스로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낼 정도로 경쟁력 있는 제작사로 분류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강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다수의 아티스트를 보유, 작품에 공급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멜론 등을 통해 티켓을 직접 팔고 뮤지컬 음원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EMK뮤지컬컴퍼니·쇼노트로 ‘투트랙’ 성과

4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간한 ‘2023년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뮤지컬 티켓판매 매출 상위 10위권에 든 작품 가운데 카카오그룹의 자금이 유입된 작품은 총 4작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작품에 투자해 주최기업으로 이름 올린 작품은 <레베카>, <베토벤: Beethoven Secret>(이하 <베토벤>), <벤허> 등이다. <레베카>와 <베토벤>은 지난해 티켓판매 매출 순위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했고 <벤허>는 10위에 랭크됐다. 또 손자회사 쇼노트가 만든 <멤피스>는 7위에 올랐다.


뮤지컬 티켓판매 매출 상위 10위권에 든 작품의 주최기업이나 제작사 명단에 이렇게 이름을 많이 올린 대기업은 카카오그룹이 유일하다.

눈에 띄는 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한 작품에는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레베카>, <베토벤>, <벤허>가 그런 사례다. 이런 특징이 나타난 건 2019년 2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아직 카카오M이던 시절 EMK뮤지컬컴퍼니와 협력하면서부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크레딧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EMK뮤지컬컴퍼니가 둘다 올라 있는 작품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해 EMK뮤지컬컴퍼니와 공동제작한 작품”이라며 “EMK뮤지컬컴퍼니는 안정적으로 자본을 확보해 양질의 공연콘텐츠를 기획, 제작할 수 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투자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EMK뮤지컬컴퍼니의 협력은 양호한 성과를 냈다. 2020년 이래 두 회사가 협력해 만든 작품은 해마다 뮤지컬 티켓판매 상위 10위권 안에 2, 3작품씩 꼬박꼬박 올랐다. 2022년 그렇게 상위권에 랭크된 작품은 <웃는 남자>, <엘리자벳 10주년 기념 공연>, <마타하리> 등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EMK뮤지컬컴퍼니와 합자회사를 설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지만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대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19년 말 쇼노트를 인수했다. 당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출범 전이기에 쇼노트 인수 주체는 카카오M이다. 현재 쇼노트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쇼노트의 성과도 양호했다. 쇼노트가 제작한 라이선스 뮤지컬 <멤피스>는 지난해 티켓판매 상위 7위에 올랐다. 쇼노트는 2020년 카카오그룹에 편입된 이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자금 수혈 등 지원을 받은 적은 없다. 그런데도 <헤드윅> 등 작품으로 스스로 저력을 입증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다시 말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EMK뮤지컬컴퍼니를 통해 안정적 공연 투자수익을 내고 있을 뿐 아니라 손자회사 쇼노트를 통해 제작 역량까지 꾸준히 쌓고 있다는 의미다.

◇멜론과 시너지, 엔터사업 ‘선순환 구조’ 강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뮤지컬사업을 영위하면서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분야에서 강력한 선순환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여기에서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이 활약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EMK뮤지컬컴퍼니 등과 협력해 만든 작품의 주요 티켓 판매처를 멜론으로 삼고 있다. 다른 플랫폼에서도 티켓을 판매하긴 하지만 멜론에 더 많은 좌석을 할당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사용자를 멜론에 락인(Lock-in)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혹은 뮤지컬에서 좋았던 음악을 멜론에서 검색하도록 이끌면서 멜론 플랫폼 이용자를 늘릴 수도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고 확대할 가능성을 높인다. 예컨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 연예 매니지먼트 기획사에서 배출한 아티스트를 뮤지컬 시장에 공급하면서 아티스트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다. 스타가 주연을 맡고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해 마케팅 된 작품은 상대적으로 티켓파워가 강해져 흥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이들이 부른 노래가 대중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멜론을 통해 이용자 저변이 확대되거나 멜론의 공연 티켓 판매 사업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확보한 IP(지식제산권)를 바탕으로 창작 뮤지컬을 제작, 해외 등에 수출할 기회를 도모할 수도 있다. 여러 모로 뮤지컬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사업 확장 활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목표는 각 분야의 선순환구조를 강화하며 사업의 확장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뮤지컬사업을 통해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멜론, IP 활용성까지 경쟁력을 두루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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