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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행' HLB, 사외이사에 '금감원 출신' 낙점 정기주총서 설인배 전 금감원 부원장보 선임 의결…대관 강화 행보

차지현 기자공개 2024-03-08 07:28:0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1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LB가 관(官) 출신 인사를 속속 영입 중이다. 이사진은 물론 내부 임직원까지 금융 관료 출신 인물로 채우고 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으로 몸집이 커진 데 따라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차원이다. 코스피 이전을 앞두고 대관 네트워크를 강화하려는 행보로도 풀이된다.

◇정기주총서 사내이사3·사외이사2 선임 의결

HLB는 이달 2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동건 HLB 해외총괄 사장, 박재형 HLB제약 대표, 김도연 HLB 사업총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신동기 전 골드만삭스 홍콩 IB투자금융본부 전무를 사외이사로, 설인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건도 다룬다.


기존 이사회는 사내이사 6명, 사외이사 3명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재선임 대상에 포함된 김동건 사장을 제외하면 이들 중 이달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는 이사진은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을 끝으로 물러나는 인물을 예단하긴 쉽지 않다. 다만 퇴임한 이사가 없는 상태에서 상정된 안건대로 이사진이 꾸려지면 총이사진 수가 13명에 달하는 만큼 일부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HLB 관계자는 "기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중 직을 내려놓는 인물들이 있는데 이사회 의결 전이라 밝히긴 어렵다"고 했다.

◇금감원, 거래소 등 금융 관료 출신 임직원 속속 영입

HLB 경영진에서 관(官) 출신 인사가 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지점이다.

사외이사로 추천된 설인배 후보자가 대표적이다. 1963년생인 그는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후 보험개발원 실장, 공보국 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2년 동안은 금감원 부원장보를 지냈다. 이어 주택금융공사 유동화본부장을 거쳐 현재 와이앤손해보험중개 고문, HJ 중공업 사외이사로 올라와 있다.

HLB 측은 설인배 후보자 추천 사유와 관련해 "그는 금감원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전문가로서 금융업에 대한 높은 식견을 보유했다"면서 "한국주택금융공사 유동화본부장, 금감원 부원장보, 소비자보호총괄국 국장 등을 역임하며 쌓은 금융 전문가적 역량과 경험이 HLB의 발전과 전체 주주 및 이해관계자 이익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공시했다.

작년 정기 주총에서 선임한 박연화 사외이사 역시 금감원 출신 인물이다. 성균관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금융투자감독국 금융투자총괄 부국장, 서울특별시청 금융협력관 등을 거쳤다. 한국거래소 파견 금융교육교수, 금융감독원 소장 등이 눈에 띄는 이력이다.

이사진뿐만 아니라 내부 임직원들도 한국거래소 등 금융 관료 출신 인사로 채우고 있는 걸로 파악된다. 최근 들어 관련 업계서 외부 임원급 인력 수혈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내·외부자들의 전언이다.

◇항암신약 美 진출·코스피 이전 앞두고 대관 강화 눈길

M&A 등으로 몸집이 커진 데 따라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차원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HLB그룹이 보유한 상장사는 9곳, 비상장사는 36곳이다. 7일 종가 기준 HLB 시가총액은 10조45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자체 개발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진출이라는 중대한 기로에 놓인 HLB로선 거버넌스 이슈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리보세라닙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본심사를 받고 있다. 처방의약품신청자비용부담법(PDUFA)에 따라 늦어도 미국 현지 시각으로 오는 5월 16일 전엔 최종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허가 후 빠른 판매를 위해 일찍이 제반 사항 준비에 나섰다. 최근엔 HLB제약이 리보세라닙과 병용 약물 '캄렐리주맙'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업체들로부터 독점 판매권을 따오면서 국내 허가 신청 및 상업화에도 부쩍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미국 허가와 별개로 오는 6~7월께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외이사 선임 건을 두고 HLB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앞두고 대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한다. 작년 말 코스피 이전 상장 안건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상장예비심사 절차는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다만 당장은 이전 작업에 서두르진 않겠다는 게 HLB 측 입장이다.

HLB 관계자는 "그룹 규모가 커짐에 따라 리스크 관리와 대관 업무 강화 차원에서 외부 인사를 지속해서 영입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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