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셀트리온의 도전, 서정진의 승부수]'대표이사 폐지, 수석부회장 신설' 임원 직제개편 추진그룹인재 안착 및 영입 겨냥, '시니어' 강조하는 '빅파마 스탠더드'도 눈길

최은수 기자공개 2024-03-12 10:44:13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1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글로벌을 지향하는 기업 조직 체제를 갖추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메자닌 정비와 더불어 대표이사 및 고문 직급을 공식 폐기하고 수석부회장직을 신설한다.

'시니어' 임원에 대한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이유에서다. 또 한층 거대해진 그룹 임원진을 재정비하고 새 무대에 걸맞은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겠단 의지의 피력이기도 하다.

◇글로벌 동력 위한 '인사전략', 수십여명의 임원 껴안는 전략이기도

셀트리온은 오는 26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소재 송도컨벤시아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직제규정 변경 등의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자금조달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메자닌 규정을 정비하는 데 이어 고위 임원급 인사 시스템 일부도 정비한다.


셀트리온은 대표이사와 고문 직급을 공식적으로 삭제하고 '수석부회장' 직급을 추가한다. 기존에도 수석부사장 및 수석고문이라는 직급으로 '시니어' 또는 '선임' 임원제도를 채택한 바 있지만 수석부회장을 신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아직 수석부회장을 누가 맡게 될 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 같은 직제 변경에는 다양한 고민이 묻어 있다는 점은 알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면 국내서 유일하게 매출 2조원 고지를 넘은 바이오텍으로 위상에 걸맞는 위용을 갖추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사업보고서 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체 임원 수는 50명에 육박한다. 합병을 마무리한 셀트리온헬스케어에도 10여명의 임원이 있다. 계열사 합병이 다운사이징이나 구조조정이 아닌 더 큰 무대로의 발돋움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이들 전체 임원을 끌어안을 묘수가 필요했다.


다만 단순 계산으로 60여명에 육박하는 임원진들을 끌어안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서정진 회장이 복귀하고 난 이후 고위 직급을 만들기엔 한계가 있었다. 내부 승진이나 스카우트를 통해 유력 인사를 영입할 여유도 쉽지 않았다.

창업공신이자 통합 셀트리온의 대표이사인 기우성·김형기 부회장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지점도 고민이 필요했다. 부회장 직급 이외 수석부회장이라는 직급을 만든 것도 이와 연관된 고민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대표이사' 상징성보단 실리 강조, 기능은 그대로

이번 직제 개편에 또 다른 포인트는 대표이사라는 명칭을 없앴다는 데 있다. 상법상 주식회사의 대표권은 누구에게든 있어야 하지만 반드시 이를 하나의 직제로 특정하거나 명시할 필요는 없다.

그간 셀트리온이 공개한 로드맵에 따르면 기우성 부회장과 김형기 부회장은 기존 방식대로 각자 전문영역인 제조개발 사업부와 글로벌판매 사업부 대표이사로 자리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오너 2세 서진석 신임 대표가 경영사업부 총괄을 맡아 선임 두 부회장이 총괄하는 주요 성장 영역을 공통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방침이었다.

셀트리온은 '트로이카' 체제로 회사 전반에 걸친 성장동력 강화에 힘쓴다는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상대적으로 대표이사라는 직급이 기존 상징성 이상을 갖긴 어렵다는 판단 끝에 임원 직제 개편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누구에게 대표권이 갈 지는 알 수 없다. 대표권보다는 역할 자체에 무게를 싣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셀트리온이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수석부회장 체제는 빅파마들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주로 채택하는 '시니어 직제 운용'과 닮아 있다. 이는 대부분의 빅파마들이 내재 역량을 통한 성장과 함께 M&A 및 유력 인재 수혈을 통해 외부 역량을 흡수하는 '인오가닉' 전략을 동시에 가동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서 회장이 밸류업을 위해 M&A 카드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번 직제 개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서 회장은 작년 글로벌 제약사 박스터의 바이오파마 사업부 인수 검토를 중단한 후엔 당장 빅딜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M&A와 관련한 톤을 일부 조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빅딜을 위한 고민은 지속하는 모습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신설되는 수석부회장직에 누가 선임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글로벌 단위로 발돋움할 그룹에 걸맞은 직제 개편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