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넘 메가펀드 뉴리더십]1조펀드, VC업계가 '가보지 않은 길' 개척하다①부문대표·총괄 전면에…맨파워 비즈니스 탈피, 시스템 시프트 기대
최윤신 기자공개 2024-03-13 08:31:20
[편집자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국내 벤처 캐피탈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 원펀드 전략을 바탕으로 VC펀드의 규모 대형화를 이끌었고, 지난해말 86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으로 새 지평을 열기에 이르렀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86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펀드를 운용하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리더십이 이전과 같을 수는 없다. 하우스는 지난해 말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진용을 재정비했다. 더벨이 메가펀드 시대 ‘에이티넘 웨이’를 만들어 갈 뉴 리더십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1일 14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말 결성(멀티 클로징 기준)한 8600억원 규모의 메가펀드는 국내 벤처투자업계에서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길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자체적으로 기존의 최대 규모 펀드 기록(5500억원)도 가지고 있었지만 경쟁사의 상위권 펀드들과 차이가 압도적이진 않았다.1조원에 육박하는 단일펀드는 국내 최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서도 기존 최대 펀드 대비 규모가 커지다보니 운용 역량 측면에서 전혀 다른 문법이 필요했다. 지난해 말 이뤄진 조직개편에는 가보지 않은 길을 걷기 시작한 고민에 대한 답이 담겨있다는 평가다. 투자부문별 대표 체제를 만들고 백오피스를 강화하며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했다.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펀드 운용을 위한 변화다.
그저 메가펀드를 잘 운용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스타 심사역과 리더급 관리자들의 ‘맨파워’를 기반으로 한 국내 VC업계의 성장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덩치에 걸맞는 조직과 체계를 갖추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하우스 고유의 정체성과 전략을 수립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만의 지속가능성을 구축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다.

‘원펀드 전략’을 빼놓고 현재의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이야기할 순 없다. 다수의 조합을 운용하는 대신 한 펀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원펀드 전략을 고수하며 지속적인 성과를 내왔다. 원펀드의 성공은 지속적으로 LP들을 끌어모았고, 결국 지난해 8600억원 메가펀드 결성으로 이어졌다.
원펀드 전략이 본격화한 건 간판을 현재 사명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 바꾼 2010년즈음부터다. 이 때부터 펀드규모 기록 경신 릴레이가 이어졌다. 2011년 업계 최초로 1000억원대 벤처펀드인 △에이티넘팬아시아조합(1057억원)을 결성했고 △2014년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2030억원) △2017년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3500억원) △2020년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0(5500억원) 결성에 성공하며 매번 국내 최대 규모벤처펀드 타이틀을 자체적으로 갈아치웠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기록을 넘을 수 있는 것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해 결성한 8600억원 규모의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은 기존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 2020대비 규모가 56%나 커졌다. 원펀드의 규모를 매번 늘릴 수 있었던 건 LP들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등 주요 LP들이 원펀드에 지속 참여했다. 펀드가 이어질 때마다 지속적으로 신규LP가 추가되며 풀이 넓어졌다. 시장에선 원펀드 전략 자체가 LP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바라보기도 한다.
가장 주목할 건 LP와 GP간의 이해관계 상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펀드에 출자한 LP는 GP와 ‘운명 공동체’가 된다. GP의 운용성과에서 LP가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운용사의 포트폴리오 분산이 투자하는 펀드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에 LP 입장에선 출자에 대한 위험부담도 덜 수 있다.
물론 전제조건은 있다. 바로 수익률이다. 매번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운용 성과가 없었다면 메가펀드는 탄생할 수 없었다.
◇최고의 장수들에게 ‘사령관’ 임무 부여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원펀드가 승승장구 한데는 스타 심사역들이 큰 역할을 했다. 신기천 대표이사와 황창석 사장이라는 쌍두마차가 최정상의 VC로 올려놨다. 이후 맹두진 사장, 김제욱 부사장, 곽상훈 전무 등 업계 최고의 스타들이 계보를 이으며 지속해서 성공신화를 써냈다.
이들의 맨파워가 가장 큰 힘이었다. 스타 심사역들이 대거 핵심운용인력을 맡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원펀드는 ‘이름 값’으로 대적할 만한 펀드가 없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사이트와 네트워크가 대형펀드에서 나오는 자본력과 시너지를 일으켜 지속적인 성과를 내왔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대형펀드 결성을 마무리 한 지난해 이런 구조에 변화를 주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투자조직을 투자영역별로 부문으로 나누고 스타 심사역들을 ‘부문대표’로 선임했다. 게임·콘텐츠 분야 스타 심사역인 박상호 전무를 해당 부문의 대표로 영입하기도 했다.
각 투자 부문 별로 전문성을 분명히 하고, 투자금액을 할당해 소속 심사역들이 전문성을 갖춘 섹터에 투자를 집중할 수 있도록 한 조직구조다. 펀드의 규모가 커진 만큼 대표나 대표펀드매니저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기보다는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부문 체제에서 의사결정을 주도하게 된다.
전장 최전선에 섰던 장수들에게 ‘사령관’의 자리를 맡겼다는 게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물론 이들이 전장을 떠나는 건 아니다. 여전히 스타트업 일선을 누비며 투자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한다. 다만 개별 투자의 딜 소싱과 밀착관리 보다는 보다 큰 틀에서의 전략과 의사결정이 더 중요한 임무가 됐음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런 변화는 비단 이번에 조성한 펀드 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고민의 산물로 여겨진다. 스타 심사역의 맨파워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수익성을 창출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각 부문 대표가 부문 내 손익을 직접 관리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각 부문이 작은 VC 역할을 하는 셈이다. 부문대표들은 각자의 각 부문에서 투자의 철학과 방법론을 체계화하는 과제를 안았다. 이 뿐 아니라 투자영역별로 전문성을 가진 심사역을 길러내 미래의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이끌 차세대 리더를 육성해야 한다.

◇백오피스 대거 확대…리더 2인 역할 주목
변화는 심사역에 한정된 게 아니다. 원펀드 전략의 특성은 심사역과 백오피스의 유기적 협업이다. 심사역에게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 온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다른 VC보다 백오피스의 역할이 더 큰 회사다.
그간 소수 인력이 만능엔터테이너로 일 했는데, 최근 백오피스의 인력이 대거 충원됐다. 체계적으로 업무를 분장하고 전문성을 키우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 외 모든 업무를 총괄하며 '일당백' 역할을 해 왔던 박은수 전무(경영지원 총괄)는 향후 '리더'로서의 역할이 강조될 전망이다.
2022년 만들어진 그로스파트너본부로부터도 변화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에서 영입된 박상욱 전무(투자성장지원 총괄)가 이끄는 이 조직은 투자 포트폴리오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를 더욱 폭넓고, 전문적으로 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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