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을 움직이는 사람들]'의사에서 CEO로' 김선진 대표, 신약 개발 최전선 배치⑤선임 첫해 '적자전환'…인보사 상용화 거점은 일본
박완준 기자공개 2024-04-15 07:46:56
[편집자주]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승진 5개월 만에 4개 계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몇 년째 공석인 회장 자리까지 단 한걸음 남았다. 다만 지난해 코오롱그룹은 줄곧 '효자노릇'을 해오던 소재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실적이 급감하면서 쓴맛을 봤다. 코오롱글로벌도 마찬가지다. 건설경기 둔화로 영업이익은 10분의 1토막이 났다. 코오롱그룹은 지금껏 외형 확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익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코오롱그룹의 승부수는 새 리더십이다.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을 중심으로 전면에 배치된 전문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올해 코오롱그룹의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6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뇨의학과 전문의에서 전문경영인(CEO)으로 환골탈태. 김선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 사장은 보수적인 코오롱그룹에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코오롱과의 인연은 4년 밖에 되지 않아 그룹 내 경력 30년이 넘는 '코오롱맨' 대표이사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인물로 꼽힌다.김 대표는 2020년부터 코오롱티슈진 사외이사로 합류해 무릎 골관절염 신약 '인보사'의 임상부터 상용화까지 끌어내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일본에 먼저 특허를 내고 시장 진입에 힘주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의예과)를 졸업한 후 1993년까지 종양학 석사와 면역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으로 넘어가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에서 19년간 교수로 일했다. 그는 의료계 내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춰 잔뼈가 굵은 인물로 꼽힌다.
김 대표는 2017년부터 민간 기업에 발을 디뎠다. 그는 첫 둥지로 한미약품을 택했다. 최고의학책임자(CMO) 부사장으로 합류해 신약 연구개발(R&D)을 총괄했다. 교수로 재직할 때 얻은 다수의 항암제 연구 성과를 임상 단계까지 끌어내기 위해서다.
이후 김 대표는 1년여 만에 한미약품에서 자리를 옮겨 자신의 연구 성과인 '동소이식모델' 기반의 기업인 플랫바이오를 직접 창업했다. 동소이식모델은 임상 상황과 동일한 기관에 암세포를 주입해 실제 환자의 종양 조직과 유사한 동물모델을 수립하는 전임상 기법이다.
그는 2020년 코오롱티슈진 사외이사로 코오롱그룹과 연을 맺었다. 하지만 이듬해 6월 일신상 사유로 자진 사임과 동시에 CMO로 영입됐다. 이후 김 대표는 성분 허위 논란에 휩싸였던 인보사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임상 3상 재개를 주도해 그룹 내 입지를 다졌다.
코오롱그룹은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3월 김 대표를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후 같은 해 6월에는 김 대표의 스타트업 플랫바이오와 코오롱제약의 합병을 완료했다. 김 대표는 합병 결정으로 코오롱제약의 2대주주(30.41%)에 안착하며 존재감을 한층 키웠다.

김 대표 선임 첫해 성적표는 부진했다. 지난해 코오롱생명과학은 매출액 1236억원으로 전년 대비 35.2% 줄어들었으며, 영업손실 241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순손실은 307억원에 달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22년 -152억원에서 지난해 -173억원으로 늘어나 현금 유출 폭이 커졌다. 이에 코오롱생명과학은 단기차입금과 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370억원을 유입시켰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전체 현금 보유량은 2022년 64억원에서 지난해 75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에서 인보사의 제조 및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것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해 2017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국내 첫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다. 출시 2년 만인 2019년 7월 임상 과정에서 세포 착오를 이유로 제조 및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다.
다만 코오롱그룹은 미국에서 인보사 3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임상이지만 향후 상업화가 될 경우 코오롱생명과학의 생산 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출 동력이 된다. 임상은 2년간 추적관찰 기간을 거친 뒤 2026년 마무리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인보사 상용화를 위해 일본을 택했다. 지난달 골관절염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에 대한 특허를 일본에 등록하면서다. 최근 일본은 해외 임상 데이터가 있을 경우 일정 부분 일본 본토 임상을 생략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미국에서 진행한 인보사 임상 2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일본의 골관절염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부분도 주목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은 초고령화로 인한 골관절염 환자 연평균 성장률이 8.5%로 미국과 유럽보다 높다. 시장 크기도 지난해 약 1668억원에서 2030년 3278억원까지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신약 출시도 앞두고 있다. 2019년부터 미국에서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인 신경병증성통증 치료제인 KLS-2031의 임상 결과가 올 2~3분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KLS-2031은 통증 신호 정상화, 신경세포 보호 및 신경염증 개선 목적의 치료 유전자 3종을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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