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는 지금]'안빈호 출항' 인삼공사, 매출 2조 달성 정조준①건기식 시장 위축 속 '성장 정체' 타파 과제, 다각화·글로벌 전략 재정비
서지민 기자공개 2024-04-16 07:29:46
[편집자주]
KGC인삼공사는 홍삼 브랜드 ‘정관장’으로 고려 인삼의 해외 수출을 시작한 개국공신이자 국내 건강기능식품 산업 성장을 진두지휘한 ‘큰 형님’이다. 올해 독립경영 25년차를 맞은 인삼공사는 2027년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종합건강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코로나 이후 변화의 물살이 거세지고 있는 건기식 시장에서 KGC인삼공사의 현주소와 성장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11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GC인삼공사(한국인삼공사)가 2년 만에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한국인삼공사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3961억원으로 3년 연속 1조3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매출 정체를 깨고 ‘연매출 2조원 돌파’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표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지난해 초 한국인삼공사는 2027년 목표 매출로 2조1000억원을 제시하고 매출 성장률을 상회하는 이익성장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중국과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국내에서는 수익성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한다는 구체적 전략을 공개했다.
그러나 지난해 본격적인 코로나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외 건강기능식품 시장 환경이 급격히 변화했다. 특히 국내 건기식 시장은 팬데믹 특수가 한계에 다다른 시점에서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역성장 우려가 현실화됐다. 2조원 매출 달성을 위한 한국인삼공사의 성장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삼 수요 감소 따라 실적 하락세, '엔데믹·고물가'로 건기식 시장 침체까지
한국인삼공사는 1999년 KT&G 홍삼사업부문에서 독립해 출범했다. ‘정관장’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대표적 건기식 업체로 입지를 굳혔다. 1996년 홍삼전매재 폐지 후 농협,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이 줄이어 홍삼 시장에 진출했으나 탄탄한 국내 영업망과 인삼 관리 역량에 힘입어 8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홍삼 업계는 2010년대 폭발적인 수요 증가세를 겪으며 2018년 정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안정적 성장을 거듭해 온 한국인삼공사의 매출액은 2013년 7848억원에서 2018년 1조3283억원으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2019년부터 개별인정형 건기식,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등 경쟁 제품들이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기식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홍삼에 집중됐던 수요가 분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18년 4조4268억원에서 2019년 4조8936억원으로 성장하고 2020년 5조원, 2022년 6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홍삼 품목 매출액은 2018년 1조 1096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에 접어들며 2022년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인삼공사는 2019년 사상 최대 실적 1조4689억원의 매출을 올려 홍삼 수요 감소의 영향을 피해가는 듯 했으나 결국 업황 악화를 이기지 못하고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한국인삼공사의 실적을 살펴보면 국내 법인의 부진이 더욱 눈에 띈다. 해외 법인을 포함한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50억원 가량 감소해 사실상 제자리걸음했다. 하지만 별도 기준 매출액은 2022년 1조3060억원에서 2023년 1조2234억원으로 6.3% 줄어들었다.
팬데믹 특수가 끝나면서 국내 건기식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성장률은 2020년 5.8%, 2021년 10%, 2022년 8.1%에서 지난해 –0.1%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올해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해외 이익극대화하고 국내 재도약"…마케팅·화장품 전문성 활용
기존 한국인삼공사의 성장 전략은 국내에서 견고한 매출규모를 유지하며 해외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다만 건기식 시장 위축으로 국내 법인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러한 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안 신임 대표는 공식 취임을 알리며 “국내와 해외시장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글로벌 원 마켓’ 관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해외는 압도적 성장으로 이익극대화를 추진하고, 국내는 가맹사업을 필두로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으로 재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2000년 한국인삼공사에 입사해 인천공항 지사장, 마케팅전략부장, 브랜드실장 등 다양한 실무 분야를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2016년 화장품사업실장 겸직을 계기로 2020년 화장품 계열사 코스모코스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2022년부터는 글로벌본부장으로 해외 사업을 이끌었다.
주력 제품인 홍삼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외연을 넓히고, 글로벌 현지 소비자별 맞춤형 소재 개발 등을 통해 홍삼이 아닌 새로운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는 포부다.
글로벌 산업에도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중국은 젊은 층을 겨냥한 온라인 시장, 미국에서는 인접 국가 건기식 시장을 중심으로 R&D 및 마케팅 전략을 정교화할 계획이다.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는 "안빈 신임 대표는 글로벌 원 마켓 관점을 바탕으로 미래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에스엘, 승계 키워드 '내부 거래'…4세 경영도 준비
- [Company Watch]테크 전략의 핵심 하이브IM, 적자에도 '5000억 밸류'
- [i-point]신성이엔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기술 공개
- [윤석열 대통령 탄핵]금융지주, 불확실성 해소로 밸류업 탄력받나
- [윤석열 대통령 탄핵]원화, 단기 강세 흐름…변동성 확대 '촉각'
- [윤석열 대통령 탄핵]동력 잃은 금융 정책…백지화 가능성도
- [여전사경영분석]롯데캐피탈, 총자산 다시 늘었다…수익성도 방어
- [지방 저축은행은 지금]자산 84% 수도권 쏠림…M&A 구조조정 대상 '속출'
- [캐피탈사 리스크 관리 모니터]신한캐피탈, 한도 관리 세분화…PF 중심 고위험 자산 초점
- 63주년 맞은 캠코, 후임 사장 임명은 안갯속
서지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지배구조 분석/오하임앤컴퍼니]나형균 대표 장내매수 '경영권 분쟁' 의식했나
- [정용진 회장 취임 1년]성과 중심 인사 강조…'정용진의 남자들'은 누구
- [애경그룹 리밸런싱]애경산업 '경영권 프리미엄' 145% 기대 근거는
- '버거킹' BKR, 최대 실적에도 치솟은 부채비율 '왜?'
- [정용진 회장 취임 1년]'CJ·알리바바' 신세계 이커머스 살릴 동아줄 될까
- [정용진 회장 취임 1년]이마트 중심 '오프라인 유통채널' 부활 총력
- [주주총회 현장 돋보기]영원무역 성래은 "M&A보단 스캇 정상화가 먼저"
- [정용진 회장 취임 1년]신세계그룹 '비상경영' 위기에서 찾은 '승계' 기회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삼양식품, '핵심지표' 빠진 기업가치 제고 계획
- [대상그룹 톺아보기]임세령이 일군 축육사업…재정비 나선 까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