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처브라이프, 안정적 평가에도 킥스 경과조치 신청 이유는RBC비율 121%→킥스비율 198% '환골탈태'…경과조치와 함께 해지 리스크 완화 돌입
강용규 기자공개 2024-04-22 13:04:24
[편집자주]
보험업은 호황기를 맞은 것일까. 최근 저PBR주에 대한 재평가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보험사 주가가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보험사 자본과 순이익 극대화로 주가도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질 자본이 늘고 수익이 불어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IFRS17 도입에 따른 K-ICS 비율 개선 결과라는 평가다. 오히려 미래 이익은 당겨 쓰고 리스크는 이연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킥스비율 개선과 맞물린 각 보험사별 자본 이슈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07: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처브라이프생명은 새 회계기준 IFRS17이 자본적정성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사례다. IFRS17에 맞춘 새 지급여력제도 K-ICS(킥스) 적용으로 발생한 보완자본에 힘입어 당국 권고기준을 밑돌던 지급여력이 한껏 상승했다.여기에 처브라이프는 회계 충격 완화를 위한 경과조치까지 적용해 업계 최상위 재무건전성을 보유한 보험사로 거듭났다. 계약해지 리스크를 완화할 시간을 확보해 중장기적으로 자본적정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가평가로 줄어든 책임준비금 감소, 가용자본 확대에 기여
처브라이프는 2023년 3분기 말 기준 킥스비율이 경과조치 전 기준 200.1%,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 421.3%로 각각 집계됐다.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는 22개 생보사들 중 9위다. 그러나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으로는 생보업계 톱이다.
2022년 말 RBC(구 지급여력제도) 기준으로 처브라이프의 지급여력비율은 121.9%에 불과했다. 당국 권고기준인 150%를 밑돌았다. 그러나 킥스제도 전환 직후인 2023년 1분기에는 지급여력비율이 경과조치 전 198.2%로 치솟았다. 회계기준 변경이 자본적정성 평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의미다.
이 기간 처브라이프의 지급여력 변화를 살펴보면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이 468억원에서 1474억원으로 1006억원 늘었으나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은 571억원에서 2921억원으로 무려 2350억원 증가했다. 가용자본이 더 크게 늘어난 데는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이 달라진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부채를 원가 기준으로 측정하던 기존 IFRS4 회계기준에서는 책임준비금 역시 원가현금흐름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반면 보험부채를 시가 기준으로 측정하는 IFRS17 회계기준에서는 책임준비금 역시 시가에 기반한 최선추정현금흐름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이 변화로 말미암아 처브라이프는 2022년 말 1조2599억원의 책임준비금이 2023년 1분기 8708억원으로 감소했다.
책임준비금 감소 차액의 일부분이 가용자본 중 보완자본으로 반영되면서 전체 지급여력 개선에 기여했다. 처브라이프는 2023년 1분기 가용자본이 기본자본 2217억원과 보완자본 704억원으로 이뤄져 있었다. 지난해 3분기 말에는 책임준비금이 8346억원으로 재차 감소하면서 보완자본 역시 1138억원으로 증가했다.
◇요구자본의 해지 리스크 경과조치로 회피, 개선 여유도 확보
처브라이프는 경과조치 없이도 준수한 킥스비율을 기록했다. 2023년 1분기 킥스비율 198.2%는 22개 생보사들 중 10위로 중위권 수준이며 당국 권고기준 150%는 물론이고 업계 평균인 192.7%도 웃돌았다. 그럼에도 경과조치를 신청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요구자본 관련 리스크를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킥스 경과조치는 자본증권의 가용자본 인정범위 확대와 경영공시 기한 연장 등 2가지 공통적용조치와 시가평가로 인한 자본감소분의 점진적 인식, 신규 보험위험 점진적 인식, 주식위험액 증가분 점진적 인식, 금리위험액 증가분 점진적 인식 등 4개 선택적용조치가 있다. 처브라이프는 신규 보험위험의 점진적 인식 조치만을 신청해 적용 중이다.
킥스제도에서 요구자본에 반영되는 리스크는 △생명·장기손해보험 위험액 △일반손해보험 위험액 △시장 위험액 △신용 위험액 △운영 위험액 등 크게 5가지다. 처브라이프는 지난해 1분기 기준으로 기본요구자본 1474억원 중 1216억원이 생명·장기손해보험 위험액 리스크에 집중돼 있었다.
처브라이프의 생명·장기손해보험 위험액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1216억원 중 해지위험 금액이 84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경과조치 적용을 통해 해지 리스크를 생명·장기손해보험 위험액에서 덜어낸 것이다.
처브라이프는 과거 계약유지율 관리 측면에서 성과가 저조했다. 2022년 기준으로 13회차 계약유지율 68.88%, 25회차 계약유지율 45.2%를 각각 기록했는데 이는 각 회차별로 22개 생보사들 중 최하위다.
다만 처브라이프는 경과조치를 통해 눈앞의 해지 리스크를 회피함과 동시에 이를 해결할 시간을 벌고 있는 것으로도 파악된다. 2023년에는 13회차 계약유지율이 81.93%로, 25회차 계약유지율이 61.98%로 각각 전년 대비 유의미한 상승폭을 보였다. 생보업계의 평균인 13회차 81.83%와 25회차 61.74%를 모두 소폭 상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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