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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준비하는 한국타이어, 박정호 부사장 "3조 투자 문제없다" "보유 현금 먼저 사용, 이후 유상증자 등 외부 조달도 고려"

판교=이호준 기자 공개 2024-04-22 14:23:57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0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체 조달, 외부 조달 다 문제없다."

박정호 한국타이어 마케팅총괄 겸 경영혁신총괄 부사장이 판교 테크노플렉스에서 기자와 만나 한 말이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과 헝가리 라칼마스 공장 등에서 본격적인 증설에 나선 상태다. 빠져나갈 현금만 최대 3조원에 달하는 상황이지만 대규모 투자 재원 마련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치적으로도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수요 체감"

한국타이어는 지난 16일 본사인 판교 테크노플렉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테크노플렉스가 한국타이어의 중장기 전략 구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만큼 간담회에선 주로 전기차용 타이어 공략, 미래 투자 등에 관한 얘기가 오갔다.

이날 박 부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전용 타이어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이를 통해서 저희가 제품 출시를 가장 먼저 했다"며 "올해 신차용 타이어(OE)에서 수주하는 물량의 70% 이상도 새로 개발한 아이온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앞서 2022년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선보였다. 18인치부터 22인치까지 다양한 휠 사이즈에 대응하는 풀 라인업을 갖춘 전기차용 타이어는 아이온이 세계 최초다. 한국타이어는 각 계절에 알맞은 아이온 제품도 내놨다.

박정호 한국타이어 마케팅총괄 겸 경영혁신총괄 부사장(가운데)

한국타이어가 아이온에 거는 기대는 '수익성'이다. 전기차는 차체 무게 등을 제어하기 위해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를 장착한다. 고인치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에 비해 20~30%가량 비싸다. 아이온을 많이 팔수록 더 큰 돈이 들어온다는 얘기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다가온 악재보다 호재 기대감이 더 큰 상황이다. 비록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축소됐지만 2020~2022년에 전기차를 산 소비자들은 올해 전기차의 교체용 타이어(RE)를 구매할 시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교체 수요를 체감하냐는 질문에 "수치적으로도 전기차 타이어의 교체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한국타어이가 다른 회사들보다 한 발짝 정도 빠르게 전기차 시장에 대응했다고 자평할 수 있는 내부 근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에는 전 세계 전기차 가운데 11% 수준, 혹은 8대 중 1대 정도는 한국타이어의 아이온을 끼고 운행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 보면서 조달 방법을 구체화할 것"

미래 대비 전략은 전기차용 타이어 개발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전체적인 타이어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 공장에서 본격적인 증설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 테네시 공장과 헝가리 라칼마스 공장 등이 대상이다.

미국 테네시 공장에는 16억5000만달러(2조2646억원)가, 헝가리 라칼마스 공장에는 5억6000만유로(8208억원)가 소요된다. 글로벌 물류 불확실성과 해상 운임 상승 등에 대비하기 위하기 위해 합계 3조원을 뛰어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한국타이어의 작년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2조7000억원)을 웃도는 금액이지만 박 부사장은 "내부적으로 많은 자금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일단은 보유 현금으로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예정"이라며 투자 재원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 테네시 공장 전경. 출처: 한국타이어

그는 "신용등급이나 부채비율 등으로 봐도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유상증자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데 아직은 투자 기간이 남아 있기에 상황을 보면서 조달 방법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한국타이어는 전기차용 타이어 확대, 해외 증설이라는 두 가지 전략으로 완벽해지는 걸까. 의외로 주변 업체들이 힘들게 할 수 있다. 이를 테면 가성비를 앞세운 침투 전략으로 세계 타이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중국 타이어 회사들이다.

이에 대한 박 부사장의 답변은 간단했다. 그는 "한국타이어가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한다면 중국 업체들이 쫓아온다고 하더라도 고도화된 기술력과 브랜드력으로 충분히 현 시장을 지키거나 또는 확대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1963년생인 박 부사장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2008년부터 납축전지 제조 계열사 한국아트라스비엑스 경영 총괄, 한국타이어 구매 담당 등을 맡았다. 2022년부터 한국타이어 마케팅총괄 겸 경영혁신총괄 부사장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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