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키움운용, SK텔레콤 유영상 대표 3연임에 '반기'자회사·해외법인 이사직 겸직 반대 해석
이돈섭 기자공개 2024-05-02 08:11:27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5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의 사내이사 추가 연임에 반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 대표는 2018년 사내이사로 최초 선임돼 올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3연임을 앞두고 있던 상황. 유 대표의 겸직 내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국민연금 역시 유 대표 재선임 안건에 같은 이유를 들어 반대표를 던졌다. 일부 주주도 같은 의견을 냈지만,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운용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말까지 59개 기업 정기주총에 참여해 총 500개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찬성과 반대, 중립, 불행사 등 4개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는데 찬성 의결권 행사 수가 468개(93.6%)로 가장 많았다. 반대 의결권은 24개로 이 시기 반대율은 4.8%를 기록했다. 불행사 의결권은 8개로 1.6% 수준이었으며 중립 의결권 행사 내역은 없었다.
키움운용은 주총 안건을 △감사위원 선임 및 해임 △이사 선임 및 해임 △임원보수 △정관변경 △결산 및 배당 △기타 등 6개 항목으로 구분하고 있다. 키움운용의 반대 의결권 행사 수가 가장 많았던 주총 안건 항목은 감사위원 선임 및 해임 건과 이사 선임 및 해임 건으로 각각 6건씩이었다. 정관변경 건이 5건이었고 임원보수 건이 3건, 결산 및 배당 건 2건, 기타 건이 2건 순이었다.
이사와 감사 관련 안건에서 눈에 띄는 점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3연임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점이다. 2018년 SK텔레콤 사내이사로 최초 선임된 유 대표는 2021년 대표이사로 재선임, 올해 사내이사 3연임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 키움운용은 유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반대표 행사 사유에 대해 "이해상충의 우려가 있어 적격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SK텔레콤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은 당시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유 대표 겸직이 과도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유 대표는 SK브로드밴드와 ADT캡스(현 SK쉴더스),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웨이브 등 복수의 자회사 이사직을 맡고 있었다. 지난해 말 유 대표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해외법인 두 곳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었다.
키움운용은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서 이사 후보가 '과도한 겸임으로 인해 충실한 의무수행이 어려운 경우'에 대해 반대 투표를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특별한 건 아니다. 교보악사자산운용 역시 자사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 내용에 따라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후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유 대표 재선임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정기주총 당시 키움운용은 20개 공·사모 펀드와 ETF 등을 통해 SK텔레콤 주식 11만6454주(0.1%)를 보유하고 있었다. SK텔레콤의 최대 주주는 지분 30.01%를 보유하고 있는 SK㈜다. 국민연금이 지분 7.46%로 2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국민연금은 3년 전과 입장을 바꿔 유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다. 유 대표 선임 안건은 결국 주주 98.4%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키움운용은 이 밖에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이랜텍, 셀트리온 등 기업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행사했다. 대부분 특수관계법인에 재직하고 있거나 계열회사 근무 이력이 있어 독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JB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얼라인퍼트너스 등이 주주제안한 이사 후보 선임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불행사, 이사회 측에 힘을 실어줬다.
정관변경 안건의 경우 코스닥 상장사 심텍에 반대 의결권 상당수가 쏠렸다. 심텍은 종류주식 발행한도를 높이는 내용의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했는데, 키움운용은 심텍 이사회의 발행한도 상향 시도가 기존 주식의 과도한 희석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제이알글로벌위탁관리부동산투자 주총에서도 종류주식 발행이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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