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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자회사 울상 속 코스비전은 '활짝'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 99.9%, 안정적 수주 확보 영향

김혜중 기자공개 2024-05-02 09:47:48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코스비전은 내부거래를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코스비전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99%를 상회하는데, 2021년 사익편취 규제가 강화될 때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까지 남겨둔 핵심 생산기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3조6740억원, 108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3%, 49.4% 감소한 수치다. 중국 사업을 중심으로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한 해외 자회사 전반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영향이 컸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이 100% 지분을 보유한 코스비전은 202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860억원, 99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뤘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5%, 560% 증가한 수치다. 내부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수주처를 확보한 상황 속 주요 고객사인 에뛰드 등의 계열사가 호실적을 이어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코스비전의 지난해 매출을 살펴보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창출된 매출액이 1858억원으로 총 매출액의 99.9%를 차지한다. 사실상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각 계열사로부터 생산 주문을 받아 제품을 납품하는 구조로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현재 코스비전은 아모레퍼시픽 관련 제품만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효하게는 △아모레퍼시픽(628억원), 계열사 △에뛰드 (237억원), △이니스프리(821억원), △에스쁘아(17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직전연도와 비교할 때 아모레퍼시픽에서 86억원, 이니스프리에서 135억원, 에뛰드에서 10억원 등의 추가 매출이 발생했다. 고물가 속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로드숍에서 중저가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코스비전으로 들어온 수주 물량도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코스비전은 화장품의 제조 및 판매를 사업목적으로 2006년 설립된 회사로 2011년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30억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했고, 내부거래를 통해 실적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2021년 사익편취 규제가 강화되는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며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1년 9월 코스비전의 지분 전부를 아모레퍼시픽에 넘겼다. 코스비전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변경되며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고 내부거래를 통한 사업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당시 비슷하게 내부거래를 통해 사업을 영위하던 퍼시픽글라스, 퍼시픽패키지 등은 외부에 지분을 매각하기도 했다. 다만 코스비전은 주력 사업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로 옮겨 그룹의 생산 거점으로 남겨뒀다. 아모레퍼시픽은 자회사 편입 목적 자체가 수직 계열화를 위한 조치였던 만큼 향후에도 현재 생산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코스비전은 브랜드 및 제품별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탄력적인 생산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면서 "아모레퍼시픽 생산 법인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창출을 이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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