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싹 바뀐' 유진증권 IPO 파트, '유장훈 맨파워' 두각씨메스 등 딜 포트폴리오 줄줄이 확보…삼성증권 출신 본부장 영입
양정우 기자공개 2024-05-17 07:26:50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중위권 하우스의 순위 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 해 동안 주관한 딜 자체가 드물었던 유진투자증권이 반전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이런 급부상을 이끌고 있는 건 단연 유장훈 IPO실장(상무)이다. 당초 삼성증권의 IPO 조직을 총괄했던 본부장이었으나 지난해부터 유진증권에 합류했다. 근래 들어 IPO 주관 업무를 줄줄이 수임할 정도로 1년여 만에 근본적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모주 시장 기대주, 씨메스 출격…유 상무, 주관사단 합류 주역
16일 IB업계에 따르면 비전 인공지능(AI) 로보틱스솔루션 기업인 씨메스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간 상장예비기업의 심사 기간을 감안할 때 오는 7월 승인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씨메스는 쿠팡이 주주 참여를 결정했을 정도로 로봇 솔루션 측면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로봇과 AI 섹터가 융합된 데다 쿠팡, SKT, GS리테일 등 전략적 투자자의 면면도 화려해 IPO 잭팟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기업의 본래 상장주관사는 삼성증권이지만 유진증권도 공동주관사로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유진증권은 IPO 시장에서 존재감이 희박했던 하우스다. 2021년 9월 식품소재 기업인 에스앤디의 코스닥 상장을 주관했던 게 마지막 IPO 트랙레코드(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일 정도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씨메스의 상장을 시작으로 화려한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씨메스의 주관사단에 합류하는 데 일등공신은 단연 유장훈 실장(사진)이다. 그가 삼성증권에서 핵심 딜의 성공을 주도해온 만큼 대표주관사의 흥행몰이에 일조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 실장은 2015년 덱스터, 2018년 위지웍스튜디오, 2019년 압타바이오 등의 IPO를 담당했고 2021년엔 조 단위 빅딜인 카카오페이의 대표 주관 지위를 따내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유진증권은 필러 제조 기업인 코루파마의 공동 대표주관사"라며 "본래 코루파마 IPO가 올해 하우스 변신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으나 상장 철회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하반기 알짜 딜로 꼽히는 씨메스가 대기 중인 데다 대표 주관을 확보한 딜이 눈에 띄게 늘어나 향후 순위 도약이 예고돼 있다"고 내다봤다.
◇휴톰·인벤테라·포스 등 잇단 수임…달라진 유진증권 IPO, 도약 신호탄
유진증권은 지난해부터 IPO 주관사 지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수술용 AI플랫폼 기업인 휴톰과 MRI 조영제 업체인 인벤테라가 IPO 파트너로 낙점했다. 휴톰은 유진증권과 NH투자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했고 인벤테라는 NH증권을 대표주관사, 유진증권을 공동주관사로 각각 뽑았다.
여기에 시각특수효과(VFX) 전문 업체인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4th creative party)도 유진증권과 NH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결정했다. 이 기업은 2009년 설립 이후 국내 굴지의 영화 CG, VFX 제작사로 자리를 잡았다. 봉준호, 박찬욱 감독 등 세계적 거장의 주요 작품(반도, 옥자, 아가씨, 대호, 설국열차, 괴물, 올드보이 등)에서 VFX 작업을 수행했다.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가 유진증권을 IPO 파트너로 낙점한 것도 유 실장의 맨파워가 발휘된 덕분으로 관측된다. 그의 주요 IPO 실적 중에서는 덱스터, 위지웍스튜디오 등 간판 VFX 기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섹터의 상장 예심과 공모 세일즈를 가장 많이 소화한 인사인 만큼 노하우를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
불과 1년여 만에 IPO 포트폴리오를 여럿 확보한 만큼 앞으로도 주관사 콘테스트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중소형 IPO를 수의 계약 형태로 확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IPO 성사와 주관사 선정이라는 선순환 궤도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유 실장이 유진증권에 입사할 당시 IB부문 산하에 있는 IPO실 인력은 10명이었다. 1조직 체제로서 그가 딜마다 세부사항까지 관여하는 구조다. 앞으로 유진증권은 유 상무와 함께 IPO 전략을 보강하면서 추가적으로 인력 영입도 검토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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