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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탈네이버 논란]장기전 접어든 지분 매각 '경우의 수'과세 국가 변경 고려 현지 자회사 보유지분만 정리 가능성

이민우 기자공개 2024-05-17 08:50:30

[편집자주]

네이버가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의 지배력을 빼앗길 위기 상황에 처했다. 일본 정부가 보안 이슈를 빌미로 경영 중심 축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 라인은 일본뿐 아니라 태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의 핵심 플랫폼이다. 이를 놓치게 되면 네이버의 '해외 성장 꿈'은 완전히 좌초될 수밖에 없다. 라인 찬탈을 둘러싼 논란과 이번 사태의 핵심 사안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정부의 경영권 탈취 압박 논란이 불거졌던 라인야후 사태가 한시적인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라인야후가 7월 1일로 예정된 일본 총무성 대상 보고에서 지분매각 관련 내용을 넣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하지만 라인야후 지분 매각 사태는 일단락이 아닌 장기화될 전망이다. 한일 정부가 사태 방향성을 두고 엇박자를 내는 언급을 하고 있고 네이버·소프트뱅크 간 협상도 '진행형'이란 점에서다. 라인 내부에서 독립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의 지분 매각 향방을 두고 다양한 경우의 수가 거론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라인야후 일부 지분을 들고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현지 회사 제이허브가 보유한 주식만 정리하는 방식에 무게추가 실릴 가능성이 엿보인다.

◇보고서에 '지분매각' 미포함, 일시 소강 무게

16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7월 1일 총무성에 제출할 행정지도 조치 보고서에서 네이버 지분매각 관련 내용을 넣지 않을 예정이다. 한국 정부를 비롯해 최근 일본을 방문한 한일경제인협회 등 관계자들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사태 일단락'이란 평가를 내놓는다. 하지만 여전히 네이버의 라인야후 매각 리스크가 보다 크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7월 1일 보고서에 관련 내용을 미삽입한다는 예상은 앞선 소프트뱅크 실적설명회에서도 간접적으로 언급됐었고 그 이유는 '협상이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당시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CEO는 “라인야후 측 요청을 받아 네이버와 지분 매각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난이도가 높다”며 “총무성 2차 행정지도에 대한 보고서 제출일인 7월 1일까지는 협상을 끝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라인야후 보고서를 제출한 이후로도 양사의 지분매각 관련 잡음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4일 국내법인 라인플러스에서 임직원 대상으로 진행한 간담회,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 기자회견에서 역시 이와 맞물려 볼 수 있는 의미심장한 내용이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자리에는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가 등장해 “직원 고용 안정을 보장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협상이 어그러졌다면 이데자와 CEO가 직접 진화에 나설 이유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쓰모토 총무상 역시 답변에서 “보호돼야 할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위탁처와의 지배적인 자본관계는 탈각해야 한다”며 “행정지도 내용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배적 자본관계 탈각은 '네이버의 지분 정리' 외에는 달리 볼 수 없는 말이다.

◇직접 지분 매각 25%에서 과세 갈려, 제이허브 활용 가능성도

A홀딩스에 대한 네이버·소프트뱅크 간 협상이 지속될 경우 지분매각 향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질 것이란 게 업계 예측이다. 첫 번째는 네이버에서 직접 보유한 42.25% A홀딩스 지분 중 일부에 대한 매각이다. 또 다른 하나는 네이버 100% 자회사인 일본 현지법인 ‘네이버 제이(J) 허브’의 지분 7.75%를 얹어 파는 방법이다.

소프트뱅크가 네이버, 네이버 제이 허브 지분을 모두 매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 네이버 측에서 A홀딩스를 통해 행사하는 라인야후 지배력에 대한 값어치만 단순 시장가로 계산해도 7조원을 훌쩍 넘기기 때문이다.

비록 소프트뱅크 측 보유 현금, 현금흐름 등이 이에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수준이다. 특히 이미 A홀딩스 이사회에 과반 이상 영향력을 소프트뱅크에서 행사하고 있는 만큼 무리하기보다 일부 지분 매입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네이버가 A홀딩스 지분을 직접 매각하면 소프트뱅크로부터 바로 자금이 들어오는 만큼 이를 향후 글로벌 전략 투자 재원 등으로 빠르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세법 등을 고려했을 때 매각 지분은 최대 25% 미만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한일 조세조약 13조 조항 때문이다.

해당 조문은 국내 법인이 대주주로써 일본 현지법인 발행 주식 중 25%를 매각할 경우 일본 측에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네이버가 A홀딩스 지분을 25% 이상 매각할 경우 라인야후 지배력을 소프트뱅크 측에 넘긴다는 비판과 더불어 과세로 자금을 일본에 얹어준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네이버 제이 허브 지분 정리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네이버 제이 허브는 2018년 일본에 설립돼 그간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자금창구이자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일본 현지법인인 만큼 기존에도 일본 측에 법인세 등 세액을 납부하고 있었다.

따라서 네이버 제이 허브가 보유한 라인야후 지분 7.75% 정리는 일본 과세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최대주주' 지배력 이슈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물론 양사 간 협의에 따라 네이버와 네이버 제이 허브가 보유한 A홀딩스 지분을 섞어 정리하는 방안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네이버 측 지분 매각을 25% 미만으로 하고 추가적으로 네이버 제이 허브 쪽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세법상 방패막이는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세무 전문가는 “국내법인의 일본 현지법인 주식 매매는 한일 조세조약을 우선시 하기에 조문 내 기준에 따라 매각 이익 등에 대한 과세 국가가 달라질 수 있어 이를 고려해야 한다”며 “반면 일본 현지 법인간 지분 거래는 매각 기업이 한국 기업의 100% 자회사라도 일본 측에 과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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