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탈네이버 논란]혼란 속 변화…크레센도, 라인넥스트 '50%+1주' 확보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 FI 합류, 이달 10일께 딜클로징
김경태 기자공개 2024-05-14 09:05:40
[편집자주]
네이버가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의 지배력을 빼앗길 위기 상황에 처했다. 일본 정부가 보안 이슈를 빌미로 경영 중심 축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 라인은 일본뿐 아니라 태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의 핵심 플랫폼이다. 이를 놓치게 되면 네이버의 '해외 성장 꿈'은 완전히 좌초될 수밖에 없다. 라인 찬탈을 둘러싼 논란과 이번 사태의 핵심 사안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1: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공동 최대주주인 라인야후 지분 매각 이슈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보유 계열사의 지분 구조에 큰 변화가 생겨 이목을 끈다. 글로벌 웹(Web)3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는 라인넥스트가 주인공이다. 일본 라인야후와 '협업'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다.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가 올 3월 라인넥스트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어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을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에 나섰다. 크레센도 컨소시엄은 총 '50%+1'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곽 부회장과 PEF 등 복수의 FI는 이달 10일께 라인넥스트 투자를 마쳤다. 곽 부회장은 크레센도나 다른 PEF가 투자를 위해 조성한 펀드가 아닌 라인넥스트의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확보한 라인넥스트 지분율은 8.5%다.
이번 투자는 라인넥스트가 작년 12월 발표했던 투자유치 금액에 포함된다. 라인넥스트는 지난해 12월 크레센도 컨소시엄으로부터 1억4000만달러(약 1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그 후 크레센도는 올 3월 중순 1차 거래를 종결(딜클로징)했다. 이를 통해 크레센도는 라인넥스트의지분 41.67%를 확보해 2대주주가 됐다.
기존 라인넥스트의 최대주주는 라인야후 측의 Z인터미디엇글로벌코퍼레이션(Z Intermediate Global Corporation)으로 지분 100%를 보유했다. 1차 투자유치 후 Z인터미디엇글로벌코퍼레이션의 지분율은 58.33%로 하락했다.
예상치 못했던 변화는 곽 부회장이 지분을 취득하며 발생했다. 이번 곽 부회장을 비롯한 복수 FI가 집행한 2차 투자까지 더하면 크레센도 컨소시엄이 확보하는 지분은 50%+1주다. 사실상 크레센도가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투자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곽 부회장은 FI로서 투자했고 이사회에는 별도로 참여하지 않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대신 크레센도가 이사회 참여 등 경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언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라인야후 사태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완료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일본 총무성은 작년 11월 라인야후 개인 정보 유출을 계기로 라인야후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리며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다.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 역시 지난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기자간담회 등에서 네이버와의 지분 협상을 공식화했다. 이데자와 다케시(出澤剛) 라인야후 CEO는 "모회사 자본 변경에 대해서는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고 밝혔다.
미야카와 준이치(宮川 潤一) 소프트뱅크 CEO는 "라인야후 측이 네이버와 업무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하기로 전날 발표했다"며 "라인야후의 요청에 따라 보안 거버넌스와 사업전략 관점에서 자본 재검토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협의 중인 현시점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지분구조 정리는 네이버가 라인야후 모회사 A홀딩스 지분 전량 또는 일부를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또 네이버가 협상력을 발휘해 일본사업은 소프트뱅크에 넘기되 대만을 비롯 동남아, 다른 지역의 사업은 가져오는 방안도 거론된다.
라인야후는 동남아뿐 아니라 국내에도 다수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라인넥스트는 2021년 설립돼 글로벌 웹(Web)3 비즈니스,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작년 말 기준 미국법인 'LINE NEXT Inc.'을 연결 종속사로 거느리고 있다. 일본 라인야후와 협업 관계를 통해 운영 중이다.
다만 크레센도는 네이버나 소프트뱅크 계열이 아닌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굴리는 PEF 운용사란 점에서 영속적인 경영을 위한 목적으로 이번 라인넥스트 투자를 단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크레센도는 MIT 출신의 이기두 대표가 설립한 PEF 운용사다. '페이팔 대부'로 불리는 피터 틸 회장의 스폰서십으로 탄생했다.
크레센도는 라인넥스트 투자를 2021년 12월 1조1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3호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해 단행했다. 이 펀드의 주요 출자자(LP)는 국민연금, 한국교직원공제회, KDB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 등 국내 기관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크레센도는 테크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투자사로 최근 라인야후 사태와는 무관하게 작년부터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며 "지분 50%+1주를 확보한만큼 2대주주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신균 LG CNS 사장 승진, 'IPO 완수' 중책
- [2024 이사회 평가]'호황 수혜' 일진전기, 부진 속 희망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행동주의 타깃' DB하이텍, 선방 항목 수두룩
- LG전자, 달라진 인사코드 '최소 승진·대폭 재편'
- '침묵 길어진' 이재용 회장, 최후진술에 쏠린 눈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기업가치 상승 키워드 '신사업·주주환원·인도'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저평가 극복 시급한데…'EV 캐즘·중국 LCD 공습' 고심
- 물적분할·유증 넘치는 국장, 삼성전자가 보여준 '격'
- [Company Watch]'M&A 대어' HPSP, 호실적·고객사 다변화 잰걸음
- '삼성전자 이어 물산까지' 주담대 초유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