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운용 공모주 펀드 집중…멀티전략 '희석' 올해 설정액 중 공모주 투자 펀드 비중 70% 넘겨
윤종학 기자공개 2024-05-23 07:47:17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14:51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이거자산운용이 기존 주력이었던 멀티전략 펀드 대신 공모주 투자 펀드에 집중하고 있다. 2022년 증시 하락기에 직격탄을 맞은 멀티전략 펀드 대신 리스크 제한적인 공모주 펀드 설정에 공을 들이면서다. 특히 메자닌 투자 기반의 코스닥벤처펀드에 편중된 구조가 향후 펀드 운용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이거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공모주 투자 펀드를 설정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설정액 기준으로 올해 펀딩 규모 총 700억원의 70%를 넘긴 500억원가량이 공모주 투자 펀드였다.
펀드 수에서도 절반 이상을 공모주 투자 펀드가 차지했다. 2024년 1월17일 '타이거 코스닥벤처 위닝메자닌 326 일반사모투자신탁'을 시작으로 4월17일 '타이거 코스닥벤처 메자닌프로 330 일반사모투자신탁'까지 총 10개 펀드를 설정한 가운데 6개 펀드가 코스닥벤처, 공모주하이일드 등 공모주 투자 펀드로 나타났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5/20/20240520142932872_n.png)
지난해말부터 IPO시장이 활기를 띄며 업계 전반적으로 공모주 펀드들이 득세하는 환경적 요인도 있지만 멀티전략을 주 전략으로 성장해온 하우스 성향을 고려하면 투자자산이 공모주 펀드 위주로 치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타이거자산운용은 국내외 주식 롱숏, 채권, 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과 전략을 활용해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멀티전략 펀드를 주축으로 삼아왔다. 하우스 대표 펀드인 '타이거 5 Combo' 시리즈도 주식롱, 채권, 파생, 예금, 주식숏 등을 활용하는 멀티전략 펀드다.
업계에서는 타이거자산운용의 전략 변화의 이유로 운용사 설정 초기부터 고수해온 성과보수 체제를 꼽고 있다. 타이거자산운용은 기본적인 운용보수없이 성과보수만을 수취하는 전략을 앞세워 리테일자금을 대거 끌어모았다. 현재까지도 하이워터마크(HWM) 방식을 적용해 수익을 정산할 때 과거에 가장 높았던 성과(Water Mark)를 넘어설 때만 초과수익의 일부를 보수로 가져가고 있다.
이 방식은 시장이 상승장일 때는 큰 무리없이 운영되는 반면 증시 하락장에서는 수익을 거의 받지 못하는 구조다. 실제 2022년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며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타이거자산운용의 실적지표는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반면 공모주 펀드의 경우 IPO 등 특정 이벤트가 발생할 시 펀드 수익이 발생해 쌓이는 구조로 개방형으로 지속 운영되는 멀티전략 펀드 대비 워터마크 허들이 낮을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공모주 펀드를 제외한 펀드들을 봐도 기존 성과보수 체계를 회피할 수 있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에도 특정 수익률을 달성하면 청산하거나 안전자산으로 대체해 보유하는 목표달성형 펀드가 주를 이룬다.
운용사가 수익성 제고를 위해 펀드 전략을 변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이지만 전략변화에 따른 코스닥벤처 펀드에 치중한 운용자산 구조가 향후 운용상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타이거자산운용은 공모주 투자 펀드 중에서도 코스닥벤처펀드를 주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메자닌 투자 전략을 활용하기 위함이다. 코스닥벤처펀드 요건은 주식 외에 상장기업 및 비상장 벤처기업이 발행한 메자닌에 투자해도 충족한다. 회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메자닌 종목에 투자해 안정성을 제고하는 방식이다.
최근 공모주 시장 열기는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을 확대시키고 있다. 동시에 메자닌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메자닌으로 코스닥벤처펀드 요건을 채우는 운용사들에게는 메자닌 확보 부담이 커진 셈이다. 실제 타이거자산운용은 2022년 설정된 코스닥벤처펀드들에 메자닌 물량을 채우지 못해 수탁사로부터 투자규약 위반에 따른 시정요구를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우후죽순으로 설정되면서 요건을 채우기 위해 발행수수료를 떠안고서라도 메자닌을 구하려는 운용사들이 늘고 있다"며 "그나마 양질의 메자닌이라면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수준에서 그치겠지만 무분별하게 메자닌을 담은 펀드들은 해당 기업의 디폴트 리스크까지 떠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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