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화학사는 지금]실적 성장과 상반된 동성케미컬 주가흐름, 이유는③계열사 동성화인텍 주도 성장, 투자업계 낮은 관심도 등 거론
정명섭 기자공개 2024-05-24 08:32:01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성케미컬은 중견화학사 중 꽤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 중 하나다. 본사와 계열사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덕에 석유화학 업황 불확실성에도 연결기준 이익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다만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있다. 근래 실적을 견인하는 주체가 본사가 아닌 계열사의 사업이라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성케미컬의 주가는 지난 1년간 4200~4600원대에서 주로 움직였다. 작년 8월 21일 5770원, 10월 31일 4075원으로 각각 최고점과 최저점을 형성했으나 금세 제자리로 돌아왔다. 회사의 성과가 아닌 화학주에 대한 일시적인 관심이 주가 변동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26일에는 국내 최초로 스티로폼 대체 생분해성 친환경 비드폼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5680원까지 급등했지만 이 또한 그때뿐이었다. 최근 3년으로 기간을 넓히면 주가가 2021년 5월부터 우하향을 그리다가 2022년 말부터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성케미컬은 사업회사와 지주회사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어 사업부문이 크게 본사와 계열사로 구분된다. 본사는 솔벤트 등의 석유화학과 우레탄(TPU) 제품을 생산하는 정밀화학 사업을 영위한다. 올 1분기 기준 연결매출의 44.39%를 책임진다.
계열사 사업의 경우 LNG 운반선용 초저온 보냉재와 가정·산업용 단열재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 계열사 동성화인텍의 존재감이 크다. 동성케미컬 매출의 54.2%를 차지한다. 동성케미컬 주가가 본체 사업과 계열사 사업가치의 합산으로 결정되는 이유다.
동성케미컬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못하는 건 실적 성장 요인이 자회사에 한정됐기 때문이라는 게 투자업계 분석이다. 동성케미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1180억원, 영업이익은 816억원이었다. 매출은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1년 전 대비 47.4%나 늘었다. 올 1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6%, 42.7% 늘었다.
그러나 별도기준으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올 1분기 기준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1% 줄었고 영업이익 증가율은 8.6%였다.
같은 기간 동성화인텍의 영업이익은 177.2%나 늘었다. 이익 규모는 101억원으로 동성케미칼 이익(별도 128억원)에 근접했다. 작년 영업이익이 373억원임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이익의 증가율은 예년 못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동성케미컬의 주가는 기본적으로 본사 사업가치와 계열사 사업가치를 모두 반영한다"며 "동성화인텍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본사 사업 성과가 받쳐줘야 주가가 한 단계 레벨업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성케미컬이 동성화인텍보다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동성케미컬을 다룬 증권가 분석 리포트는 2019년 8월 이후 4년째 발간되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 동성케미컬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가 없다는 의미다. 분기별로 5~6개씩 꾸준히 나오는 동성화인텍과 대비된다.
동성케미컬이 올해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 같은 정례적인 IR 활동 재개를 계획하는 건 이와 연관이 있다.
동성케미컬의 마지막 기업 설명회는 동성홀딩스 시절이던 2015년 9월이었다. 계열사 중 한 곳인 동성하이켐을 흡수합병하는 이슈가 있어 합병 배경과 그룹 사업방향, 성장전략 등을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리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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