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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공시 시대 개막]'적극 투자' 카카오, 공시로 확인된 '코인 계열 분리' 작업②보라코인만 발행 의무 남아…지분 관계 끊어진 클레이튼, 보유 수량만 공개

노윤주 기자공개 2024-05-27 09:39:47

[편집자주]

가상자산이 기업의 숨겨진 자산이라는 건 이제 옛말이다. 2024년 회계연도부터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이 시행됐다. 올 1분기보고서부터 코인 발행, 유보물량, 수익인식 등을 공개해야 한다. 기업이 어떤 가상자산을 얼마나, 왜 보유하고 있는지 공시를 통해 속속 드러나는 중이다. 그간 가려져 제대로 발견할 수 없던 상세 내용도 주석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가상자산 회계지침에 따른 영향과 각 보유 기업들이 공개한 숫자 속 숨겨진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3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는 가상자산을 직접 발행하면서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든 몇 안 되는 대기업이다. 싱가포르 자회사를 통해 발행한 클레이튼(KLAY)을 시작으로 웨이투빗을 인수하면서 보라(BORA) 코인까지 편입시켰다.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이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카카오도 분기보고서에서 가상자산 사업 변동 내역을 담았다. 우선 그간 분기보고서에는 기재하지 않던 가상자산 발행 내역을 주석공시에 추가했다.

이를 통해 코인 사업 지배구조 변화도 찾아볼 수 있다. 작년 초 클레이튼 운영권을 싱가포르 소재 클레이튼 재단으로 넘겨준 것도 공시에 포함했다. 재단은 지분관계 없이 독립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클레이튼에 대한 카카오의 공시 의무가 사라졌다.

◇보라코인 부채부터 매출 인식기준까지 상세공시

카카오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발행사로서 보라 코인 취득경로, 개발비용 등을 공시했다. 그간 연 1회 사업보고서에서만 해당 내용을 밝혔지만 2024 회계연도부터 가상자산 회계지침을 적용해 분기보고서에도 기재하기 시작했다.

2021년 7월 보라 발행사인 웨이투빗이 카카오게임즈 산하 프렌즈게임즈와 합병하면서 카카오 연결회사로 편입됐다. 이에 가상자산에 대한 권한과 책임도 카카오로 함께 넘어갔다. 프렌즈게임즈는 합병 후 사명을 메타보라로 변경하고 블록체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는 보라 코인 관련 매출을 수행의무 이행 시점에 계상한다고 명시했다. 백서에서 약속한 내용에 따라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에서 사용자가 보라를 활용해 재화를 구매하거나 기능을 이용했을 때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


메타보라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 공시에는 가상자산 회계처리 내용이 더 자세하게 담겨 있다. 분기보고서를 보면 가상자산 선수수익 350억원을 부채로 계상했다. 스크린골프 서비스 이용료, 헬맷 판매 선수금 등과 가상자산을 동일하게 취급했다.

수행의무를 이행했다 판단한 가상자산 관련 매출은 '기타매출' 과목으로 올렸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14억5724만원의 기타매출을 올렸다.

◇사업 분리 시킨 클레이튼, 공시에서 제외

2023년 사업보고서에서 등장했던 클레이튼이 올해 분기보고서에서 사라졌다는 것도 주목할 지점이다. 클레이튼은 카카오를 대표하는 가상자산이었지만 지난해 사업 분리가 이뤄지면서 연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카카오는 2019년 일본, 싱가포르 등지에 자회사를 만들면서 가상자산 사업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카카오→카카오G(일본·100%)→판제아(싱가포르·100%)→클레이튼(싱가포르·100%, 현 크러스트유니버스)'으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국내에도 그라운드원(현 그라운드엑스)를 만들어 클레이튼 블록체인 개발과 코인 운영을 전담하게 했다.


대기업으로서 코인사업을 지속하는 데 규제 부담을 느꼈던 탓일까. 카카오는 그간 수차례에 거쳐 클레이튼 운영 주체를 바꿔왔다. 2021년 말에는 클레이튼 운영 권한을 국내법인 그라운드엑스에서 해외법인 크러스트유니버스로 이관시켰다.

이 체제도 오래가지 못했다. 1년 반 만인 지난해 상반기 클레이튼 사업 주체는 재단으로 바뀐다. 싱가포르 소재 클레이튼 재단은 카카오와 지분관계가 끊어졌다. 금전적 연결고리도 분리했다. 카카오의 지원 없이 그간 가상자산을 발행하며 획득한 자금으로만 사업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지분 관계가 없어지면서 카카오는 표면적으로 클레이튼을 계열에서 제외시켰다. 올 초 공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서 '당기말 연결회사는 클레이튼 발행자가 아니'라고 명시했다. 카카오 관계자도 "지난해 클레이튼 발행주체가 지분관계가 없는 재단으로 바뀌면서 공시 의무가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행사로서의 의무는 사라졌지만 카카오와 클레이튼은 여전히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재단 인력이 그라운드엑스와 크러스트유니버스 출신들이다. 카카오 경영진에게 가상자산 사업 현황도 보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클레이튼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거버넌스카운슬(GC) 멤버이기도 하다. GC들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면서 보상으로 클레이튼을 수령한다. 이에 카카오 재무제표 무형자산에는 클레이튼이 포함돼 있다. 1분기 무형자산에 분류한 카카오 보유 가상자산 가치는 108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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