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07: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FRS18 도입 전에 영업권 같은 건 다 털어야 할 것 같다더군요."요즘 회계업계와 기업 재무관계자 사이에선 이런 얘기가 돈다고 한다. 최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국제회계기준 1018호, 일명 IFRS18의 기준서를 공개하면서 우려와 걱정이 섞인 말이다. 2027년 전면 도입 예정인 IFRS18은 기존 IFRS15(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를 대체하는 회계기준이다.
가장 주목 받은 부분은 영업이익의 범주다. 투자와 재무범주를 빼고 모두 영업손익으로 간주된다. 그간 영업외손익으로 잡히는 유·무형자산 처분손익과 상각, 손상차손 등이 모두 영업손익으로 잡힌다는 뜻이다.
영업권 등 무형자산 규모가 큰 기업들은 머리가 아파졌다. 영업권은 인수합병(M&A)을 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을 높게 쳐주면 쌓이는 무형자산이다. 기업 인수 후 현금창출력이 부진할 경우 해당 영업권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해 비용으로 덜어낸다. 지금까지는 당기손익에만 영향을 미쳤으나 IFRS18이 도입되면 영업손익에 직격탄이 된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카카오다. 카카오는 작년에 영업이익 4608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부문은 1조8166억원의 순손실이 생겼다. 영업권 등 무형자산 손상차손으로 1조8822억원을 털어낸 탓이다. 잦은 M&A 과정에서 영업권이 5조원 넘게 쌓였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합병 이슈를 치른 셀트리온도 불안한 범위에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흡수합병 과정에서 11조원 넘는 영업권이 인식됐다. 총자산 가운데 67%가 무형자산인 만큼 상각 및 손상이 생길 경우 영업손익 변동성이 커진다.
콘텐트리중앙, 스튜디오드래곤, 티빙 등 영상 콘텐츠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업권 특성상 판권 상각이슈를 안고 있는데 이 부분이 영업이익에 반영되면 영업현금흐름과 EBITDA 등 현금수익 지표가 모두 안 좋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무형자산 손상차손에 대한 기업의 우려가 커지면 M&A를 꺼릴 수도 있다. 무형자산 손상의 영업이익 반영 여부를 결정해야 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부담이 그만큼 커진다. 손상 여부를 놓고 회계법인과 마찰 또한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주회사들에게도 변화가 생긴다. 그간 지주사의 영업이익으로 인정됐던 배당수익, 투자수익(지분법이익) 등이 제외된다. 사업지주사보다 배당수익 의존도가 큰 순수 지주사는 영업이익이 대폭 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FRS18 기준서를 토대로 국내에선 한국형 국제회계기준(K-IFRS) 1118호 초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공청회 등의 의견수렴 과정이 진행된다. 피할 수 없는 IFRS발 후폭풍이 다가오고 있다. 무형자산을 둘러싼 CFO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은 당연한 일. 그들이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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