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C 톺아보기]국순당, 지앤텍벤처 전폭적 신뢰 중심엔 홍충희 대표②모기업 IPO 계기로 25년 인연 지속, 성과로 실력 입증…누적 배당수익 65억
유정화 기자공개 2024-06-07 06:36:17
[편집자주]
CVC는 통상적으로 모기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우선순위로 꼽는 경우가 많다. 국순당의 CVC인 지앤텍벤처투자는 다르다. 전통주 회사인 국순당과의 시너지 창출보다는 될성부른 테크기업에 투자하는 정통 벤처캐피탈의 길을 걷고 있다. 이는 배중호 국순당 회장이 벤처캐피탈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지앤텍벤처투자에 폭넓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전문경영인이자 주주 파트너인 홍충희 대표와 전폭적인 신뢰 관계관계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느리지만 뚝심 있게 한 우물을 파온 지앤텍벤처투자는 올해로 국순당에 인수된 지 12년차를 맞았다. 더벨은 알짜배기 하우스로 꼽히는 지앤텍벤처투자의 성장 히스토리를 살펴보고, AUM 5000억원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0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대주주인 국순당은 홍충희 대표(사진)가 이끄는 지앤텍벤처투자에 전폭적인 믿음을 보내고 있다. 투자와 관리, 회수 전반에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정통 벤처캐피탈(VC)로의 성장을 지원했다. 특히 홍 대표가 경영인, 심사역으로서 보여준 능력이 신뢰의 기반이 됐다.홍 대표는 매년 지앤텍벤처투자를 매년 흑자를 이끌며 차곡차곡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증권업계 출신인 홍 대표는 본인이 강점을 가진 구주 거래 시장에서 트랙레코드를 쌓으며 지앤텍벤처에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했다.

◇상장부터 이어진 인연, 대표이사 발탁

홍 대표와 배중호 국순당 회장과의 인연은 2000년부터 이어진다. 지앤텍벤처에 합류하기 전 홍 대표는 한미은행과 현대증권을 거쳤다. 현대증권(현 KB증권)에선 기업금융부 IPO팀에서 근무했다. LG반도체, 나자인, SJM, 동원창업투자(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상장 흥행을 이끌었다.
국순당도 홍 대표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국순당이 2000년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홍 대표는 배중호 회장과 호흡을 맞췄다. 국순당은 상장 이후 소주와 백세주를 섞어마시는 '오십세주' 마케팅에 성공, 매출이 급성장했다. 2003년에는 사상 최대 매출인 1480억원을 거두기도 했다.
홍 대표는 상장 작업을 마무리하고 지앤텍벤처에 합류했다. 2012년 홍 대표는 지앤텍벤처의 부사장을 맡고 있었고, 국순당이 부사국순당이 비티씨(BTC)정보통신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지앤텍벤처 최대주주로 오르자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이후 홍 대표는 모기업 국순당의 신뢰를 받으며 12년간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다.
최대주주인 국순당과 전문경영인인 홍 대표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출신인 그는 자신의 강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선택에 집중했다. 국순당은 펀드레이징을 위한 출자 확약 부문에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서로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는 지앤텍벤처의 성장으로 나타났다.
오너와 전문 경영인간 이어진 상호 신뢰의 분위기는 내부 인력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가령 지앤텍벤처의 심사역들은 투자처 발굴에서부터 예비투심까지 빠른 투자 판단을 내리기로 유명하다. 심사역간 난상 토론을 하면서도 서로의 역량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팀워크 분위기가 있기에 가능했다.
◇암흑기엔 당기순익 65% 기여, 배당금도 쏠쏠
국순당은 지앤텍벤처투자를 인수할 때만 해도 막걸리 열풍에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2010년 1169억원 이듬해엔 127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000년대 초반 이후 두 번째로 맞은 전성기였다. 현금은 매년 100억원 이상씩 유입됐다. 신사업으로 눈을 돌릴 여력이 충분했다.
국순당의 제2의 전성기는 짧았다. 2015년부터 백세주 등 주력 상품들이 고급 소주나 수입 와인 등에 자리를 내주면서 영업적자 늪에 빠졌다. 2012년 1187억원이던 매출은 2013년부터 1000억원을 하회했고, 영업이익은 57억원에서 14억원으로, 2014년 11억으로 감소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지앤텍벤처투자는 매년 흑자행진을 이어나가며 순항했다. 2012년 이후 2022년을 제외하고 매년 흑자를 냈다. 인수 이후 지앤텍벤처투자의 실적은 2012년 3억원을 시작으로 2013년 37억원, 2014년 15억원, 2015년 18억원 등 꾸준한 실적을 냈다. 특히 2013년엔 국순당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에 64.9%를 책임졌다.

지앤텍벤처의 호실적은 펀드 성과에서 나왔다. 특히 '지앤텍2호벤처투자조합'과 'IBKC-지앤텍 세컨더리투자조합' 등 펀드가 초기 실적을 견인했다. 지앤텍벤처는 본계정과 지앤텍2호벤처투자조합을 통해 15억원을 투자했던 카카오의 경우, 다음과의 합병을 통해 5배 수준인 75억원을 회수하며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수 이후 첫번째로 결성한 'IBKC-지앤텍 세컨더리투자조합' 역시 성과가 우수했다. 2019년 청산한 300억원 규모 이 펀드의 IRR은 35.2%에 달했다. 그간 플랫폼부터 제조, 바이오, 소비재, 콘텐츠 등 전문성이 높은 분야 투자에 집중하며 높은 성과를 거뒀다.
한층 견조한 실적을 내면서 국순당에 매년 배당수익을 건넸다. 2014년 5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매년 5억원에서 15억원까지 지급했다. 지앤텍벤처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2022년 이전까지 누적으로 60억원 이상을 국순당에 건넸다. 국순당은 지앤텍벤처 지분을 96.5%가량 보유하고 있다.
지앤텍벤처투자 한 관계자는 "지앤텍벤처투자는 국순당의 지원을 받아 결성한 펀드들로 꾸준한 투자 성과를 냄으로써 그 실력을 입증했고 이를 통해 확보한 트랙레코드를 통해 현재의 다양한 LP풀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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