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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저축은행은 지금]부·울·경 12곳 중 9곳이 적자, '빅3'도 PF 직격탄①6개 영업구역 중 수익성 '꼴찌'…부동산 대출 부실 여파 IBK·BNK·고려저축 수백억대 손실

유정화 기자공개 2025-04-08 12:43:07

[편집자주]

저축은행은 6개 영업 구역으로 구분돼 대출 비중을 제한받는다. 지역 서민금융 활성화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호저축은행법 도입 취지에 근거한다. 그러나 지방 인구 감소로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며 지방 저축은행의 영업 여건도 나빠졌다. 지역 할당 여신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주요 공약으로 지방 저축은행의 지원책을 제시했다. 지방 영업권역별 저축은행의 영업 환경, 경영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4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거점을 둔 저축은행들의 경영 실적이 6개 영업구역 가운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12개 저축은행 중 9곳이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다. 특히 지역 내 '빅3' 저축은행으로 꼽히는 BNK저축은행, IBK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이 나란히 수백억대 손실을 내면서 경영 여건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 경제 침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부산 경제를 지탱하던 주요 축인 건설업이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부·울·경 주요 저축은행의 부동산 대출에서 연체가 크게 늘었고,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한 상황이다. 이들 저축은행은 올해 건전성 관리 기조를 이어가며 가계대출을 확대해 수익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고려저축, 3년 연속 '손실'…M&A 구조조정 대상 포함

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본점을 둔 12개 저축은행은 16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982억원 손실) 보다 적자 폭이 확대된 모습이다. 부산에 본점을 둔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에서 건성이 악화하면서 충당금 여파로 실적도 나빠졌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6개 영업구역(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라·제주, 대전·세종·충청) 가운데 가장 큰 적자다. 부산·울산·경남 소재 저축은행의 뒤를 이어 인천·경기(-1497억원), 대전·세종·충청(-1177억원), 대구·경북·강원(-53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줄어든 자산도 문제다. 지난해 12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8조4276억원으로, 2022년 9조4672억원으로 최대치를 찍은 뒤 2023년(8조6202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했다. 영업자산 축소는 곧 이자수익 감소로 이어져 수익성을 악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저축은행 흔들리고 있다. 자산 규모 기준 상위 3개사를 꾸준히 지키고 있는 BNK저축은행, IBK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도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IBK저축은행이 478억원 손실로 가장 큰 적자를 냈고, 고려저축은행이 -390억원, BNK저축은행 -132억원의 손익을 냈다.

특히 태광그룹 계열 고려저축은행은 부산·울산·경남 소재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12억원 손실, 2023년 40억원 손실에서 적자 폭은 더 확대된 모습이다. 충당금적립전 손실은 104억원 수준이다. 부실채권을 상각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고려저축은행은 인수합병(M&A) 구조조정 대상 저축은행에 포함됐다. BIS비율이 2023년 12.85%에서 11.03%로 악화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구조조정 저축은행 범위 기준을 기존 BIS비율 9%(자산 1조원 이상의 경우 10%)에서 11%(자산 1조원 이상의 경우 12%)로 확대했다. 지난해 고려저축은행의 자산은 1조5193억원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연체율·NPL비율 악화

경영 상황이 악화한 건 지역 경제 침체 탓이 크다. 저축은행은 현행 법에 따라 수도권 저축은행은 대출 중 50%를, 나머지 권역 저축은행은 40%를 영업구역 내에서만 내줘야 한다. 이렇다 보니 저축은행의 영업은 지역 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된다.

부산 경제를 지탱해하던 주요 축인 건설업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 금리 상승,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부도 신고 건설업체는 전국에 29곳이며, 이중 부산지역 건설사는 6곳이 포함됐다.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영향으로 만성적인 부진에 빠졌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저축은행은 가계대출 확대에 제한이 있다 보니 지역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다. 업종별 기업대출 규모를 보면 부동산업, 건설업, 제조업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12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8.8%에서 10.2%로 악화했다. 자산 1조원 미만 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타격이 더욱 컸다. 에스앤티저축은행의 지난해 연체율은 16.32%로 지역 내 가장 높았다. 이어 조흥저축은행(13.3%), DH저축은행(13.0%), 동원저축은행(12.8%) 등으로 나타났다.


NPL비율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말 12개 저축은행의 NPL비율은 14.6%로 전년(9.8%) 대비 4.8%p 악화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에 본점을 둔 솔브레인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NPL비율은 26.2%를 기록,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상상인저축은행(26.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부산·울산·경남 저축은행은 최근 부동산 시장 한파가 지속되자 가계대출로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수신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 가계대출을 확대해 조달 금리를 낮추겠단 계획이다. 12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규모는 2조5987억원으로 전년(2조2225억원) 대비 3672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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