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딜 주목하는 IB들]'숨겨진' IPO 다음 타자, SEABL '급부상'②FI들과 2026년까지 IPO 약정 체결, LS 박진호 이사 주도로 타임라인 구체화
손현지 기자공개 2024-06-10 13:15:37
[편집자주]
IB관계자들은 LS그룹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기고 있다. 작년 LS머트리얼즈 IPO를 시작으로 여러 계열사들이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관사 선정을 완료한 LS이링크 외에도 SPSX, LS MnM, LS전선 등이 연달아 자본시장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것으로 파악됐다. LS그룹 딜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 RM(Relationship Manager)들의 움직임과 영업 전략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그룹 내 기업공개(IPO) 후보군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IB들이 주목하는 계열사는 어딜까. 바로 미국 최대 전선회사인 슈퍼리어에식스(Superior Essex)의 통신부문 자회사인 SEABL(Superior Essex ABL)다.작년 프리IPO를 받을 때 재무적투자자(FI)들과 맺은 IPO 약정 기한이 가장 임박한 회사이기도 하다. 당초 나스닥을 겨냥해 증시 입성을 고려했지만 최근엔 비용 등을 고려해 유가증권시장을 타진 중이라 IB들의 관심 대상에 올랐다. LS이링크 다음, LS MnM 전에 추진할 IPO로 거론되고 있다.
◇'통신케이블 성장성'에…최하단 자회사만 '핀셋' IPO 고려
구 회장은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4' 행사에서 LS MnM 전에 1~2개의 IPO를 추가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LS MnM은 지난 2022년 JKL파트너스를 대상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오는 2027년까지 상장을 마치기로 한 만큼 그 전의 IPO 후보에 관심이 쏠린다.
IB업계는 LS그룹의 IPO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박진호 LS전략금융부문장(이사)의 행보를 주시해왔다. 최근엔 LS아이앤디의 증손회사인 SEABL이 유력 IPO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박 이사는 최근 이태호 LS CFO와 함께 LS아이앤디의 사내이사로도 발탁됐다.
SEABL은 통신케이블사업을 담당한다. 지배구조는 수직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LS → LS아이앤디 → 사이프러스 인베스트먼트(Cyprus Investments) → SPSX → SEABL 순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사이프러스 인베스트먼트는 LS아이앤디가 미국에 설립한 지주사다.
SEABL의 모회사는 LS슈퍼리어에식스(SPSX)다. 사업은 크게 글로벌 '권선부문'과 '통신케이블부문'(SEABL)으로 분류된다. 지난 2008년 LS전선이 공개매수 방식으로 인수하면서 상장폐지 됐다. LS전선에서 인적분할하며 설립된 LS아이앤디가 투자사 사이프러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PSX는 직접 재상장하기 보다는 성장성이 높은 통신케이블사업 자회사(SEABL)만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핀셋 전략'을 세웠다. 밸류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수익성이 저조한 권선부문(전기차용 모터에 들어가는 마그네틱 와이어)을 제외시키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최근 통신케이블 사업 성장성이 높게 평가된 영향이기도 하다.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5G 자체 특화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 시장에서 노후한 통신케이블 교체수요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LS그룹은 작년부터 SEABL의 나스닥 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해왔다. 나스닥 상장의 경우 여러 이점이 있었다. 우선 본사가 미국 애틀란타에 있기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되면, 미국 내 5G 통신망 구축 과정에서 현지 기업으로 여러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SEABL가 프리IPO때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1조원(7억5000만달러)이 넘는다.
당시 SPSX는 보유하고 있던 SEABL 지분 19.99%를 매각하면서 사모신용펀드운용사(PCF) SKS크레딧에 매각하면서 약 2000억원(1억5000만달러) 가량을 투자받았다.
◇2026년까지 IPO 약정 체결해야, 가장 구체화된 계획
주목할 건 이 과정에서 FI와 맺은 IPO 약정이다. 매각 거래 종결일로부터 3년 이내(2026년 5월)에 SEABL의 IPO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는 SPSX가 보유한 SEABL 지분 전부를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공동매각권(Drag-along Right)을 행사할 수 있다.
위의 약정에 따르면 IPO 기한은 오는 2026년까지 2년 가량 남았다. 최대 두차례 연장 가능하다는 조항에 의거해 최대 2028년 5월까지로도 볼 수 있지만, 양측 상호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
이에 따라 IB업계에서는 SEABL을 유력 IPO후보군으로 주목해왔다. 올해 2월 주관사 선정을 완료한 LS이링크 다음 타순으로 가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물론 약정사항을 반드시 준수한다는 보장은 없다. 앞서 LS 이브이코리아도 지난 2017년 FI와 3년내(2020년 12월)로 IPO를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동반 매도청구권 행사할 수 있는 약정을 맺은 바 있다. LS이브이코리아는 2020년 3월 상장 절차를 진행하다 한 차례 철회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른 계열사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IPO와 관련한 타임라인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LS엠트론이나 LS전선, LS이브이코리아 등 IPO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계열사들의 경우 내부적으로 구체화된 바가 없다. LS이링크의 경우 구자은 회장이 연내(2024년)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국내 IPO시장 회복세, 미국 재무제표 심사 비용도 '부담'
IB들이 SEABL을 주목하는 건 유가증권시장 상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최근 IPO 시장은 금리 상승 기대감과 맞물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일반 청약에서 증거금 25조원을 모으면서 빅딜에 대한 투심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미국 나스닥에 비해 상장 요건도 간단하다. 미국의 경우 재고조사 등 재무제표 기입 기준도 세세할 뿐 더러 이에 대해 투입될 노동도 만만치 않다. 비용적으로도 많은 수고와 노력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 현지 내 5G 이동통신 섹터 주가 추이가 부진한 점도 영향이 크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LS그룹 내부적으로 순번을 신중하게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번에 IPO를 추진할 수 없는 만큼 순차적으로 진행할텐데 SEABL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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