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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톺아보기]'금의환향' 강준규 대표, 지앤텍벤처 '성장통' 극복③투게더앱스 컴백후 펀드 기획·LP 유치 지원…총 602억 3개 펀드 결성 앞장

유정화 기자공개 2024-06-10 08:23:14

[편집자주]

CVC는 통상적으로 모기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우선순위로 꼽는 경우가 많다. 국순당의 CVC인 지앤텍벤처투자는 다르다. 전통주 회사인 국순당과의 시너지 창출보다는 될성부른 테크기업에 투자하는 정통 벤처캐피탈의 길을 걷고 있다. 이는 배중호 국순당 회장이 벤처캐피탈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지앤텍벤처투자에 폭넓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전문경영인이자 주주 파트너인 홍충희 대표와 전폭적인 신뢰 관계관계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느리지만 뚝심 있게 한 우물을 파온 지앤텍벤처투자는 올해로 국순당에 인수된 지 12년차를 맞았다. 더벨은 알짜배기 하우스로 꼽히는 지앤텍벤처투자의 성장 히스토리를 살펴보고, AUM 5000억원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기업 국순당의 신뢰 속 가파르게 성장하던 벤처캐피탈(VC) 지앤텍벤처투자에 성장통이 찾아왔다. 2018년 12월 대형펀드를 결성 이후 약 4년간 펀드레이징이 없었다. 운용자산(AUM)도 역성장했다.

당초 1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결성된 '지앤텍빅점프투자조합'을 원펀드 전략으로 운용하려 했던 지앤텍벤처투자는 2021년까지 투자에 집중하고 이후 펀드레이징에 나설 계획이었다. 공교롭게도 핵심 운용인력 이탈도 발생하면서 펀드 결성이 무산됐다. 신규 펀드 결성이 멈추면서 펀딩, 투자, 회수로 이어지는 VC업의 '선순환 구조' 구축에도 제동이 걸렸다.

인력 이탈에는 올해 지앤텍벤처 공동대표(사진)로 선임된 강준규 대표도 포함된다. 다만 회사와 합의된 일시적 퇴사였다. 2017년 지앤텍벤처에 이사로 합류한 그는 2020년 포트폴리오기업인 투게더앱스(플랫폼 투게더펀딩 운영사) CFO를 맡기 위해 잠시 회사를 떠났다 2022년 상무 직급으로 재입사했다. 그리고 2년만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례를 찾기 힘든 초고속 승진이다.

회사가 강 대표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것은 그가 보여준 헌신과 성과 때문이다. 펀드레이징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지앤텍벤처는 세컨더리펀드를 비롯, 총 600억원 규모의 3개 펀드를 결성하는 데 성공했는데 강 대표는 모든 펀드레이징을 주도했다. 강 대표는 홍충희 대표와 합을 맞춰 지앤텍벤처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심사역 이탈' 위기 속 강준규 대표 등판

국순당의 지원 속에 지앤텍벤처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국순당이 2012년 최대주주로 오른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결성한 펀드만 6개다. 펀드 규모는 2987억원에 달했다. AUM은 100억원에서 3000억원대까지 증가하며 중견 VC로 거듭났다. 특히 2018년 12월 1112억원 규모로 대형펀드 '지앤텍빅점프투자조합'을 결성하면서 업계도 지앤텍의 성장세에 주목했다.

지앤텍빅점프투자조합은 지앤텍벤처가 운용하는 펀드 중 가장 큰 규모다. 그동안 지앤텍벤처가 결성한 펀드의 규모는 300억~500억원 안팎이었다. 1000억원 규모의 펀드는 회사 설립 이래 처음이었다. 이전 결성한 펀드들까지 포함해 지앤텍벤처는 넉넉한 자금으로 바이오·4차산업 등 혁신성장 분야에 활발한 투자 활동을 벌였다.

그러던 지앤텍벤처에 악재가 터졌다. 심사역 이탈이 이어졌다. 지앤텍벤처의 바이오 분야 투자를 책임지던 정인혁 전무가 분자진단검사 기업 아토플렉스 공동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마찬가지로 바이오 분야를 담당하던 여지우 팀장도 회사를 떠났다. 김형석 상무는 알파원인베스트먼트로, 김형균 에이아이피벤처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겼다.

혼란을 추스르느라 신규 펀드레이징도 녹록지 않았다. 지앤텍벤처는 서둘러 인력을 충원했다. 김태헌 전 스틱벤처스 이사 영입이 대표적이다. 김 전무는 ICT서비스, 바이오,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이 높은 심사역이다. 당시 15년간의 벤처캐피탈리스트 경험으로 쌓은 폭 넓은 네트워크도 장점으로 꼽힌다.

주니어 심사역 채용도 서둘렀다. 지앤텍벤처는 김 전무에 이어 금지현, 이규성 팀장을 채용했다. 금 팀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치고 큐피스트, 아모텍을 거쳤다. 이 팀장은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에서 생물분자공학 전공으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CJ제일제당에 입사해 바이오기술연구소, 미래기술연구소에서 일했다.

강준규 대표가 투게더펀딩에서 복귀한 것도 이즈음이다. 2022년 초 강준규 대표는 투게더펀딩 CFO 자리를 내려놓고 회사로 복귀했다. 그는 투자 라운드를 리드했던 투게더펀딩의 이전 CFO가 퇴직을 하면서 긴급히 회계재무 관리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 되자, 직접 합류해 재무를 살폈다. 투게더펀딩의 온투업 등록, 사모펀드(PE) 펀딩까지 마친 뒤 지앤텍벤처로 복귀했다.

강준규 대표는 "당시 맡고 있던 프로젝트펀드가 있었는데, 마침 청산 타이밍이 투게더펀딩의 CFO 퇴직 시기가 겹쳐 홍충희 대표와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회사에 합류했다"며 "지정감사, 온투업 등록, PE 펀딩을 유치하고 약 1년 6개월 만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산업계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통신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통신연구소에서 차세대 통신 부품을 개발했다. 통신연구소 차세대 기술팀에서 첨단 4G 모뎀 기술을 연구했다. 이후 대교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를 거쳐 2017년 지앤텍벤처투자에 합류했다.

◇펀드레이징 성과 인정받으며 '고속 승진'

강 대표는 지앤텍벤처의 가장 시급한 문제였던 펀드레이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섰다. 2022년 9월 결성한 '신한-지앤텍 스마트혁신펀드'(260억원) 펀드레이징에 참여했고, 이후 2023년 하반기 정책금융 출자사업에 집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지앤텍벤처는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2개 분야 운용사(GP)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펀드레이징에도 지원에 나서 지난 3월에만 2개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는 데 성공했다. '지앤텍스마트시티지역혁신펀드'와 '지앤텍명장세컨더리2호투자조합'은 각각 230억원, 335억원 규모다. 37억원 규모 '지앤텍프로젝트투자조합1호' 펀드 결성에도 참여,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다.

지앤텍벤처 한 관계자는 "강 대표는 정책금융 출자사업에서 지앤텍벤처가 GP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직접 고르고, 펀드 전략 설정, LP 유치 등 펀드 결성 전 과정을 주도했다"며 "또 올해 결성한 2개 블라인드펀드에는 핵심 운용인력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기업인 국순당은 지앤텍벤처가 결성하는 신규 펀드에도 자금을 보탰다. 지앤텍명장세컨더리2호투자조합에는 30억원, 지앤텍스마트시티 지역혁신 펀드에는 20억원을 출자했다. 이들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는 홍충희 지앤텍벤처 대표와 김태헌 전무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강준규 대표는 올해 3월 대표자리에 올랐다. 산업계와 VC업계를 수차례 오가며 경력을 쌓아온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펀드레이징 역량을 모기업인 국순당으로부터 인정받았다. 2011년 VC업계에 몸 담은지 13년 만에 지앤텍벤처 대표이사 사장으로 고속 승진을 이뤄냈다.

1977년생인 강 대표는 1968년생인 홍충희 대표와 합을 맞춰 지앤텍벤처의 AUM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3월 지앤텍벤처의 AUM은 3400억원을 넘어섰다.

지앤텍벤처 한 관계자는 "펀드레이징이 좋지 않은 환경인데도 불구하고 올해 3월 2개의 블라인드 투자조합을 결성하면서 약 600억원 규모의 AUM을 증가시키는 등 저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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